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영상이고, 매우 아릅답습니다. 각본도 정말 치밀해서
만점 받은 이유를 알겠더군요. 다만, 저는 배우 얼굴이 잘 구분이 안 가서..^^;;
사전 지식 있는 저는, 이 비극을 통해 하고자 하는 말을 생각하며 봤기 때문에 이해가 잘 됐습니다.
제주도 사투리 때문에 자막이 나와요..지슬은 감자, 도새기는 돼지..ㅎ
민간인 학살, 정말..사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 여자가 폭도냐? 폭도가 정말 있든 없든, 이게 폭도 때문이냐? 명령 때문이지..
이승만은 그 정도로 끝나면 안 될 인간이었는데..식민 치하에서도 살아남은 사람들을..
지금도 계속 죄 짓고 있는 미국..우리는 거기 껴서 베트남까지 따라 가 무슨 짓을 했나요..
다시 돌아온 4월 3일..화해와 용서를 씨부리는 것들..
그리고 무엇보다..
빨갱이라는 단어 자체를 입에 올리는 것들, 다 죽여버리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저는 전쟁 영화 같은 거, 분쟁 다룬 거 잘 못 봐요..알거든요..
90년대 중반부터 소년병 문제나 대인지뢰 문제..베트남전 다룬 것들, 아프리카 내전, 이슬람 쪽 문제..
국내 민간인 학살..실미도나 태극기 휘날리며, 심지어 그..강혜정 나오고 팝콘 터지는..그 영화도 못 봤어요.
흥행 잘 되고, 나 아니어도 많이들 봐주니까..그런 걸, 이야기 만드느라 극적으로 각색하는 것도 좀 불편했고..
원빈과 장동건의 형제애, 이런 게 감동적인 거겠지만..작위적인 상업성 때문에, 너무 매끈한 게 저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볼 수는 없었답니다..그래도 흥행에 성공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생각할 계기를 줘서
감사했어요. 그리고 남영동 1985..
예, 정말..똑바로 못 봤습니다..감독님 말 마따나, 대선에 많은 영향을 줬으면 좋겠다고..
그 바람이..여러모로..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서 살아남은 프리모 레비는, 그 진실을 외면하려는 사람들에게 지쳐 스스로 목숨을 끊지요.
그럴리가 없다, 정말이냐..? 세상에..자기 눈 앞에서 지옥의 경험을 털어놓는 생존자에게..
일본 우익들도 자기들 과거를 인정 안 하고 있죠..그런 정치인들이 또 대중적 지지를 받고 있고요..
그래서, 쓰레기들은 서로 통하는 걸까요? 다 같이 모아 소각시켜야 하는데..
톰 크루즈의 영화와 이병헌 나오는 영화가 개봉되니, 그 전에 빨리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독립영화니까..
정말..눈 감고 있다 나오셔도, 돈 주고 들어가세요..이건 우리 스스로가
쓰레기가 아니라고 증거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제주도에 다시 가게 되면..그 찬란한 풍경들을 앞두고, 통곡하게 될 것 같은 기분이에요..
제주만의 특수성도 새삼스러웠습니다. 해방 이후의 갈등에도 제주라는 공간, 섬이라는 폐쇄적인 환경,
아주 오랫동안 고난받고 고립됐던 공동체..일본과 영국 같은 섬나라의 특성까지 두루두루 곱씹게 되더군요.
저는, 한번 더 볼 생각입니다. 이번에는, 배우 얼굴 구분할 수 있을지 시험해보게요.
꼭 보세요..관심 낮은 사람들, 영화비 내주고 데려가세요..이건 각성한 시민, 그 이상의
사람의 도리라는 생각이 들어요..대놓고 고문 영화였던 남영동 1985 못 보셨던 분들, 의무로 보세요.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