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저번주 내내 바빠서 아기 자고서야 퇴근하고 그랬어요.
근데 지난주 걔가 태어나서 첨으로 감기에 걸려서 열이 많이 나고, 아주머니가 애 업고 혼자 병원 다녀와서 약먹이고 그랬었어요.
애 아빠도 일찍 온다고 왔지만 느긋한 사람이라 어이고 열이 나네... 그럼 낼은 어린이집 가지 말고 집에서 쉬어라... 그럼 아빠는 샤워하고 잘게 아가도 잘자~ 하는 스타일.
암튼 주말에도 토요일은 남편이랑 장보고 뭐하고 하느라 외출했고
일요일은 제가 오후에 출근해야 해서 친정부모님이 점심 먹으러 오신김에 집에 가면서 저 회사에 내려다 주고 간다고
그러고 있었는데
애가 계속 저를 붙들고 방으로 들어가고 옷장 속으로 들어가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애 아빠가 누구야 우리 다 같이 놀아야지 밖에 나와서 다 같이 놀자 그랬더니
말도 잘 못하는데 할머니...? 할머니...? 그래요. 왜 갑자기 할머니를 찾나 그게 뭔가 하고
다시 끌고 나와서 노는데 제 전화기를 갖고 놀길래
누구야 엄마 이제 좀 있다가 회사 갈거야 그러니까 전화기 줘야돼. 그러니까
굉장히 서운한 얼굴로 입을 삐죽삐죽 하다가 전화기를 주고 고개를 돌리고 울음을 참아요 ㅎㅎㅎ
그러니까 친정부모님이 하는 얘기가, 아마 아기 입장에서는 할머니가 엄마 회사 데려다 준다고 하니까
엄마를 숨겨놓으려고 자꾸 방에 들어가고 옷장 속으로 들어가고 그랬다고
그래서 할머니 갔냐고 물어본거라고 그랬어요.
그러니까 아기는 저랑 같이 있고 싶은 거래요.
아... 그렇겠죠 분명히...
지금도 회사인데 걔가 삐죽삐죽했던 표정이, 계속 신경이 쓰여요.
너무 싫은데 어쩔수 없지 했던 표정인데
그냥 말로만 들었을때는 아주머니랑도 잘 지내고 어린이집도 좋아하고 제가 나가면 아빠랑도 신나게 놀고 한다고 했는데
정말 진짜 괜찮은건지 아니면 그냥 꾹 참고 있는건지 신경이 쓰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