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대저 짭짤이 토마토

대저 조회수 : 7,473
작성일 : 2013-03-27 05:13:13
부산 대저 출신이지만 지금은 외국에 살아요.

요즘 한국은 비닐 하우스 재배 토마토 출하시기가 한창인가 봐요.
특히 대저 짭짤이 토마토가 유명하네요.

어느날부터인가 고향 마을 이름을 인터넷에서 자주 마주치게 되니
너무나 신기하네요. 부산의 서쪽 귀퉁이에 붙어 있는 지역이
토마토 덕분으로 이렇게 사람들 이름에 오르내리게 될 줄이야....

대저 짭짤이 토마토를 처음 들었을 땐 대저에서 출하된 토마토는
다 짭짤이 토마토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와.... 나도 유명한
짭짤이 토마토를 먹고 자라났구나!! 하고 내심 좋아했네요.

근데 왜 짭짤이란 별명이 붙은건지 궁금해서 좀더 검색을 해보니
일반 토마토보다 좀더 특화해서 재배하는 공을 들이더군요.
자세한 내용은 벌써 까먹었지만 하여튼 대저에서 출하된 토마토라고
다 짭짤이는 아니라는 것은 알았네요. 그러니까 내가 어린 시절에 먹었던
토마토는 짭잘이가 아니라는 거죠. ㅎㅎㅎ

하지만 뭐 어때요? 
낙동강이 바다와 만다는 삼각지의 미네랄이 풍부한 토양에서
재배한 맛있는 토마토 먹고 큰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지요.
그래서 특별한 관리를 안했는데도 피부가 좋은걸까요? 
하하...농담이에요.

제 고향 대저동은 원래 경남 김해에 속해 있었어요.
그래서 대저동에 있는 공항 이름도 김해 국제 공항이었죠.
지금은 부산으로 바뀌었는지 모르죠.

내 기억으론 대저동은 70년대초부터 대도시 부산 시민을 위한 근교 농업지로
발전이 시작되었죠. 그전에는 일본인들이 가꾸던 배 과수원이 압도적으로
많았어요.

비닐 하우스가 처음 들어오던 무렵 고향집 풍경이 눈에 선하네요. 
농협에서 비닐을 들여와 하우스에 크기에 맞게 재단해서 인두질하여 붙이던 풍경....
계절에 맞추어 농사를 짓던 전통에서 벗어나 자연을 거스르며(?) 농작물 재배를
시도하던 젊은 세대들은 윗세대 분들과 갈등이 많았어요.

지금은 칠팔십대에 이르른 저희 부모님 세대분들이 바로 그 주역이셨죠.
아마 지금은 대부분 저희 부모님들처럼 농사일에선 은퇴하셨을거에요.
토마토가 대저에서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벌써 40년쯤 되었어요.
대단하죠?

궁금해서 몇몇 유명한 대저 토마토 농장의 사이트들을 둘러보니
모두 의욕 충만한 젊은 분들이더군요.
그분들이 대저 출신인지 아닌지는 몰라요.
그 이후로 (좀 이상하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왠지 대저가 굉장히 낯설어졌어요.
언제나 어린 시절에 입력된 이미지로 남아 있던 나의 고향 
대저라는 곳이 더이상 나와는 상관이 없는 곳이라는 현실과 마주친거죠.

한편으론 기쁜 마음도 분명 있어요.
대저라는 지명이 이렇게 인터넷 상에서 흔하게 마주치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거든요.

이제 누군가 고향이 어디시죠? 물어오면
"아, 대저에요. 부산 대저요."
하면 상대는
"아, 그 짭짤이 토마토로 유명한 대저 말인가요?"
하고 대답하겠죠?

근데 지금 내가 사는 곳에서 누군가 내 고향을 물어올 땐 대부분 이렇게 답해요.
"나 중국인 아녀!!! 한국인이여!! "

그러면 상대방은 또 이렇게 물어요.
"놀스 아니면 사우스??"

하하....





