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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그녀 생각에 가슴이 몰랑해졌어요. 홍시처럼. 연애 조언 좀 주세요.

밀빵 조회수 : 2,346
작성일 : 2013-04-04 15:04:52
 괴로워요. 괴로워. 이 봄날, 연애 때문에... 그녀 생각에 몰랑몰랑해져 이제 푹 익은 홍시마냥 퍼진 제 마음 때문에, 현실과 정반대로 꿈에서 저를 보고 생글생글 웃는 그녀 때문에, 현실과 꿈의 괴리 때문에 괴롭습니다. 이건 뭐 아버지 생신잔치에 친척들한테 내놓을 잡채 섞다가 바닥에 엎어버린 것보다 더 절망적이네요.

 아... 정말................. 그동안 '특별한 손님초대에 메뉴 정하기'보다 500배는 더 고민고민 하다 이렇게 82쿡님들에게, 누님들에게 진심으로 조언을 구합니다.

 우선 저를 소개하자면 32세 총각이며, 요리를 좋아해 82쿡을 알게되었고, 요식업에서 일하다 '이거 계속 하다간 평생 식당일만하고 결혼해서 여유있게 가족이랑 살지 못하겠다.'란 생각에 급하게 진로를 틀어 3년간 수험생 생활하다 지금은 나름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덕분에 그 힘들던 요리도 이제 취미로 즐기고요.
 180cm 키에 73kg. 깔끔하게 옷 입으러 노력하고, 요리와 몇가지 운동에 취미가 있어요. 여러가지로 무난하려고 노력하고 동호회나, 소개팅에서 어느정도 호감 받는다고 생각해요. 특히 많이 활동하던 동호회에서 인기도 좋아 나름 인기를 즐기며 잘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문제는! 그녀가 제 후임으로 들어와버렸습니다. 이건 뭐... 으휴... 차라리 안 왔다면 전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을텐데... 그녀를 보는 순간 '아.. 나 이 여자랑 결혼하겠다.'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나 그건 순전히 '아 난 나중에 결혼하고 주방에 대리석 식탁 놓을거야. 현실은 빌라 전세도 힘들지만~'같은 상상처럼 근거 없는 제 생각일 뿐 현실적으로 아무 변화 없이 전 그녀 때문에 삶의 의욕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맛있게 파스타를 볶아도 그녀없인 의미없다란 생각이 들고, 좋아하던 취미도 그녀 없인 맥 빠지고... 이건 뭐 지난 겨울 한 가득 담궈놓았던 유자차에 곰팡이가 죄다 생긴것보다 더 괴롭습니다.

 그러니까 뭐가 문제냐면요.

 그녀가 안넘어와요. 아니, 안넘어오는건 둘째치고 '제가 지금까지 동호회나 소개팅에서 마음에 드는 여자한테 대시를 위한 대화를 하면 반응이 와야하는데 그녀는 아무런 반응이 없어요.' 최소한 아무 연애 감정 없는 사람끼리도 카톡을 하면 주르륵 이어지잖아요. 그녀가 대화의 꼬리를 자꾸 잘라냅니다. 방어적이에요!

 이쯤 되면 그녀가 절 김치반찬에 나온 개구리 마냥 절 싫어하는게 아니냐 생각할수 있겠는데, 그건 또 아니에요. 그냥 얘기하고, 회사에서 놀러가서 사진찍을때 그녀가 제 옆에 와서 사진도 찍고요. 전엔 저를 몰래 폰카로 찍더라고요. 은근 기분 좋았음. 헤헤.

 그녀가 너무 얌전해요. 일 할땐 동료들이랑 잘어울리고 농담도 하고 업무적으로 알려줘도 잘 배우고, 도와주는데 사적으로 친해지기가 잘 안되네요.
 저 역시 사교성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그럴수도 있어요. 제가 하는 행동을 봐도 지금 회사사람들의 눈이 부담스러워 업무적인 얘기만 하고 다른 얘기를 못하고 있네요. 현재는 라면 끓이기 만큼 쉬운 '착한 오빠 모드'입니다... 친한 오빠도 아니고 착한 오빠. ㅜㅜ
 그런데 그녀 주변에 오징어 몸통에 있는 쌀톨만한 기생충보다 더 짜증나는 대시남들이 몇 있는데 그들도 같은 처지에요. 이건 오히려 반가운 소식이네요. 저만 그런게 아니니까. 오히려 저야 그녀 직속 선임이라 제가 기회나 조건이 더 좋은데... 잉잉~

