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대저 짭짤이 토마토

대저 조회수 : 7,485
작성일 : 2013-03-27 05:13:13
부산 대저 출신이지만 지금은 외국에 살아요.

요즘 한국은 비닐 하우스 재배 토마토 출하시기가 한창인가 봐요.
특히 대저 짭짤이 토마토가 유명하네요.

어느날부터인가 고향 마을 이름을 인터넷에서 자주 마주치게 되니
너무나 신기하네요. 부산의 서쪽 귀퉁이에 붙어 있는 지역이
토마토 덕분으로 이렇게 사람들 이름에 오르내리게 될 줄이야....

대저 짭짤이 토마토를 처음 들었을 땐 대저에서 출하된 토마토는
다 짭짤이 토마토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와.... 나도 유명한
짭짤이 토마토를 먹고 자라났구나!! 하고 내심 좋아했네요.

근데 왜 짭짤이란 별명이 붙은건지 궁금해서 좀더 검색을 해보니
일반 토마토보다 좀더 특화해서 재배하는 공을 들이더군요.
자세한 내용은 벌써 까먹었지만 하여튼 대저에서 출하된 토마토라고
다 짭짤이는 아니라는 것은 알았네요. 그러니까 내가 어린 시절에 먹었던
토마토는 짭잘이가 아니라는 거죠. ㅎㅎㅎ

하지만 뭐 어때요? 
낙동강이 바다와 만다는 삼각지의 미네랄이 풍부한 토양에서
재배한 맛있는 토마토 먹고 큰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지요.
그래서 특별한 관리를 안했는데도 피부가 좋은걸까요? 
하하...농담이에요.

제 고향 대저동은 원래 경남 김해에 속해 있었어요.
그래서 대저동에 있는 공항 이름도 김해 국제 공항이었죠.
지금은 부산으로 바뀌었는지 모르죠.

내 기억으론 대저동은 70년대초부터 대도시 부산 시민을 위한 근교 농업지로
발전이 시작되었죠. 그전에는 일본인들이 가꾸던 배 과수원이 압도적으로
많았어요.

비닐 하우스가 처음 들어오던 무렵 고향집 풍경이 눈에 선하네요. 
농협에서 비닐을 들여와 하우스에 크기에 맞게 재단해서 인두질하여 붙이던 풍경....
계절에 맞추어 농사를 짓던 전통에서 벗어나 자연을 거스르며(?) 농작물 재배를
시도하던 젊은 세대들은 윗세대 분들과 갈등이 많았어요.

지금은 칠팔십대에 이르른 저희 부모님 세대분들이 바로 그 주역이셨죠.
아마 지금은 대부분 저희 부모님들처럼 농사일에선 은퇴하셨을거에요.
토마토가 대저에서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벌써 40년쯤 되었어요.
대단하죠?

궁금해서 몇몇 유명한 대저 토마토 농장의 사이트들을 둘러보니
모두 의욕 충만한 젊은 분들이더군요.
그분들이 대저 출신인지 아닌지는 몰라요.
그 이후로 (좀 이상하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왠지 대저가 굉장히 낯설어졌어요.
언제나 어린 시절에 입력된 이미지로 남아 있던 나의 고향 
대저라는 곳이 더이상 나와는 상관이 없는 곳이라는 현실과 마주친거죠.

한편으론 기쁜 마음도 분명 있어요.
대저라는 지명이 이렇게 인터넷 상에서 흔하게 마주치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거든요.

이제 누군가 고향이 어디시죠? 물어오면
"아, 대저에요. 부산 대저요."
하면 상대는
"아, 그 짭짤이 토마토로 유명한 대저 말인가요?"
하고 대답하겠죠?

근데 지금 내가 사는 곳에서 누군가 내 고향을 물어올 땐 대부분 이렇게 답해요.
"나 중국인 아녀!!! 한국인이여!! "

그러면 상대방은 또 이렇게 물어요.
"놀스 아니면 사우스??"

하하....





