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초1 담임이었고, 올해는 4학년 담임입니다.
초1교실에서도 매일 폭력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선생님이 고개만 돌려도 주먹을 휘두르곤 했답니다.
주로 2~3명의 고정멤버;;가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폭력을 좋아합니다.
때리는데서 쾌감을 느끼고, 교사가 말리고 부모가 말리고 혼내고 또 혼대고 달래고 또 달래도 1년 내내 바뀌질 않습니다.
1교시 쉬는 시간에 눈물을 흘리면서 반성을 하더라도 2교시 쉬는 시간에 5명 정도를 또 때립니다.
악순환의 무한반복이죠.
때릴 꺼리만 보이면 달려가 때립니다.
은근히 물어보니....때리는 게 너무 재미있대요.
어떤 짜릿한 쾌감을 느끼나 봅니다.
부모를 만나보면 당연히.. 알콜을 너무 많이 드시거나, 밤에는 술에 취해 욕도 하시고(아이가 다 듣나봅니다.), 폭력에 대해 상황설명을 해도 잘 이해를 못하십니다. 인정도 물론 안하시지요.
제가 교사생활을 16년째 하고 있지만, 부모들이 교사에게 대응하는 고정적인 메뉴얼이 있습니다.
'원래 무척 마음이 여리고 착한 아이인데, 학교만 가면 이상하다.'
'선생님과 잘 맞지 않아서 우리 아이가 그럴 수 있다.(이 부분은 굉장히 억울하지요... 아이들과 쎄쎄쎄;;도 하고 점심시간에 1시간씩 놀아주고, 폭력아동과도 항상 웃고 놀아줍니다. 아이도 좋아하구요.)'
'집에서 형제들 때문에 스트레스가 있다.'
'나도 알지만 정도가 심한 것이 아니니 아이를 칭찬만 해주면 다 해결된다. 혼내면 비뚤어지는 아이이니, 칭찬을 해줘라.' 등....
작년의 경우... 연필을 날카롭게 부러뜨려 친구를 공격하는 남자아이가 있었습니다.
공부시간에 여자아이의 눈을 찌르려 했던 모양인데, 빗겨나가서 눈 밑을 3센티 정도 그었더군요.
다행히.. 패이지는 않아서 회색 줄만 벌겋게...
며칠 후 팔도 20센티가량 그어놨더군요.
부모에게 연락했지만 오히려 저만 고통받았습니다.
'아이를 자꾸 몰아세운다. 선생님떄문에 스트레스 받는 모양이다.' 등등....
가해자 부모들의 경우 대부분 '담임교사, 학교친구, 형제' 탓으로 돌립니다.
가해학생의 경우도 똑같습니다.
자기는 잘못한 것이 없고 무조건 피해학생이 잘못한 것으로 몰아세웁니다.
'먼저 약올려서 때렸다. 집에 갈 때 기분나쁘게 쳐다봤다. 화장실에서 피해학생이 일부러 부딪쳤다.' 등...
주로 거짓말이 대부분이지요.
전화통화를 해보면 분명 학부모에게 문제가 있는 것을 간파하게 된답니다.
올해는 더 황당한 경우를 당했는데 들려드릴께요.
수업시간에 앉지도 않고 책상위에서 그네를 타거나 뒷문에 매달려 있는 체구가 다소 왜소한 학생이 있습니다.
주의집중은 물론 제로이고, 수업시간에 만화책, 장난감 닥치는대로 딴짓을 합니다.
올해는 아이들 구성이 너무 좋아서 그 아이가 조금 독특;;해 보이기 마련이었지요.
게다가 우리반에 지체장애 1급 학생이 있는데, 그 아이 곁에 붙어서 계속 괴롭힙니다.
때리기도 자주 하고, 협박, 이상한 짓 시키기, 놀리기, 귀에 대고 비명지르기....
교사이긴 하지만,,,가끔은 너무 사람같아 보이지 않아보이더군요.
일말의 동정심이나 교감도 없고, 괴롭히는 것을 정말 즐기고 그것에 몰두하는...
그 학부모와 통화를 해보니 말이 안통하더라구요.
" 아이가 너무너무 여리고 마음이 예쁘다. 칭찬만 해줘라. 아이가 학교갔다오면 풀이 죽어있다. 선생님 때문이다. 별 것 아닌 것으로 아이를 몰아세운다. 사과 한 아이에게 왜 사건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냐 등등..."
힘들었습니다.
피와 살이 빠지는 것처럼 정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가르치고 목이 다 닳는 기분이 들 정도로 열정을 다해 수업하고, 폭력은 수시로 관찰하느라 쉬는시간도 제대로 쉬지도 못합니다.
아이들 기분 상할까 항상 노심초사 비위맞춰주고, 나이에 맞는 개그도 해주고...
그런 통화자체가 너무나 고통입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과의 대화....
대화가 아니라 오히려 일방적인 비난과 비판 "교사가 오픈마인드가 없어 아이가 기죽어한다. 교사가 잘못해서 맘여린 우리 애가 상처받았다."
선생님은 상처를 안받는 줄 아나봅니다.
몇 대를 때렸는지 가해학생에게 묻는 것조차 가해학생 부모는 '아이에게 상처를 준다'고 비난합니다.
부모의 자기방어겠지요.
선생님을 몰아세워야 자기아이가 나쁜 아이가 아닌게 되는 거지요.
최선을 다했는데 비난받는 일은 정말 큰 고통입니다.
교사를 비난하시기 전에 먼저.... 아이를 제대로 본다면....
그렇지만 사랑하는 내 아이이기에, 나쁜 점도 나쁘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
자식이 살인을 저질러도 부모는 감싼다 했던가요.
그것이 당연히 부모의 마음이지요...
그러나....
남에게 상처를 주면서 내 아이를 보호하는 것은 부모로서의 사랑이 아니라 죄악입니다.
교사에게 생채기를 내면서 내 아이를 보호하겠다는 것 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