 아... 이 좋은 봄에 이런 고민들을 쓰다니 갑자기 흰셔츠 입고 짬뽕 먹다 옷에 국물 튄 기분입니다. ㅠㅠ

 어쨌든!! 얼마전 알았는데 그녀가 아버지가 안계시더라고요. 어떤 사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생각해보니 그 몇 달간 얘기를 해보았을때 '자기 얘기를 거의 안했어요'... 소개팅을 해도 이런저런 얘기하다보면 가족 얘기, 남매나 자매얘기 나오는데, 그녀는 사적인 얘기를 해도 아버지 얘기는 한마디도 안했고 가족, 친구 얘기를 거의 안하더라고요. 어떤 일로 마음의 상처가 깊은것 같습니다. 저 또한 제 마음에 컴플렉스가 있긴 있는데 그건 친한 친구들 아니면 얘기를 잘 안꺼내니까요. 대화가 방어적인듯. 카톡도 그러고요.

 그런데 그녀는 주변 사람들을 참 잘챙겨요. 업무적으로도 그렇고 업무외적으로도 주변 사람들을 잘 챙겨서 상사들도 좋아하죠. 그리고 마음이 착합니다. 이것 때문에 '이번 4월에 제대로, 후회없이, 할 수 있는 만큼 대시해야겠다.'라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게 젤 앞에 말해야했을지 모르겠지만 예쁩니다. 나이는 27살. 긴생머리는 산토리니에서 자전거 타던 손예진 저리가라고요, 예쁜 입술과 미소를 보면 제 심장에 태국고추 한 움쿰을 집어넣은듯 두근 거립니다. 초봄에 확 풍기는 봄나물 향기보다 더 기분좋은 그녀에요. 키는 좀 작지만 넘 예쁘네요.

 사실 제가 조심성이 많긴합니다. 전 친해지며 사귀는 스타일이라 지금까지 살면서 적극적으로 대시해 사귄적이 없어요. 24살때 10번 찍어 안넘어간다란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대시했는데 그녀에겐 불쾌함을 주고, 저는 반성과 창피함을 받은 경험이 있어 조심성 있게 전자를 고수하는데...

 아... 저 이번 4월에 정말 그녀에게 제 마음을 전해주고 싶어요. 어떤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무턱대로 데이트 하기엔 분위기상 바로 거절될것 같아요. 일반적인 경우 그동안 간간히 얘기 나누면서 '아~ 지금 따로 데이트 하자고 하면 승낙하겠다.'같은 촉이 전혀 안생겨요. 이런 제 방법이 안 통해 고민하고 글도 쓰는거고요...
 우선 좀 더 호감적인걸 어필해야할텐데... 어휴... 유통기한 임박한 음식들이 냉장고에 잔뜩 쌓인듯 하루종일 조급함이 생기네요. ㅜㅜ

 대놓고 '나 당신에게 호감있어요. 휴일날 따로 만날까요?'이러기엔 어색할것 같고. 아... 이건 뭐 그녀 마음 알기가, 타이밍 맞추기가 부활절칠면조 요리 한답시고 구글에서 찾은 영어레서피로 해석하며 요리하는 것보다 더 어렵네요.

 보는 눈 많은 사내에서 연애하신 분들 조언 좀 주세요.
 사내에서 어떤 남자가 매력적인지 조언 좀 주세요.
 대화가 수동적인 여성에겐 어떻게 친해져야 하는지 조언 좀 주세요.
 아버지가 안계셔 가족얘기에 조심스런 분에게 어떻게 친해져야 하는지 조언 좀 주세요.
 그녀 앞에선 긴장해 업무적인 얘기나 하고 농담한번 제대로 못하는 제게 조언 좀 주세요.
 그녀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방법 좀 조언 주세요.

 헉헉... 머릿속엔 이미 퇴근할때 어떻게 그녀와 퇴근할까 시나리오 구상 중... ㅠㅠ

IP : 27.35.xxx.49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4.4 3:13 PM (59.15.xxx.61)

    글을 읽는데...몰두할 수 없게 쓰시네요.
    비유도 생뚱맞고...
    다 읽었지만 맘에 들어오는 게 없어서...