IP : 209.195.xxx.201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고향
    '13.3.27 6:33 AM (115.161.xxx.253)

    저도 연고가 있는 지명 나오면 귀가 번쩍이며 관심을 갖고 듣는데, 나이가 들수록 더하네요 막상 맘먹고 가보면 날 알아보는이도 반겨 주는이도 없는데...ㅎㅎ 원글님도 외국생활하심 더하시겠지요 외국생활하다보면 향수병생긴다던데 ...그나마 인터넷이 있어서 맘달래시겠네요

  • 2. ㅋㅋㅋㅋ
    '13.3.27 7:11 AM (121.165.xxx.189)

    맞아요, 한국이라하면 꼭 north or south? 하죠 ㅎㅎ 첨엔 정말 어리둥절 했었는데..^^

  • 3. ^^
    '13.3.27 7:38 AM (115.126.xxx.100)

    원글님 글을 너무 술술 읽히게 재미나게 쓰시네요^^
    옆에서 조곤조곤 이야기해주시는거 같아서 대저이야기 참 재밌게 읽었습니다~
    저도 부산토박이인데 지금은 서울에 와있어요.
    처음 결혼해서 하단에 있는 시댁에서 시집살이로 시작했는데,
    저희 시어머니가 대저에 아는 분이 많으셔서
    늘 농사지은거 받으러 가고 사러 가고..그럴때마다 따라가곤 해서 친숙한 곳이예요^^
    요즘도 대저에서 대파하시는 분께 좋은 대파 엄청 사서 보내주시곤 하세요~
    이거 대저 약 많이 안 친 대파다! 잘 썰어가 냉동실 얼려놓고 묵으래이~ㅋㅋㅋ

  • 4. 토마토
    '13.3.27 8:00 AM (114.200.xxx.113)

    저도 대저에서 가까운 명지에 사는지라 반갑네요. ㅎㅎ
    명지 대파가 유명하죠. 이제 명지는 개발에 들어가 그 많은 대파밭이 다 사라졌어요.
    짭잘이 토마토가 품종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키우는 방식에 따라 다 틀리게 나온데요.
    그래서 같은 토양에 바로 옆집이래도 다 맛이 틀리다고 하네요.
    저도 근처 농수산물 가도 짭짭이 구하기 힘들었어요.
    건너건너 아는 농장 최고로 맛있었던 짭짭이 딱 한번 받아먹어봤는데
    서울 거래처 물량 맞추기 힘들어 개인판매도 못한다 하더라구요.
    가격도 비싸고 싸게 팔지도 안한데요. 딱 나오는 시기 아님 구할수도 없고...
    코앞이 대저인데도 짭짭이 진짜 구하기 힘들어요. ㅎㅎ

  • 5. 죄송하게도
    '13.3.27 8:15 AM (183.102.xxx.64)

    대저가 지명인걸 첨 알고 가네요 그것도 경상도에 대저라는 것... 잘 읽었습니다.

  • 6. **
    '13.3.27 8:44 AM (121.145.xxx.70)

    대저 짭짤이 토마토 맛나요. 일반 토마토 보다 껍질이 두껍고 작지만 달아요 대신 비싸요
    일반 토마토가격의 1.5-2배정도로요. 지금 마트에서 팔고 있던데 여기는 김해 옆 양산인데 자주 사먹고 있답니다. 명지 낙동강 하구 갈대숲 , 주변의 횟집들 추억이 있는 곳이네요.ㅋㅋ

  • 7. 대저
    '13.3.27 8:51 AM (99.242.xxx.86)

    일하다가 잠깐 쉬는 사이 적은 글인데
    벌써 많은 분이 읽고 댓글까지 남겨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요즘 여기저기서 대저 짭짤이 토마토라는 이름과
    마주치니 이 생각 저 생각 고향생각이 나서
    주절거려봤어요.

    혹 짭짤이 토마토 광고글로 오해하시는 분이 있을까 고향 자랑 많이 생략했어요.

    광고글 아니지만 모두들 대저 토마토 많이 드세요!!
    맛있어요! 저희 친정에서도 오래 전에 토마토 생산
    많이 했기에 맛있다는 거 잘 알거든요. ^^

    여기 북미 사람들도 토마토 굉장히 좋아하고
    계절에 상관없이 사시사철 마켓에 쌓여 있어요.

    토마토가 원래 태양의 과일이어서 일조량이 좋아야 한대요. 그래서 남미 어딘가에 대량으로 재배하는 곳은 비가 내리지 않게 구름을 흐트리는 짓도 한다는 글을 읽은 후론 토마토 사먹는게 마음편치 않네요.
    지금 겨울인 북반구에서 소비되는 토마토는 모두 남미에서 올라오는거니까요.

