두분 다 좋은 대학 나오시고
정치.사회 전반에 고루 관심있는 분들입니다.
그런데... 경제관념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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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대기업 부장까지 하고 퇴직하셨고
건설업계라 다른 대기업보다 연봉이 20%가까이 높았다고 본인도 말씀하셨습니다.
현재는 농장을 하고 있으셔서 연수입이 2천만원 남짓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머니는 본인이 하고 싶다 하신 가게가 있어
지금까지도 경영하고 있어
가게에 매달려 있는 건 아니지만 제가 볼 때 순수익이 한달에 150은 될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정말 단 한번도 저축을 해본 적이 없어요.
정기예금이나 적금.. 없습니다.
그냥 입출금통장에서 들고 나고 하는.
그래서 재산이 없습니다.
좋은 집에서 살고 있긴 하지만 엄마아빠가 돈 모아 마련한 집이 아닙니다.
저는 대학 졸업하고 일한지 3년째고(정확히는 2년 4개월)
개인적인 지출과 부모님과 같이 살아 나가는 지출이 많은 편임에도
5천만원 정기예금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제가 볼 때 정말 이해가 가질 않아요.
위로 언니가 있는데
언니나 저나 초등학교 이후로 학원 한번 다니지 않았고
(물론 과외도 하지 않았습니다)
둘다 계속 장학생이라 학비역시 들지 않았습니다.
언니는 대학교 때 집에서 월세나 생활비로 백만원씩 지원받았지만
저는 제가 과외알바해서 다녔고 평생 용돈을 받은 적이 두세번 되나..
(친척들이 명절 때 용돈을 많이 주는 편이라 그거 저금했다가 용돈으로 썼습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제일 많이 드는 교육비가 저희 집은 굉장히 적었다는 얘기예요.
아빠. 언니.저 집에서는 주말 말고는 밥을 안먹었으니 식비도 알만하죠.
게다가 가족 누구앞으로도 보험하나 들지 않아서
제가 대학교 때 수술비로 크게 돈이 들었는데 (1200만원)
제가 알바로 모아둔 돈으로 다 냈습니다.
가족끼리 해외여행 단 한번도 간적이 없습니다.
두분 다 사치부리지 않으시고 아빠는 자린고비에 가까우십니다.
그런데.. 어떻게 저금을 안하셨을까요.
지금 저는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고 사이는 다른 또래 누구보다 좋습니다.
그런데 두분 너무 부담이 됩니다.
한달에 40가까이 나오는 관리비 포함 가스비.우유값.등록세.환경부담금..
모두 제가 내고 있고 심지어 쌀.과일..도 제가 주문해서 택배로 받습니다.
부모님과 같이 살면 한달에 30은 드려야 하지 않나.. 여기서 처음 들은 말인데
( 솔직히 부모님과 같이 살면서 돈을 모아야 하는 게 아닌가 제 생각입니다 )
저는 아빠 기름값 20만원 드리는 것 포함 100만원 드네요.
얼마전에는 이사 하느라 가구를 몇가지 바꿨는데
자연스레 제가 내게 됐어요. 6백만원 남짓..
대학교 다닐때 과외를 하다보니 수입도 크고 지출도 커서
부모님 용돈드리는 거나 옷.신발.가방. 화장품. 하다못해 외식을 해도
스무살 제가 낸걸 이제사 새삼스러울 것도 없긴합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속이 터져요.
도대체.. 저금 안하고 뭐한걸까..
이번달 지출내역보니
엄마 신발 (발이 커서 예쁜거 찾기 힘들다고 맨날 걱정하셔서
제가 백화점 나가는 길에 괜찮고 사이즈 있음 사드립니다 ) 20만원
부엌 냄비. 그릇 ( 제가 시집갈 때 가져가려고 모으는데 자꾸 엄마 부엌이
모자라 보여 하나씩 풀게 되네요) 15만원
천혜향 2박스. 5만원
현미쌀. 현미찹쌀 10kg씩 7만원
매주 아이스크림 (아빠가 좋아하세요)
엄마 크리스피 도넛. 12천원
부모님이랑 같이 영화보고 밥 먹은 거 5만원
엄마랑 목욕갔다 때민거 5만원
두분 남해 여행가신다 하여 30만원 용돈 .
관리비.등 세금 52만원
아빠 기름값 20만원
...........................진짜 헉 소리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