IP : 209.195.xxx.201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고향
    '13.3.27 6:33 AM (115.161.xxx.253)

    저도 연고가 있는 지명 나오면 귀가 번쩍이며 관심을 갖고 듣는데, 나이가 들수록 더하네요 막상 맘먹고 가보면 날 알아보는이도 반겨 주는이도 없는데...ㅎㅎ 원글님도 외국생활하심 더하시겠지요 외국생활하다보면 향수병생긴다던데 ...그나마 인터넷이 있어서 맘달래시겠네요

  • 2. ㅋㅋㅋㅋ
    '13.3.27 7:11 AM (121.165.xxx.189)

    맞아요, 한국이라하면 꼭 north or south? 하죠 ㅎㅎ 첨엔 정말 어리둥절 했었는데..^^

  • 3. ^^
    '13.3.27 7:38 AM (115.126.xxx.100)

    원글님 글을 너무 술술 읽히게 재미나게 쓰시네요^^
    옆에서 조곤조곤 이야기해주시는거 같아서 대저이야기 참 재밌게 읽었습니다~
    저도 부산토박이인데 지금은 서울에 와있어요.
    처음 결혼해서 하단에 있는 시댁에서 시집살이로 시작했는데,
    저희 시어머니가 대저에 아는 분이 많으셔서
    늘 농사지은거 받으러 가고 사러 가고..그럴때마다 따라가곤 해서 친숙한 곳이예요^^
    요즘도 대저에서 대파하시는 분께 좋은 대파 엄청 사서 보내주시곤 하세요~
    이거 대저 약 많이 안 친 대파다! 잘 썰어가 냉동실 얼려놓고 묵으래이~ㅋㅋㅋ

  • 4. 토마토
    '13.3.27 8:00 AM (114.200.xxx.113)

    저도 대저에서 가까운 명지에 사는지라 반갑네요. ㅎㅎ
    명지 대파가 유명하죠. 이제 명지는 개발에 들어가 그 많은 대파밭이 다 사라졌어요.
    짭잘이 토마토가 품종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키우는 방식에 따라 다 틀리게 나온데요.
    그래서 같은 토양에 바로 옆집이래도 다 맛이 틀리다고 하네요.
    저도 근처 농수산물 가도 짭짭이 구하기 힘들었어요.
    건너건너 아는 농장 최고로 맛있었던 짭짭이 딱 한번 받아먹어봤는데
    서울 거래처 물량 맞추기 힘들어 개인판매도 못한다 하더라구요.
    가격도 비싸고 싸게 팔지도 안한데요. 딱 나오는 시기 아님 구할수도 없고...
    코앞이 대저인데도 짭짭이 진짜 구하기 힘들어요. ㅎㅎ

  • 5. 죄송하게도
    '13.3.27 8:15 AM (183.102.xxx.64)

    대저가 지명인걸 첨 알고 가네요 그것도 경상도에 대저라는 것... 잘 읽었습니다.

  • 6. **
    '13.3.27 8:44 AM (121.145.xxx.70)

    대저 짭짤이 토마토 맛나요. 일반 토마토 보다 껍질이 두껍고 작지만 달아요 대신 비싸요
    일반 토마토가격의 1.5-2배정도로요. 지금 마트에서 팔고 있던데 여기는 김해 옆 양산인데 자주 사먹고 있답니다. 명지 낙동강 하구 갈대숲 , 주변의 횟집들 추억이 있는 곳이네요.ㅋㅋ

  • 7. 대저
    '13.3.27 8:51 AM (99.242.xxx.86)

    일하다가 잠깐 쉬는 사이 적은 글인데
    벌써 많은 분이 읽고 댓글까지 남겨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요즘 여기저기서 대저 짭짤이 토마토라는 이름과
    마주치니 이 생각 저 생각 고향생각이 나서
    주절거려봤어요.

    혹 짭짤이 토마토 광고글로 오해하시는 분이 있을까 고향 자랑 많이 생략했어요.

    광고글 아니지만 모두들 대저 토마토 많이 드세요!!
    맛있어요! 저희 친정에서도 오래 전에 토마토 생산
    많이 했기에 맛있다는 거 잘 알거든요. ^^

    여기 북미 사람들도 토마토 굉장히 좋아하고
    계절에 상관없이 사시사철 마켓에 쌓여 있어요.

    토마토가 원래 태양의 과일이어서 일조량이 좋아야 한대요. 그래서 남미 어딘가에 대량으로 재배하는 곳은 비가 내리지 않게 구름을 흐트리는 짓도 한다는 글을 읽은 후론 토마토 사먹는게 마음편치 않네요.
    지금 겨울인 북반구에서 소비되는 토마토는 모두 남미에서 올라오는거니까요.

