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취학일때는 그냥 하루종일 엄마랑 둘이 뒹굴뒹굴 간식먹고 놀이터가고 워커힐가고 한양쇼핑센터 가고 장보고 아빠 기다리고 그게 일과였어요.
정말 너무 행복했는데 그땐 행복한 줄도 몰랐어요. 당연히 그런거라 생각했죠.
동생이 태어나고 유아원 다니고 피아노 다니면서 싫어도 해야 되는게 있고 엄마가 나만의 엄마가 아니네 하면서 좀 내리막길...
초등학교 입학해서 고3때까지의 12년은 솔직히 싫었어요.
일단 숙제, 시험, 학원, 학습지, 일기쓰기 이런거 다 싫었고 교우관계도 아주 원만하지만은 않아서 스트레스...
그냥 방학만을 기다리며 살았고
그나마 아가사크리스티, KFC, 티비프로그램, 떡볶이 이런거에 의지해서 버텨낸 세월이었던거 같아요ㅠㅠㅠ
대학 입학하고 나서는 이런 신세계가 했던거 같아요.
일단 저학년때 저는 학교를 잘 안 갔어요. 술은 잘 못 마셨는데
그냥 PC통신에 빠지고 사주카페 이런거 넘 좋아하고 대학 가서 만난 친구들이랑 뭉쳐서 놀러다니고 헛짓하고
근데 아무런 의무도 없고 매일매일 내일은 뭘 입을까 내일은 뭐하고 놀까 벙개할까 아 휴학하고 싶다 하고 다녔던 듯.
그러다 발등에 불 떨어져서 공부하고 시험준비하고 취직하고 ㅠㅠㅠ
그때도 바쁘긴 했는데
어쩌다보니 지금은 진짜 빡세게 직장맘으로 살아요.
일도 바쁘고 아이도 돌봐야 하고 가끔 내 진로에 대해서, 주변 가족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어린이집 수첩에 한두마디 쓰고 씻고 나와서 회사일 하고
집에 들어가면서 과일이니 쓰레기봉투니 사갖고 가고
가서 밥 먹고 애 보고 애 잠들면 겨우 씻고 잠들고 눈뜨면 또 하루 반복...
주말엔 이거저거 처리하고 아기 데리고 다니고 하느라고 지금 파마도 못하고 있어요.
아이가 좀 크면 또 나아질까요?
대학 보내놓고 나면 회사도 그땐 안 다닐거고 한가하고 신나고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