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사십대 초반인데, 어릴때 시골에서 살았어요.
근데 저 한 열살 정도까지 저런 풍경이 흔했어요.
솔직히 아궁이에 솥단지까지는 기억 안나지만, 집에 펌프질해서 쓰는 물이랑, 우물이 있었고,
아침엔 수돗가 꽝꽝얼어서 엄마가 물 한솥단지 끓여서 한명에 한바가지씩 배당해 주듯 주셔서 찬물타서 세수하고,
그리고 연탄불에 어찌 그 많은 애들 도시락 다 싸주셨는지는 아직도 미스테리 ㅎㅎ
초등학교 들어갈 무렵 곤로가 있었던거 같아요. 텔레비젼은 열었다 닫았다 하는 다리 달린 흑백 텔레비젼에,
안 나오면 감나무 옆에 있는 커다란 안테나를 흔들어 대곤 했구요.
냉장고는 초등학교 4학년때 처음 샀고, 가스렌지는 중학교 올라갈때 장만했고...
고등학교 졸업하고는 내 생활이 바빠 집안일 신경쓸새 없었는데,
어느새 아파트에 살고 있고, 차도 타고 있고...막 빠르게 변해버렸어요.
그러고 보니 한국 근대사가 고스란히 ^^
지금은 한국에 살고 있지 않지만, 지금 생각해도 한국은 짧은 시간동안 참 빨리도 변했어요.
ㅎㅎ 어릴때 미국 살던 삼촌이 커피랑 치즈를 갖다 줬었는데,
ㅋㅋ 첨에 정말 약사발에 커피를 타서 마셨던적도 있어요. 치즈는 좀체로 친해질수 없는 맛이었구요.
초콜릿은 최고였고..무슨 동그란 술통같은곳에 들었던 작은 선물용 초콜릿. 그리고 천상의 맛 코코아
시계는 우리땐 카시오가 최고였는데, 지금은 차지도 않지만 브랜드가 너무 많아 헤아리기도 힘들고..
놀이는 못치기, 딱지치기, 오징어, 스파이,목마,공기,고무줄 등등...
변변한 놀이기구 없이 에너지를 소비하는데 모자람이 없었고.
손등 다 터져가면 놀던 겨울의 눈싸움 소꿉놀이..
그리고 터진 손등에 최고였던 동동 구리모 ㅎㅎㅎ 냄새가 엄청 구리긴 했지만.
그러고 보니 우리 어릴땐, 놀이기구 오락기 보단 동네에 놀 친구가 없는게 가장 외로웠던거 같아요.
친구가 최고의 보물이었죠. 저 놀이들은 혼자 하면 진짜 재미 없잖아요.
요즘 자식넘들 컴터랑 오락기만으로도 혼자 잘 노는걸 보면...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땐 싸워도 심심해서 견딜수 없어서 ..쭈삣거리며 찾아가 놀고 그랬는데..
그냥 오랜만에 감회에 젖어 주절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