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엄마는 기본적으로 자식에게 안주고 안받자 주의입니다. 즉 서로 경조사는 칼같이 챙기되 자식이 힘들어도 알아서 우리가 사는거고 부모님께도 따로 용돈없이 명절과 생일 등만 챙기자는 거죠. 저도 이게 합리적이기 때문에 중간중간 서운한적 있었어도 말을 하질 못했었어요. 그 서운하다는게 뭐 다른 잘사는 집들처럼 빚같은 것으로 힘드니 친정에서 얼마고 도와주시는것.. 그런것은 언감생심이구요. 저희가 한번 투자한게 꼬여서 몇천만원이 급하게 몇달 필요했었어요. 그때 제가 어렵게 꺼낸 말씀에 우리 엄마가 "망해도 너네만 망해야지 다같이 망하면 안된다. 행여 언니한테도 꿀 생각 하지도 말라"라고 칼같이 말하시더군요. 서운했지만 맞는 말씀이라 바보같이 투자한 절 원망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제게 전화가 와서 한 한달만 삼천이 필요하답니다. 저도 빚이 엄청난 하우스푸어라 선뜻 해드린단 소리도, 실제로 은행에서 해줄지도 미지수더라구요(삼억 넘는 엄청난 빚) 그래서 확인하고 연락 드리겠다.. 나도 워낙 빚이 많아 추가로 될진 모르겠다.. 말씀드렸어요.
그때가 주말이라 주말 지나고 월요일에 은행마다 전화했더니 신용등급에 영향이 갈수도 있고 금액은 확인을 해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전하면서 아마 안되지는 않을거니까 넘 걱정마시라고 했어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예전에 제가 궁지에 몰렸을때 모두다 모른척하던게 솔직히 오버랩되었습니다. 말하면 싸움나니 그냥 말은 안했구요. 그런데 전화받으시는게 썡~하니 찬바람이 펄펄 날리네요.. 마치 쉬운 딸이니(항상 언니는 어려워하고 함부로 화도 못내시고 그런 부탁 사위어려워서 하지도 못하시죠. 그쪽 사돈 눈치도 엄청 보시고요) 당연히 고꾸라지면서 무조건 되니 걱정말라고 할 줄 내심 기대한 듯 하더라구요. 이후 일이 잘풀려서 저희 도움 없이도 해결이 잘되어서 제가 너무너무 다행이시라고 했더니.. 엄마 왈" 그러게 남의 도움 안받고 남에게 싫은 소리 안하고.. 얼마나 다행이냐 , 내가 얼마나 자존심이 상했는지.." 이러는 겁니다. 아니 딸이 남인가요?
솔직히 항상 말로만 너랑 언니랑 너무 힘드니 내가 상가만 팔리면 꼭 얼마라도 돕고싶다.. 하고는 정작 우리 몰래 팔고 다른 물건 사시는 분입니다. 부모님 재산은 전적으로 부모님거 맞지만 말로만 하는 그 립서비스가.. 정말 앞뒤가 안맞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제가 어려웠을때 엄마가 보이신 태도에 비하면 전 속된말로 못해드린다 딱 자른 것도 아니었는데 어쩜 그렇게 서운한 태도를 보이시는지.. 아까도 주말이라 전화드렸더니 대뜸 첫마디가 "왜?" 입니다.. 너무 저도 화가나서 전화 괜히 했다고 끊으려하니 한참 재밌게 드라마 보고 있는데 전화해서 그랬답니다. 다보고 전화하신다더니 전화도 없으시구요.
저는, 왜 가끔 시어머니들이 속된말로 약치면(돈좀 많이 드리고 선물 안겨드리면) 잠깐 방긋했다가 다시 사납고 화잘내는 분으로 변한다는 글 볼때마다 저희 친정엄마가 떠올라요. 자산 20억 넘고 상가도 여러개 되시는 분이지만 정말 기대도 하면 안되지만 베푸는것은 단 한번도 없고 그저 자식 둘을 비교해가며 특히 언니가 잘한것을 저에게 너무나 많이 강조를 해요 (제가 잘한것은 언니한테는 말 안하고요-_-) 제가 엄마한테 이런 대접을 받을 만큼 잘못한 건가요? 솔직히 제가 어려울때 도움 요청한 시집/친정에서 냉대만 받은 저로서는 참 이해가 가질 않고 좀 화가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