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보니 길어졌어요... 양해부탁드리고 조언부탁드립니다.
1년 정도 아이가 생기지 않아 얼마 전부터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운 좋게도 아이가 생겼어요. 남편도 기뻐하는데 아직은 좀 조심스럽기도 하고...
무작정 기뻐해야할 일인데 왜이리 마음이 무거운지요.
13년차, 나름대로 회사에서 인정받고 있고 연봉도 그 스트레스만큼 받고 있습니다.
어느 직장이나 스트레스가 없을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다니고 있구요.
남편과 시댁 어른들은 뭐라 말할 수 없을 만큼 좋습니다.
대학졸업 후 집을 떠나와 제 인생이 한번 폈고,
결혼 이후 제 인생이 더더욱 피었다고 항상 감사히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아마 아이가 생기지 않더라도 전혀 아무런 부담없이 지냈을지도 모르겠어요^^.
제 고민은,
아이를 낳기전부터 무조건 친정엄마가 봐주겠다고 낳기만 하라고 하셨지만 제 속마음은 전혀 반갑지가 않습니다.
속모르는 누가 들으면 배부른 소리한다고 하겠죠.
제 부모로부터 모든 사람들이 제가 어릴때부터 엄청나게 사랑받고 자란줄 알지만
그게 크고보니 정서적으로 엄청난 학대를 받고 자란거였어요.
예쁜 옷 입혀 키운 것에 아직도 자부심을 가지고 계시구요.
제 엄마도 본인옷에 엄청 집착합니다. 엄마 혼자 방 한개 채울 정도 됩니다.
본인도 그런 낭비벽 인정하구요...(아..진짜 부끄럽네요.)
제게 예쁜 옷 입혀 키운 건 아마도 본인의 만족을 위해서 였지싶어요.
사이가 좋지 않은 부모, 경제적 스트레스, 그 모든 화를 제게 풀었던거라는걸 나중에 알게되었어요.
항상 신경질적이고 폭력적인 부모에게
중고등학교 다닐때까지 맞기도 많이 맞고 자랐네요. 다음날 학교가기가 힘들정도로 말이죠.
모든걸 이겨내려 이를 악물고 버티며 공부하며 10대를 보냈습니다.
그래서였는지 대학을 졸업하기 무섭게 저는 타지로 와서 직장생활을 했고
열심히 노력하고 산 결과 직장도 잘 다니면서 자리도 잘 잡았습니다.
부모와 떨어져서 외롭지않냐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타지생활이 너무 좋구요.
혼자 직장생활하며 심적으로 스스로 치유도 많이 되었고 많은 것들을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네요.
결혼하면서도 돈때문에 갈등을 빚었어요.
10년넘게 객지에서 직장생활하며 제가 모은 돈 안주고 간다고 죽을것처럼 싸웠네요.
제가 모은 돈의 실체는 다 모르셨겠지만 지방에선 왠만한 집한채 값입니다.
알았다면 아마 천하의 몹쓸 딸이 되었겠지요.
친정아버지 아직 경제력있으시구요. 철마다 남들 하는거 다 하고 사십니다.
저역시 고분고분한 스타일 아니구요.
결혼 전에 집에, 엄마한테 할만큼했다고 생각했는데 온데간데없더군요.
남들은 전부 세상에 없는 딸이라고들 칭찬하고 또 그걸 엄마도 동조하면서 실상은 이래요...
사실 이때부터 지금까지 정신과상담을 받아볼까 생각중인데 막상 그러자니 마음이 혼란스럽네요.
도저히 그런 제 엄마한테 아이를 맡기는건 상상만으로도 끔찍하지 싶어요.
아무도 이런 정도의 상황은 아마 생각치 못할거에요.
제 부모는 제게 그렇게 했다는거 제대로 기억이나 할려나요...
물론 지금은 표면적으로는 그냥 저냥 지내고 있지만 제 진심은 그게 아닌것 같아요.
항상 모든것에 돈돈돈...
제가 아이가지길 원하신 제 엄마는 애봐주면 돈받을거 아마 먼저 생각하고 계실거에요.
물론 저역시 봐주게 되시면 넉넉히 드려야겠다 생각했지만 지금은 돈이 이미 문제가 아니에요.
감정적으로도 굉장히 힘드네요.
게다가 엄청 놀러다니고 모여서 노는거 좋아해서 하루도 집에 사람들이 방문하지 않는 적이 없어요.
한번 오면 밤12시는 기본이구요.
심지어는 저 고3때도 수능치는 날까지 항상 그랬다는...그래서 엄청 화도 내고 예민하고 그랬네요.
못맡긴다고 하면 울고 불고 난리가 한번 나야 할것 같네요.
아... 진짜 제 엄마지만 부끄럽지만 아마 애맡기면 애보다 놀러가는게 더 중요해질게 뻔해요.
그러면서 남한테 어찌 맡기냐고 합니다.
참고로 시댁,친정 모두 3-4시간거리 지방이고 전 서울 송파구에 삽니다.
골치가 아프고 걱정이 태산입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바로 구립탁아소 같은 곳에 신청을 할 수 있는지요.
아님 일찌감치 베이비시터를 구해봐야할지요.
경험있으신 분들 도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