  • 2. 행복한요즘
    '13.4.4 3:22 PM (180.229.xxx.142)

    재밌네요~^^ 원래 연애가 옆에서 구경하는사람은 잼있죠~^^ 그나저나 애인이 없는건 확실하죠? 왠지 느낌이~^^ 확실하다면 절대 무거운분위기 노! 대화가 수동적인 분에게 대화의 포인트는 가볍게~ 농담 마니 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어 그영화 잼나다던데 토요날 같이 보러갈래? 라든지... 이번에 맛집 레시피 알아보러가는데 같이 가자 라든지.... 상대방이 거절해도 서로 민망하지 않게요~ 그래? 그럼 누구랑 같이 가야겠네~ 뭐 이렇게요~^^ 어쨋든 님 화이팅~^^ 참 가족얘기는 사귀거 된대도 절대 먼저 하지 마시구여~

  • 3. ㅇㅇㅇㅇㅇㅇㅇ
    '13.4.4 3:32 PM (211.199.xxx.14)

    연애 이야기 재미나서 줄곧 웃음이 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줘서 그녀의 마음을 사란는 제시는 하지못해 미안해요.한 가지 틀림없는 사실은 너무 급하게 서둘지말고 성실하고 진실한 모습 보이라는 것이요.
    연애는 하도 오래전 이야기라 잘 몰르겠어요.

  • 4. ㅇㅇ
    '13.4.4 3:36 PM (222.100.xxx.51)

    글 재밌게 쓰시네요ㅎㅎ
    그 여자분 성향을 몰라서 뭐 도움되는 조언은 못 드리겠어요 죄송.

  • 5. 글쎄요.
    '13.4.4 3:48 PM (39.118.xxx.142)

    정보가 넘 없어요..
    근데 전에 제가 회사다닐때 비슷한 경험있는데..저는 호감이 전혀 없는건 아니었지만 사내커플이 부담스러워서 모른척했어요.말이 많은 곳이어서..

    혹시 그런맘일수도 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 6. ㅇㅇ
    '13.4.4 4:21 PM (175.212.xxx.159)

    원글님 본인이 조심스러운 편이라고 했지만 여자분은 더 조심스러운 타입인 것 같아요.
    천천히 두루두루 알아가면서 조금씩 마음을 여는?
    별로 친하지도 않은데 너무 들이댄다 싶으면 선을 긋고요.

    4월내에 끝장을 봐야겠다! 이런 생각하지말고 마음을 느긋하게 가지세요.
    그냥 좋은 상사로서... 세상에, 상사와 후임이라니 이만큼 좋은 기회가 어딨습니까.
    가르쳐주고 챙겨주고... 그러면서 서서히 그녀에 대해서도 알아가고 님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자기 생각엔 그리 안 친한데 너무 자신에 대해 알린다든지 캐내려고 하면 경계부터 하기 쉬우니까 그러지 말고요. 은근은근하게...

    여자분이 애인이 없을 거란 가정하에 말씀드리는 거고요.
    서두르지만 않으면 충분히 승산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물론 마음이 앞서니까 느긋하게 마음 먹는 게 쉽지 않겠지만 그냥 그 감정을 즐겨보도록 해요.

    에잇 남연애사에 조언이나 하고 있다니... 서글프네 ㅋㅋㅋ 암튼 화이팅입니다

  • 7. ...
    '13.4.4 9:45 PM (114.206.xxx.25)

    그러지 마시고 이번 주말에 뭐하냐고 물어보세요.
    데이트 신청하세욧! 뭘 그렇게 망설이시나요.
    바쁘다면 할 수 없는거구요, 아무리 직장 내 직속후임이라도 청춘남녀가 그런 말도 못하나요?
    그담에 무관심으로 작전을 바꿔보세요. 어차피 하루아침에 결판 낼 일도 아닌것 같으니까요.
    그녀도 아무 벌써 눈치 챘을것 같아요. 아무리 착한 오빠 모드라지만 지금 님의 상태를 보니 눈치 채고도 남았겠구만요.

  • 8. 잘쓴 글..?
    '13.4.4 9:46 PM (211.234.xxx.140) - 삭제된댓글

    휴...
    글만 읽어도 어수선하고 정신 없는데요...ㅡㅡ;;;;
    여자분이 조용하신 성격이라면 적응하기 힘들듯..

  • 9. 블레이크
    '13.4.4 10:21 PM (124.54.xxx.27)

    재밌네요 ㅋㅋ
    사람 마음을 녹이는건 유머와 매너. 배려심 성실함
    이런거 아닐까요?
    잘 하고 계시는듯 한데 지금 쓰신 것 같은 유머가 더 필요해요
    들이대면 절대 안되고요
    뚫어질듯 쳐다보기, 은근히 마음 표현하기
    웃어주기 이런거 좋아요
    유머! 매너! 필히 보여주세요
    센스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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