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날 포장이사를 했어요.
15평정도의 투룸에서 역시 그비슷한 평수의 투룸으로 이사를 가는데 거리가 100미터정도 떨어진 근방이었어요.
아침에 이사를 하고 드디어 이사갈집에 짐이 들어가고, 그런데 우리가 원래 짐이 없었어요.
11년동안 쓴 230리터짜리 일반냉장고는, 버리고 오고, 이사가는 집이 거실만 크게 나오고 베란다도 크게 나오지 못하고 방두개도 너무 작아서 책도 몇박스씩 버리고, 작년겨울에 샀던 트리도 큰것을 사서 좀 비싼 값에 샀지만 결국 다 버리고 책장도 버리고 생선구이기및 자잘한 용품들을 많이 버렸어요.
그래서 짐이 별로 없을줄 알았는데 아저씨가 생각보다 짐이 많다면서 양심적으로 딱 5만원만 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우린 정말 짐이 없어요.
냉장고도 옮겨오지 않았고 (그 냉장고는 아직 쓸만하다고 그분들이 따로 용달불러 실고 가셨어요.)
소파도 없고, 장농도 없고 (행거로만 살았어요)
이번에는 행거를 없앨줄 알았는데 다시 그 행거를 설치하는데 아저씨가 행거도 설치할줄 몰라 쩔쩔매고
그냥 짐도 여기저기 다 풀지도 않았는데 신발신은발로 화장실만 연거푸 돌아가면서 들어갔다가 그 젖은 신발로 다 돌아다니고,
도우미아줌마도 신발신은채로 청소기끌고 다니고.
결국 그분들은 돈 5만원 받고 가셨어요.
11시 30분정도 되어서 가고싶어하시길래 점심값하시라고 보내드리고 우리끼리 남아서 책도 정리하다보니까,여기저기 긁히고 찍히고 부러진 게 여기저기 눈에 띄더라구요.
어쩐지 일할때부터 얼굴빛이 환하지못하고 우울하고 자꾸 짜증만 부리시더니,
그런데 포장이사할때 오는 트럭있잖아요. 그게 좀 작아보였어요. 그래서 그런가 따로 용달을 불러서 자기들이 쓸 냉장고도 실고 그외 책상도 실고 오던데 나중에 그게 혹시 용달비였나, 아니면 원래 따로 돈을 요구하는게 관례인가.
음료수랑 빵이랑 준비해서 드렸는데 사실 전 그걸로 끝내려고 했었거든요.
결국 좋은게 좋은거라고 돈 오만원 드리고 보내드렸는데 화장실들어간 신발로 이삿짐옮기고 여기저기 발자국들이 햇볕에 번들거리는게 그다지 좋아보이진 않더라구요.
그냥 오만원 드리고 보내드린게 잘한거라고 말씀해주세요..
여기저기 가구 스크라치 나고 다리 부러진거 보면 속상하고 게다가 우린 식탁도 없고 의자도 없는데 참 불가사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