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긴데요,, 제 상황 읽어보시고 현실적인 조언좀 해 주세요.
결혼 사년차입니다.
현재 저희는 외국에 살고 있습니다.
신랑은 결혼 전부터 외국에 있었고 지인 소개로 장거리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신랑은 지금 40인데 당시 젊은 나이에 외국에서 사업하고 있었고
제게 결혼 전 그동안 모은 돈은 시머어니가 계를 부어서 관리하셨고,
집은 한국에서 시부모님이 사시는 집(좀 큽니다) 줄여서 나눌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결혼하고 신랑 일 때문에 외국에 살 예정이라 당장은 집이 필요한게 아니었기에 전 찬성했죠.
거기다 시어머님이 아들 결혼 자금으로 투자하신 돈 1억이 있는데 집 살 때 그걸 주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시댁쪽은 저에게 어마어마한 예단비를 요구했습니다.
저는 약간 맘 상했지만, 너무 순진하게 알아서 해주시겠거니 하고
그동안 모은 돈 거의 털어서 예단이며, 결혼이며 했습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보니 당시 신랑이 한다던 사업체는 이미 문을 닫은 이후였고
그나마 그것도 본인 사업체가 아닌 다른 사람 명의의 사업체에 약간 투자금을 댄 직원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모았다는 계돈은 한푼도 없었고, 무직 상태였습니다.
결혼한다고 시부모님 졸라 삼천만원 받아서 겨우 결혼하고 푼돈 조금 가진게 다였습니다.
더욱이, 결혼 준비 과정에서 그동안 그렇게 시어머님이 가지고 있으시다면서 생색내시던 그 투자한 1억의 어음이
부도가 나 한푼도 건질 수 없는 상태였는데도 저한테 숨기고 결혼을 강행한걸 알게 됐죠.
제가 그 사실을 알고 난리를 피우자 시어머님께서는 아파트 대출 받아서 삼천만원 정도 더 해주셨고
거기에 제가 모은 돈 조금 보태서 조그맣게 식당 하나를 운영했습니다.
헤어질까도 생각했지만 저희 부모님 생각도 나고 또 남편도 철딱서니 없었을 뿐 나쁜 사람은 아니었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임신하고 있는 상태였기에 한번 해보자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그 식당마저 잘 안되어서 헐값에 넘기고 설상가상으로 한국에 있는 시부모님 집은 값이 반토막 나서
건질 것도 별로 없을 뿐더러 매매 문의조차 들어오고 있지 않습니다.
그 사이에 시누이는 이혼하고 아들래미 데리고 시댁에 들어와 살고 있고요.
하여간,, 저희는 가게를 정리하고 남편은 지인 소개로 회사에 취직했습니다.
그런데 스펙도 없고 (대학 졸업하자마자 너무 어렸을 때부터 자기 장사만 한 사람입니다.)
나이도 있는 관계로 겨우 취직된 그 회사도 사실 온전할 리 만무하지요.
4개월만에 월급이 안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월급 나와 봤자 비싼 여기 월세 내고 나면 쌀 살 돈 빼곤 남는게 없을 정도로 푼돈입니다.
그나마 제가 간간이 벌어서 살림 유지했는데 그 월세낼 월급마저 안나오니 힘이 너무 들더군요.
지금은 제가 벌어서 애키우고 월세 내고 살림합니다.
신랑은 사기꾼이라기 보다는 그냥 워낙 유복하게 자라서 돈 개념도 없고 그냥 어렸을 때부터 사업했던 사람이라
벌면 되려니,, 그리고 어려우면 항상 그랬던 대로 엄마가 해주려니,, 하는 철딱서니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지금은 애 아빠도 되고 세상 무서운 줄도 알고, 많이 겸손해 졌죠.
성품은 참 착하고 좋은 사람인데 문제는 이제 가진 돈이 없어서 사업도 못하고
취직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는게 문제죠. 가진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시댁도 저랑 결혼 전에는 그래도 나름 잘 사셨는데 부동산 폭락에 여러가지 악재가 겹쳐서 가세가 많이 기운 상태고요.
저에게는 지금 한없이 미안해 하시고 잘해주십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너무 지쳤습니다. 아무리 해도 깜깜한 이 현실이 답답해 우울증에 걸릴 것 같습니다.
그동안 저도 나름대로 번다고 애 키워가며 여기서 버느라 힘들었고, (저는 아이들 가르치는 수학과외 선생입니다.)
남편 사업 자금 보태고 살림 하면서 모자란 돈 쓰느라 제가 가진 돈도 거의 바닥난 상태입니다.
한마디로 말해 결혼해서 남편한테 다 쏟아붓고 가장 노릇하고 있고,
정작 시댁이나 남편에게서 받은건 하나도 없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한국에 들어가서 살자니 이 나이에 들어가 무슨 일을 할지도 걱정되고
사실 살 집도 없는데 시댁하고 합치자니 시부모님에 시누이에 조카까지 있는데서 제가 잘 살 자신이 없습니다.
지금도 돈 때문에 이렇게 싸움이 잦은데 시댁에 들어가서 살기까지 하면
이런 모습 다 드러나는 것도 싫고, 무엇보다 제 사생활은 아예 없어질 것 같습니다.
분명 저는 일해야 할텐데 집에서 편히 쉴 여유조차 없겠죠.ㅜ.ㅜ
제가 이렇게 힘들게 사시는 걸 친정 부모님은 모르시는데
이걸 아시면 저희 아버지 성격에 돌아가 버리실지도 모릅니다.
남편이나 시댁에 나쁜 인간들이라면 이혼이라도 할텐데, 신랑은 그냥 무능한 부잣집 도련님 스탈일뿐
너무도 착해 주변 사람들한테 좋은 아빠 좋은 남편으로 인정받을 정도라 참 속만 탑니다.
그런다고 일을 안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나름 노력하는데 안되는 거니 차마 버릴 수도 없고요,,
무엇보다 아이가 아빠를 너무 좋아합니다.
그리고 너무 순진하게 아무것도 조사안하고 말만 믿고 결혼한 제가 바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면서도 어떤 때는 숨막히게 신랑이 밉다가 어떨때는 한없이 불쌍하다가
어떨 때는 제가 답답해 죽을 것 같다가 어떨 때는 그냥 착한 남편이거 복으로 생각하자 싶다가..
마음이 하루에도 수천번씩 왔다갔다 합니다.
저는 이 상황이 답답해서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는데 대체 이 노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