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여행사 패키지 여행을 다녀왔다가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했습니다.
그래서 보상을 알아보니 우리나라 여행상품에 대해서 여행객이 정말 약자더라고요.
아마 피해보신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또 막상 전혀 모를 수도 있어요. 저도 당하기 전엔 몰랐거든요.
부모님 여행 보내드리기 전에 미리 알고 계시면 좋을 것 같아 공유합니다.
저희가 당한 피해는 다음과 같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친구들과 태국에 여행을 가게 되셨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처음 하는 여행이라 너무 설레하셨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걱정도 많이 하시더라고요.
아무래도 어르신 분들이 하는 여행이라 가장 중요한 건 안전과 쾌적한 여행이었고,
그래서 자유여행보다는 패키지 상품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여행경험이 적은 어르신들이 사고라도 당하면 큰일이니까 큰 여행사로 골랐고,
그래서 하나투어에서 진행하는 방콕/푸켓 5일 상품을 이용하였습니다.
이 여행은 3월 6일 오후 9시 출발하여 3월 10일 오전 6:35에 도착하는 3박 5일 상품으로,
푸켓에서 2박 후 방콕에서 하루 관광을 진행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이 상품은 1인 \1,249,000+134,200(총 \1,383,000)원으로 이 중 항공권은 676,500원입니다
자유여행으로 가면 반도 안 되는 금액으로도 다녀올 수 있었겠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전이니기 때문에 이 비용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여행사가 스톱오버를 체크하지 않아 방콕은 커녕 공항에서 12시간을 대기한 것입니다.
영어도 잘 모르시고 연세도 많으신 어르신들은 당연히 당황했고,
계속 방황하다가 우연히 한국 사람을 만나서 도움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가이드에 연락해보니 절반 이상이 환불될 거라고 했고, 못 본 방콕은 다시 여행시켜줄 수 있을지도 모르며,
일단은 본사로부터 안전귀가를 전달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어른들은 12시간동안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공항에 대기할 수 밖에 없었고,
수화물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여름 복장 그대로 한국에 도착해 수화물을 찾는 시간까지 추위에 떨었으며
감기에 걸린 것은 물론이고 즐거운 해외여행의 기억을 최악의 기억으로 만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가장 속상한 것은 당사자겠지만, 비싼 비용에도 불구하고 안전만을 생각해서 하나투어로 계약한 저희도
황당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여행에서 전문가여야 할 여행사가 초보자도 안 할 실수를 하다니 말이에요.
당연히 이 상품은 안전한 여행을 구입한 대가로 여행비를 지불한 것이기 때문에
여행사가 보상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방콕을 못 본 것만 손해가 아닙니다.
해외 여행을 가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돈만 있다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요.
여러 사람이 휴가를 맞추고 시간을 내서 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 귀한 시간을 망친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에 오니 여행사 입장이 싹 달라지더라고요.
여행사는 3박 5일 중에 결국 하루의 여행을 못 한 것이 아니냐며 20%를 보상해준다고 했다가
어르신들이 항의를 하자 30%까지는 보상해주겠다고 하더라고요.
게다가 여행비에 항공료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총 여행비에서 항공권을 뺀 금액 중 30%를 보상해준답니다.
총 \1,383,000비의 여행비 중 37만원을 보상해준다는 것이죠.
잘못했다고 싹싹 빌어도 모자랄판에,
계산기 두드리면서 손해는 안 보려고 하는 모습이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누가 백만원을 내고 푸켓 2일짜리 여행을 갑니까? 게다가 공항에서 12시간 경유하는 걸 말이에요.
하나투어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보니 3박 5일 푸켓 상품도 30만원부터 판매하더군요.
물론 어르신들이 그 가격에 다녀올 순 없겠죠. 하지만 100만원에 갈 상품도 아니죠.
방콕에서 사용하지 못한 비용을 돌려받는 것은 당연한거고,
휴가를 망친 것에 대한 보상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상품을 환불해줘도 모자랄판에 자기들이 했던 말도 바꾸는 모습을 보니
믿고 하나투어를 이용할 수가 있나 싶습니다. 차라리 자유여행이 더 나을 뻔 했어요.
알아보니 여행사에서 이런 낭패를 보는 일이 비일비재하더라고요.
갑작스런 일정 변경, 일주일 전 항공권 구매취소 통보도 아주 빈번한 일이더군요.
실제로 여행사를 상대로 하기에 여행객은 정말 미약한 힘을 가지고 있다보니 항의하는 것도 힘들고요.
하나투어도 이걸 잘 알고 있는지, 고객센터에서는 억울하면 소비자보호원에 얘기하라는 식으로 일갈하더군요.
