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우선 제가 개빠임을 밝힙니다
어느정도 개빠냐면... 저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개를 무서워해 본 적이 없습니다
어렸을적에는 덮어놓고 크던 작던 아무 개한테나 다가가서 주물럭거렸다고 합니다 그러다 몇 번 물리기도 했지요
다행히도 큰 사고는 안 났습니다 (정말 운이 좋은 경우이지요)
머리 좀 굵어지고는 개한테 물린 적이 없네요 (이건 개 다루는 요령이 축적된 결과이지요)
워낙 개 무서운 줄 모르는데다 개랑 노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지금도 여전히 개빠입니다 물론 현재도 개를 키우지요
이렇듯 겁 모르는 개빠이다 보니, 철없는 소싯적에는 개가 왜 어떤이들에겐 무서운 생물체로 인식되는 것인지
잘 이해를 하지 못했더랬습니다
지금도 개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심을 온전히 다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다만 세상에는 내가 두려워하는 어떤 존재가 있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존재가 공포의 대상이 아닐 수 있다...
일반론을 적용하여 보면 이해가 아주 불가한 것도 아니지요
저는 한때 산 벌레보다 죽은 벌레를 몹시 두려워했는데 이 때문에 종종 놀림감이 되기도 했지요^^
어떤 이들이 보기엔 대수롭지 않지만 저로선 그게 그렇게 무섭더랬습니다
하물며 이빨이라는 공격 수단을 갖고 있는 개라는 생물이 무서울 수도 있겠다...스스로 납득을 하고자 노력합니다
소형견을 키우던 시절부터 대형견을 키우는 지금껏 목줄을 안 하고 산책을 시킨 적은 없습니다
개빠이다보니 내 개가 소중하고, 목줄을 안 하면 잃어버릴까 사고날까 염려되어 목줄은 필수였지요
그리고 또... 개빠이다 보니 남이 내 개를 욕하는 게 싫어 준비물도 꼬박꼬박 챙겼습니다
배변 봉투 두 세 개, 휴지 한 묶음, 물 한 통...
개똥은 개가 풀숲에 누던 포장도로 위에 누던 무조건 당연히 치웠습니다
오줌은 솔직히 그렇게까진 못했네요 현관 등 사람들 눈에 띄일 만한 곳이면 휴지로 닦고 물 뿌려 한 번 더 닦았지만...
그런데...노력한다고 하긴 했지만 개를 무서워하고 싫어하는 사람 눈에는 여전히 미운 개빠일 뿐이지요...
개를 지극히 무서워하는 어떤 분들은 목줄을 짧게 쥐고 있어도 무서워 하십니다...
개는 단단히 묶인 채 내 발치에서 알짱거리고 있는데 사 오 미터 전방에서 보시고 소리지르십니다...
어떤 경우에는 들리도록 욕도 하십니다
장소가 문제 아니냐구요? 그냥 길에서도 이런 일은 종종 발생합니다 개 금지 구역 그런 곳이 아닌 그냥 길...
저는 개 데리고 식당 가고 뭐 이런건 엄두도 내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그냥 개빠이지 철면피는 아닙니다...
철면피는 아니라도 저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다 보니...
의무를 이행하려고 나름 노력한다고 하는데 난데 없이 욕을 먹으면 욱하기도 합니다
타인을 배려해야 하는 건 당연합니다... 개보다 사람이 먼저이다 두말할 나위없이 당연한 명제입니다...
그런데 개를 무서워하는 분들의 공포감을... 개를 키우는 제가 백 퍼센트 방지하기란 불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개 키우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은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분들의 공포감을 덜어드리기 위해 또 어떤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을까...
그 부분을 숙고하고 이행하는 것입니다
개를 기르는 것에 대한 논쟁은 감정이 섞이다보면, 그저 평행선을 끊임없이 긋는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큽니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윈윈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제가 이 글에서 스스로 나서서 개빠라는 꼬리표를 달긴 했지만
저는 개빠라는 한 단어로 정의될 수 있는 그런 단순한 존재는 아니지요
또한 개를 무서워하고 싫어하는 분들도... 애완견과 애완견 견주에 대한 안티로서만 포지셔닝하는 분들이 결코 아닙니다
음 글이 의도치 않게 자꾸 늘어나네요
그저 제가 하고싶었던 이야기는 이것입니다
저는 소통을 원하는 개빠입니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 쓰다보니 이 부분은 아예 언급도 안하고 말았네요... 저는 로트와일러 견주가 잘못했고 죽은 로트와일러가 불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