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많은 집안에 결혼 이십년차가 다 되어가는
막내 며느리인 저.
잘해도 욕 먹고 못하면 더 많이 욕 먹고
이제는 그러거나 말거나 내 할 도리만 하자 하면
무슨 말이든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러 듣는데.
연이튿동안 무안 반복 되는 소리에 참다 참다 나도 모르게...
어제 그만 짜증을 내고 말았어요.
다음 주에 이사를 하시는 시부모님 때문에
남편은 토요일 새벽에 내려 가고
전 꼭 참석해야 할 결혼식이 있어서
결혼식 끝나고 혼자 기차타고 시댁 내려가서
이사짐 싸는거 대충 거들고
일요일 아침 일찍부터 이사 들어갈 집에 가서
입주 청소를 열심히 했죠...
그런데 그 옆에서 우리 시어머니 틈만 나면
"이사하는날 오니?"
"어머니 전 평일날 회사 빠지기 힘들어요.
아범도 시간이 안된다고 하는데...죄송해요."
똑같은 대답을 토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점심때까지
수없이 반복하시는데 나중에 나도 모르게...
"어머니 이제 그만하세요, 저 회사 못 빠져요..."
그 뒤에도 서너번은 더 반복되는 이사날 못오냐는
우리 시어머니.
누가 말리겠어요.
이사는 이사업체에 다 맡기고 그날 둘째 며느리도 있고
큰딸도 있고 시아버지가 모든 일을 다 알아서 하시는데도...
나이가 드시니 점점 애가 되어가면서 당신만 바라봐 달라는
시어머니가 안쓰러우면서 안타까워서 그냥 주절거려 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