이건 여행을 다녀왔는데 마음에 들지 않으니 환불해주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구매한 상품이 아닌 다른 상품을 팔았으니 환불해달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통계가 약해서 통계를 가르치는 단과 학원을 등록했다고 칩시다.
성적이 오르지 않았으니 환불해주세요! 라고 말하면 정말 개그 콘서트의 정여사가 되겠지만,
홍보는 통계로 해놓고 막상 강의는 기초부터 하겠다며 방정식부터 가르친다면 당연히 환불을 해줘야죠.
그래서 소비자 보호원에 문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자세한 상황은 알 수 없으니 피해주제를 신청해서 진행하라면서
일반적으로는 여행을 못가서 사용하지 못한 비용을 배상해주면 된다는 거에요. 헐.
태국에서 써야 할 비용을 못 쓰게 되었으니 돌려받는 건 당연하고,
당연히 방콕 여행을 못한 부분에 대한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어봤더니,
주관적 손해를 측정하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주관적 손해 배상에 대한 기준이 없다더라고요.
서비스 상품은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구매하는 것이고,
푸켓에서 방콕을 경유해 한국에서 오는 상품이라 구매한 것인데, 제대로 된 상품을 제공받지 못했으니
환불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어봤더니 오히려 되묻네요. 왜 여행사가 손해를 봐야 하냐고.
읭? 이게 무슨 말이야. 그럼 소비자만 손해봐야 하나요?
그리하여 또 물어봤습니다. 이번에는 실수라고 치자. 그런데 이런 식의 보상 규정이면
누군가 악의를 가지고 푸켓에서 방콕을 경유해 한국에 간다고 모객하고,
실수로 항공권을 못구했다며 태국을 경유하지 않고 한국으로 보낸 후
태국 비용만 환불하는 식으로 악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 아니냐고 말입니다.
외국이라 체감이 안된다면, 내가 사람들한테 부산 갔다가 제주도 들러서 한국 간다고 모객하고
부산만 갔다 온 후, 제주도 식비만 돌려주는 것이죠.
그러자 소비자 보호원에서 말했습니다. "그건 제가 대답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네요.
그리고 상식적으로 여행사가 한 곳이라도 더 가야 돈을 더 벌기 때문에 그럴 리가 없죠." 헐렝.
정말 그럴리가 없을까요? 130만원에 여행상품 팔고, 방콕에서 못 쓴 금액만 보상해주면 되는데?
게다가 이런 패키지 여행을 이용하는 대상은 여행경험이 별로 없는 나이많은 어르신들일텐데?
사실 전 당연히 보상을 해줄거라고 생각했어요.
관련 사례를 검색해보니, 헐! 여행상품에 있어서는 정말 여행객이 절대적 약자더라고요.
일례로 여행상품을 여행객의 실수로 취소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다들 잘 알다시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당일 100%, 하루 전 70% 이런 식의 위약금을 물어야 합니다.
그러나 여행사의 실수로 취소하게 된다면? 사안에 따라 매우 복잡한 기준으로 배상하게 되더라고요.
생각해보면 이 조항 부터가 참으로 불공평한 일입니다.
간혹 보상받으신 분들도 계시던데, 정말 험난한 여정을 거친 후 보상을 받으시더라고요.
그러니 여행사 측에서도 강하게 나올 수 있는 것이겠고요.
저는 이런식의 여행사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불공평한 보상기준이 이런 피해를 양성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하나투어라는 우리나라 제 1의 대형 여행사라는 곳도 이런식으로 대처하죠.
여행객이 날짜에 따라 무조건 보상해야 한다면
(내가 갑자기 입원하게 돼서 여행상품을 취소한다고 해서 입장 고려해주지 않잖아요?)
그렇다면 여행사 역시 상품에 따라 무조건적으로 보상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처음엔 앞으로 절대 하나투어 상품 이용안하고 액땜한 셈 치지 뭐. 라고 생각했는데-
일이 진행될 수록 문제가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비단 하나투어 뿐 아니더라도 여행상품에 대한)
아고라에 청원도 올렸어요.
실제로 내가 여행가서 피해를 보기 전에는 위험은 잘 인식하지 못하게 되니까. 저 역시도 몰랐지만.
이렇게 여행사에 직접적(사실 한 다리 건너긴 한거지만) 피해자가 되고 보니 황당하기도 하고.
검색해보니 하나투어에 대한 불만글이 정말 많더라고요.
제 경우 부모님의 해외여행이 처음이다보니, 이 일을 몰랐던 거고 이제야 경험하게 된 것이죠.
물론 경험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일이지만, 또 누구라도 당할 일이기도 한 것 같아요.
혹시라도 부모님을 여행보내주려는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고,
의견에 동의한다면 청원에 서명도 해주시면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