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세상사가 부질없네요...

쩜쩜 조회수 : 1,899
작성일 : 2013-03-25 22:35:08
2년동안 다니던 주말농장..
농사에 필이 꽂히기도 했었지만
정말 정많고 좋으신 밭 주인 내외분 덕분에 더욱 정을 붙이고 열심히 다녔어요.
올해는 이사가고 못하게 되어 밭정리하고 인사드리러 갔는데

사모님이 검은 옷을 입고 어딜 다녀 오시네요..
반갑게 인사드리고 올해는 못 하게 되어 죄송하단 말씀드리고
어디 다녀오셨냐구.. 사장님은 어디 가셨냐구 여쭸더니..

지난 달에 돌아가셨다고 하네요...
올해 75세..

나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젊으셨고
가면 항상 반갑고 정겹게 맞아주시고
항상 밭에서 뭔가를 부지런히 하고 계셨고

전이라도 하나 부쳐서 막걸리와 함께
넉넉한 모습으로 주말농장 회원들을 맞아 주시고
아직 어린  우리 아이들도 너무 이뻐해 주시고..
친정아버지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정이 들었던 분인데..

같은 성씨시라 농장에 가면 '*여사님 오셨습니까~'
하시며 반갑게 맞아주시고..
'우리 *씨 여자들이 똑똑하고 재주가 좋아~
배추도 이리 잘 키우잖아~'
하시며 초보 농부 칭찬해 주시고..

재작년엔 사모님 고희연을 준비하시면서
손수 마당 하나하나를 정성껏 손질하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는데..

그렇게 자연과 함께 하시면서 건강해 보이셨는데..
위암이셨다고 하네요...
매년 건강검진하셨는데도 발견했을 때는 뼈까지 전이되어 손을 쓸 수 없었다 합니다..
암이 오신지 4달 만에 그렇게 황망하게 가셨다고 하네요...

어쩐지 배추 키우느라 한참 바쁘던 작년 가을겨울..
잘 보이지 않으신다고 했어요..
워낙 찾아오시는 분도 많고 하셔서 그냥 바쁘신가보다 했었는데..
인사도 제대로 못 드리고 그렇게 가셨네요..

사모님과 정말 사이좋으셨는데..
사장님~원장님 서로 존중해 주시며..
사모님 혼자 계신 모습에 제가 적응이 되지 않네요..
얼마나 마음 아프실까요..

연배가 비슷하신 친정 부모님, 시부모님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없네요.
항상 웃으며 맞아주시는 우리 부모님들..
항상 그 자리에 계실 것 같은...
어느 날 이렇게 황망히 가버리실 수 있는 거군요...

오늘 밤은 좋은 곳에 가시게 해 달라고 기도드려야겠습니다..
자꾸 눈물이 나네요..
IP : 112.170.xxx.24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콩콩이큰언니
    '13.3.25 10:49 PM (219.255.xxx.208)

    저는 얼마전에 이제 29살 된 그런 친구를 보냈답니다.
    아마도 심장마비라나봐요.
    장례도 짧게 끝내버려서 한밤중에 남양주까지 달려갔다 왔습니다.
    아주 친했던것도 아니고 늘 투닥거렸던 기억...그 목소리가 너무 생생한데...
    장례식장을 가는 도중에는 이게 현실인가? 이러면서 갔고 다녀오고는 잠이 안오더라구요.
    일주일을 넘게 잠도 제대로 못자고...결국 코피까지 나더라구요.
    지금도...생각하면 황망하네요.
    편한 곳 가셔서 자유로우실 거라고....그리 믿고 싶어요. 원글님도 그리 믿어주세요.

  • 2. ㅠㅠ
    '13.3.25 10:54 PM (222.237.xxx.150)

    왜이렇게 좋은분들은 빨리 데려가시는 건지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3. 마그네슘
    '13.3.25 11:51 PM (49.1.xxx.69)

    에구...어르신께서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기를 바래 보네요.

  • 4. 삼가 고인의
    '13.3.26 12:24 AM (61.33.xxx.76)

    명복을 빕니다 아주머님 또 찾아 뵙는건 어떨까요 혼자 계시는거 안 좋은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34107 한살림은 매장가서 그냥 사면 되는건가요 ? 5 한살림 2013/03/26 1,858
234106 팁코주스 드셔보신분,, 평 좀 부탁드려요 3 예비맘 2013/03/26 1,272
234105 투게더 카카오무스 맛은 어디 파나요? 1 투게더 2013/03/26 572
234104 안경알은 어떻게 닦아야 투명하고 깨끗하게 될까요 5 ..... 2013/03/26 2,521
234103 중학교 진단평가 7 .... 2013/03/26 2,129
234102 배꽃이 언제 피나요? 3 부우웅 2013/03/26 1,093
234101 날씨 따뜻한가요? 2 궁금 2013/03/26 836
234100 그럼 머리결 좋아지는 비결은 있으신가요? 31 예뻐지자 2013/03/26 6,056
234099 저희 부부싸움 후 서로 자기가 맞다고 합니다. 40 82의 의견.. 2013/03/26 3,991
234098 카드 결제일 결제 안되면 다음날 카드 못쓰나요? 5 ... 2013/03/26 1,595
234097 지금 하동구례가는데 어디갈까요? 5 겨울 2013/03/26 1,139
234096 한혜진의 집념.... 4 신념 2013/03/26 4,638
234095 삼보 tg 노트북 생각보다 훌륭하네요. 2 도미노 2013/03/26 706
234094 아이 목에 뭔가 계속 걸린것 같다는데 무얼 해줘야 할까요 3 엄마 2013/03/26 844
234093 '누드 파문' 심재철, 아직까지 연락두절? 10 세우실 2013/03/26 1,831
234092 결혼 1년.... 이혼을 생각하게 되네요. 17 8318 2013/03/26 16,931
234091 남편이 뉴스타파 보면서 재밌네? 다른거 또 틀어봐 하네요 1 ^^ 2013/03/26 559
234090 위와 장이 안 좋은 사람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10 ... 2013/03/26 8,592
234089 골뱅이 무침에 전복을 대신 쓰면 이상할까요? 6 궁금이 2013/03/26 1,041
234088 조금만 신경을 쓰면 머리가 아파요 무슨증상인가요? 2 질문 2013/03/26 2,256
234087 중학1년 남학생 여름방학해외연수ᆢ 7 늦둥이맘 2013/03/26 771
234086 꿈을 꾸는데요. 이상한 맘 복잡한 꿈이요... 머리 아프네.. 2013/03/26 455
234085 공기청정 가습기 추천 좀 해주세요 2 비염 2013/03/26 1,063
234084 국민행복기금에 대해 82는 조용하네요. 14 .. 2013/03/26 2,000
234083 재활용으로 버리나요?? 4 전선 2013/03/26 1,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