    아른한 향수에 젖은 대저 토마토 이야기에서 남미의 토마토 재배지역의 환경 파괴 이야기까지 나오면 이야기가 점점 심각해지니깐 그만 뚝! 할렵니다.^^

    토마토 이야기 대저 이야기 고향 이야기 함께
    나눠주신 분들 다시 한번 더 감사드려요!!

    좋은 하루 되세요!!

  • 8. 대저
    '13.3.27 8:53 AM (99.242.xxx.86)

    저기 태양의 과일을 태양의 열매로 바꾸어 읽어주세요! 토마토가 과일이냐 채소냐 하는 논쟁이 시작되면 또 이야기가 길어지거든요. 하하...

  • 9. 아..
    '13.3.27 9:10 AM (210.121.xxx.253)

    이건 좀 다른 얘기일지도...
    지난주에 결혼식 음식으로 대저 짭짤이 토마토 한 박스를 받아왔어요.

    태어나서 첨 먹어봐요.
    이런 맛이 있다니!!!!!!!
    대저가 지명이었군요.

    구하기 힘들다는 정보도 여기서 처음 읽습니다. 정말.. 인가요? ㅠㅠ

    흑흑.. 만나자 이별..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인지.. ㅠㅠ

  • 10. ...
    '13.3.27 10:59 AM (118.38.xxx.26)

    외국에 나가서 KOREA 라고 하면
    꼭 SOUTH?, NORTH? 라고 묻더군요.

    조중동이 마치 대한민국이 세계만방에 알려진것터럼
    떠들지만 여전히 모르는 사람도 많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6035 죽전.오리 근방 콩국수 맛집 아시는 분~ 2 .. 2013/08/10 1,247
286034 가족없이 홀로 여행하신다면 어떤계획을 가지시겠어요? 5 전업11년차.. 2013/08/10 1,144
286033 집을 나왔다 9 불꽃 2013/08/10 2,620
286032 군대 재검 두둥 2 ... 2013/08/10 2,048
286031 집에서 샤워가운 입고 욕실에서 나오시는 분... 31 어디 2013/08/10 32,295
286030 시청앞에 못 가신 님들을 위해 올립니다 4 손전등 2013/08/10 1,451
286029 촛불 집회 사진 대단하네요 3 ㅇㅇ 2013/08/10 1,968
286028 전기렌지 사용하시는 분들께 조언을 구합니다.-특히 독일제 사용중.. 8 새로이 2013/08/10 4,219
286027 가지 생으로 먹기도 하나요? 의외로 맛이 괜찮네요. 5 가지 2013/08/10 6,377
286026 이혼 할때 5 개고생 2013/08/10 2,280
286025 부추와 요구르트 두 병으로 암 퇴치하는 법 39 밑져봤자 본.. 2013/08/10 11,979
286024 집주인의 집을 담보로 전세자금을 대출하는 제도가 생긴데요. 7 정말 2013/08/10 2,519
286023 지적인 여자분들은 어떤남자가 좋나요? 30 궁금 2013/08/10 11,823
286022 금나와라 뚝딱 막내사위ㅋㅋㅋ 3 귀여워요 2013/08/10 2,690
286021 골반이 비뚤어졌고 어깨가 한 쪽 내려갔어요. 성인발레 효과 있을.. 14 골반 2013/08/10 15,415
286020 ?... 2 갱스브르 2013/08/10 599
286019 누에고치 환이요.. uni120.. 2013/08/10 1,171
286018 고등학생 여조카랑 서울구경 어디가 좋을까요? 8 구구 2013/08/10 1,278
286017 아들둘 키우다 미칠것같아요...ㅠ 28 아들 2013/08/10 12,353
286016 요즘 에어컨은 심플하다못해 그냥 촌스럽네요 13 ... 2013/08/10 4,177
286015 살살치킨 소스도 주나요? 치맥 2013/08/10 873
286014 다이어트 도시락 배달 3 수정은하수 2013/08/10 2,309
286013 레이먼 쉐프 커리어가 어떻게되나요? 쉐프 2013/08/10 997
286012 부모님이 보실 LG 47" 티비 추천부탁해요! 2 꿀효녀 2013/08/10 1,340
286011 시원하네요 4 ㅇ ㅇ 2013/08/10 1,0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