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을 갔었는데 신부측 (친구)하객이 별로 없었어요.
그걸 보고 사람들이 그러더라구요
뭔가 사회성이 떨어지거나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고.
친구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뭔가가 결여된 사람..이라며 몰아가는 분위기였어요.
이런 사람들 보면 참 답답해요.
물론 사회성이 엉망이고 인격이 지랄맞아서 주변에 사람이 없을 순 있어요.
하지만 친구가 적다고 그 역이 성립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야말로 "코끼리는 코가 길어"란 명제에 입각해서
눈 감고 어떤 동물 코를 만졌더니 코가 길더라. 고로 이건 코끼리다. 이런 무식한 3단논법이랑 뭐가 다른지.
사람에 성향이며 취미며 천차만별이고 사람을 사귀는 방식에서도
이 모임 저 모임 기웃거리며 여러사람 두루두루 사귀는 걸 좋아하는 반면
좁지만 깊게, 딱 만나는 사람만 만나는 부류도 있는 법이잖아요
글로벌리스트냐 스페셜리스트냐의 차이일 뿐인데.
20년 외국에서 살다 한국 왔을 때 정말 이해되지 않던 편견과 인식들이 몇몇 있었는데
이것도 그 중 하나네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런 인식은 도대체 어디서 출발한 건지.
일종의 집단문화로 설명할 수 있는 건가요???
뭔가의 무리에 속하길 좋아하고, 그 무리의 규모와 영향과 파급력이 클 수록 좋은.
유독 혼자 밥을 먹거나 영화를 보거나, 그런 것들에 대한 주체가 나 자신보다도 누군가의 시선이 되는 현상,
나 자신의 개인적 행복보다 그에 대한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가 더 주가 되는 현상,
결혼식을 할 때면 하객수가 적으면 남들 눈에어떻게 비춰질까 조바심내고, 종국엔 결혼식 하객알바라는 웃지 못할 신종알바가 등장하고.
(나중에 결혼식 사진보는데 기억도 못할 하객알바들을 보면 느낌이 어떨까..상상도 안돼요)
예전 술자리에선 어떤 사람이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번호 갯수로 무슨 내기를 제의했는데
너도나도 꺼내서 동참하더라고요. 그게 그렇게 자랑거리인가 싶어서
(순수한 호기심에)핸드폰에 많은 번호가 저장되어 있는 게 좋은 일이냐? 물었더니 아무도 대답은 못했던...
참 아이러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