    아른한 향수에 젖은 대저 토마토 이야기에서 남미의 토마토 재배지역의 환경 파괴 이야기까지 나오면 이야기가 점점 심각해지니깐 그만 뚝! 할렵니다.^^

    토마토 이야기 대저 이야기 고향 이야기 함께
    나눠주신 분들 다시 한번 더 감사드려요!!

    좋은 하루 되세요!!

  • 8. 대저
    '13.3.27 8:53 AM (99.242.xxx.86)

    저기 태양의 과일을 태양의 열매로 바꾸어 읽어주세요! 토마토가 과일이냐 채소냐 하는 논쟁이 시작되면 또 이야기가 길어지거든요. 하하...

  • 9. 아..
    '13.3.27 9:10 AM (210.121.xxx.253)

    이건 좀 다른 얘기일지도...
    지난주에 결혼식 음식으로 대저 짭짤이 토마토 한 박스를 받아왔어요.

    태어나서 첨 먹어봐요.
    이런 맛이 있다니!!!!!!!
    대저가 지명이었군요.

    구하기 힘들다는 정보도 여기서 처음 읽습니다. 정말.. 인가요? ㅠㅠ

    흑흑.. 만나자 이별..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인지.. ㅠㅠ

  • 10. ...
    '13.3.27 10:59 AM (118.38.xxx.26)

    외국에 나가서 KOREA 라고 하면
    꼭 SOUTH?, NORTH? 라고 묻더군요.

    조중동이 마치 대한민국이 세계만방에 알려진것터럼
    떠들지만 여전히 모르는 사람도 많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2000 강아지 키우시는 분들 집안 분위기 어떠세요? 10 바람 2013/07/31 1,988
281999 쎄스코 말고 저렴한 해충방역업체들도 효과 좋던가요?? 1 쎄스코 2013/07/31 9,535
281998 마스카포네 치즈로 만들수 있는게 또뭐가 있나요? 1 티라미슈 2013/07/31 2,944
281997 상어의 요시무라 회장의 정체는요? 8 세화맘 2013/07/31 2,366
281996 총체적으로 문제가 ........ 3 앤 셜리 2013/07/31 1,116
281995 전 신생아때부터 기억이 나요. 29 기억 2013/07/31 7,775
281994 상어에서 조상국 회장은 부인이 둘이었나요? 2 궁금 2013/07/31 1,927
281993 초2 핸드폰 사줄까요. 1 차니맘 2013/07/31 989
281992 아파트 화장실에 햇빛이 잘들어오는 방향이나 창이 있었음해요 11 사과 2013/07/31 2,881
281991 왜 새눌당은 김재원에게 게엄령발포 법안을 만지작거리게 했을까? 3 왜일까? 2013/07/31 1,459
281990 갑자기 생긴 삼일 휴가.. 오늘 설국열차 보러갈까요? 2 설국열차 2013/07/31 1,680
281989 다시다요. 굳었는데 버려야하나요? 1 qkqwnj.. 2013/07/31 7,449
281988 십수년만에 국민체조 해봤어요 5 ... 2013/07/31 1,345
281987 꼭대기층은 안되겠죠? 5 장마끝 2013/07/31 1,714
281986 7월 31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3/07/31 814
281985 (급질)강남 세브란스 주차장이요 3 ... 2013/07/31 1,077
281984 어젯밤 너무 습하지 않았나요? 8 // 2013/07/31 1,339
281983 부모 형제와 친밀하지 않으면 사람 싫어하나요 11 타인 2013/07/31 2,459
281982 남편이랑 여행 다녀와서 4 수요일 2013/07/31 2,016
281981 하루에 한 끼 단식할 때 언제 먹는것이 가장 좋을까요? 2 1일1식 간.. 2013/07/31 1,437
281980 방 계약할 때 계약서 작성 수수료 줘야하나요? 2 직거래로 2013/07/31 993
281979 단백질 음식이 뭐가 있을까요? 7 2013/07/31 1,853
281978 고대의대생 사건에 이어 또고대생 고대교수 성폭행 추행 4 ᆞᆞ 2013/07/31 3,318
281977 길냥이가 저희집 처마위에서 싸우는데 가던 사람 구경하고 집안에서.. 5 무서워요 2013/07/31 1,412
281976 알자지라 더 스트림“대한민국 TV채널이 자살 장면을 촬영하다” 4 고발뉴스 2013/07/31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