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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피안까지 흐르는 강이 있네
그 강은 어떤 사람에게는 한 발자국에 건널 수 있는 개울
그 강은 어떤 사람에게는 다리를 놓아야만 건널 수 있는 한강
그 강은 어떤 사람에게는 배가 있어야만 항해할 수 있는 동해바다
그 강은 어떤 사람에게는 평생 날아오를 수 없는 별까지의 거리였네
한 사람이 강을 건너는 법을 가르쳐 주었지
그에게 강이란 개울과 바다 사이에 있는 갠지스강이나 나일강
뗏목이면 건너갈 수 있다고 비유를 들었네
그 뗏목이 불경과 성경과 코란일 수도 있고
그 뗏목이 생과 사를 가르는 호흡일 수도 있고
그 뗏목이 스승이 제자에게 가르쳐 주는 비밀지식일 수도 있지만
뗏목으로 건넌 후에는 뗏목을 잊어야 한다고 말했네
뗏목의 항해술이 적힌 매뉴얼을 암기하는 모범학생들이 있고
뗏목의 항해술을 새로 개척하는 모범학생들이 있네
지구는 피안의 행복에 이르는 지식들이 넘쳐나는 도서관이네
뗏목은 애욕이며 돈이며 권력이며 명예라고 주장하는 현실가도 있고
뗏목은 천체망원경이며 컴퓨터이며 로켓이라고 말하는 과학자도 있네
뗏목의 지식은 팔만대장경의 비유와 용량을 넘쳐나는 홍수가 되었네
그 홍수는 피안까지의 거리를 바다처럼 넓히는 중이네
뗏목을 사랑하는 자
어머니가 자식을 돌보는 두 손의 심장처럼 기뻐하고
연인들이 서로에게 반한 눈과 귀의 심장처럼 괴로워하네
자식의 일생은 죽음의 시간 앞에서 번개의 찰나이며
연인의 얼굴은 해골 위에 가죽을 입힌 유전자의 화장임이 보이지 않네
뗏목을 잊어버리는 법은 박물관의 금고 속에 잠자고 있네
- 김백겸, ≪뗏목의 비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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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26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3년 3월 26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3년 3월 26일 한겨레
장봉군 화백이 안식월 휴가에 들어가 <한겨레 그림판>은 2월 12일부터 쉽니다.
2013년 3월 26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303/h2013032520332075870.htm
오늘은 다른 코멘트 필요 없고 경향 장도리 강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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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상을 강자와 약자, 성공과 실패로 나누지 않는다.
나는 세상을 배우는 자와 배우지 않는 자로 나눈다.
- 벤저민 바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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