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좀 여행을 여기저기 가보려고 해요.
자세한 사정을 구구절절 말하자면 남편은 4월, 6월, 9월에 각각 일주일씩 해외출장을 가요.
7월에 여름휴가로 아기랑 저랑 남편이랑 오키나와를 갈거고
9월에 남편이 싱가포르 출장을 가면 2-3일 더 연장해서 저랑 아기랑 합류해서 잠깐 놀고 올거고요.
12월경에 휴가가 좀 남는다면 괌을 3박4일 정도 한번 더 가려고요.
원래 4월에 남편쪽 외가인 대구로 내려가기로 했는데 그건 지금 여러가지 사정 (남편 출장 문제, 아기 감기 중, 저 업무과중)으로 일정이 진행될지 어떨지 어떻게 될지 모르겠고요.
5월쯤 친정부모님과 친정동생이랑 저희 가족 해서 제주도를 갈까 했었어요.
친정아빠가 퇴직하시거든요.
근데 남편이 제주도까지 가면 우리 너무 여기저기 자주 다니는거 같다며 아기도 힘들거 같고
본인도 출장 힘들고 어차피 5월엔 어버이날도 있고 이행사 저행사 많으니까
친정과의 여행은 차라리 아기가 커서 우리가 좀 시간이 날때 멀리 다녀오자고 해요. 아니면 괌 갈때 공식적으로는 말하지 말고 우리끼리 가는거처럼 해서 모두 같이 가자고...
내심 왜 한쪽 부모님과만 여행가나 싶은거 같아요. 본가에 눈치도 좀 보이는거 같고.
근데 남편 마음은 이해가 가고
저도 시댁이랑 여행가는거 힘드니까 그럴수도 있지 싶고 본인 외가에는 못 가게 됐으니까 더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 들지만
제 입장에서는 친정이랑 여행가면 부모님이 경비 다 내주시는거고
시댁은 여행 얘기가 나왔을때 그건 너희가 알아서 예약하고 우리는 몸만 간다는 식으로 말씀하셨기 때문에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들고
시댁 부모님 퇴직하셨을때 저희가 좀 돈 많이 써서 축하해드렸으니까
친정에는 돈 대신 몸 (시간)으로 정성을 보이는 것도 공평하다 생각이 들거든요.
또한 올해는 남편이 출장이 많아서 시간을 비우는 일이 잦은데 물론 본인도 힘들지만 그럴때마다 저는 육아살림 문제에서 남편의 공백을 채우느라 좀 더 고생하기도 하고요.
어쨌든 한 명이라도 흔쾌히 가자는 입장이 아니라면 안 가는게 맞겠지만요.
솔직히 사위는 여행가면 따라가기만 하는거지 어디 가도 운전도 저희 아빠가 하고 돈도 아빠가 내고 그런건데
며느리 입장에서 시외가에 가면 저는 반찬도 만들어가고 가서 이거저거 치우기도 하고 선물도 사가고 일하다 오거든요.
그래서 시댁과의 여행, 친정과의 여행을 단선적으로 비교할 수 없다고 보는데
친정 식구들과 어디를 한번 가려고 하면 시댁과도 한번 가야 한다면 전 좀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는데
부부 간에 여기까지 얘기를 하려고 하면 서로 너무 치사한 분위기가 형성될거 같잖아요.
그리고 시댁에는 저희가 어디 가는거 왠만하면 비밀이래요. 얼마전에 부산을 다녀왔는데 그것도 알리지 말라고 해서 비밀로 했어요. 카톡프로필 사진에 올렸다가 어머 그거 지우라고 하대요.
그렇다고 시부모님이 어디 안 다니시는거 아니고 시아버지는 외국에 친구분들이 많으셔서 일년의 1/3 정도는 혼자 외국에서 지내세요. 저희랑도 같이 가고 싶어하시는데 말씀을 들어보니 저희가 다 예약해서 어화둥둥 모시고 다니면서 가이드처럼 안내하고 기분 맞춰드리고 그런 여행을 원하시는 듯;;
아마 지금이라도 제가 자기야 그럼 우리 시댁이랑도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 가자고 하면 남편이 그럼 제주도 여행 가자고 흔쾌하게 나오겠지요. 근데 그렇게 진행한다고 해도 그게 공평한건지는 정말 잘 모르겠어요.
저는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인데 뭔가 빈정은 상하는데 이걸 말하자니 사람이 쪼잔하고 치사해지고 그렇다고 그냥 어 당신은 그렇구나 알겠어 하자니 기분은 나쁘고 그렇고... 익명게시판에 욕하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