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세상사가 부질없네요...

쩜쩜 조회수 : 1,883
작성일 : 2013-03-25 22:35:08
2년동안 다니던 주말농장..
농사에 필이 꽂히기도 했었지만
정말 정많고 좋으신 밭 주인 내외분 덕분에 더욱 정을 붙이고 열심히 다녔어요.
올해는 이사가고 못하게 되어 밭정리하고 인사드리러 갔는데

사모님이 검은 옷을 입고 어딜 다녀 오시네요..
반갑게 인사드리고 올해는 못 하게 되어 죄송하단 말씀드리고
어디 다녀오셨냐구.. 사장님은 어디 가셨냐구 여쭸더니..

지난 달에 돌아가셨다고 하네요...
올해 75세..

나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젊으셨고
가면 항상 반갑고 정겹게 맞아주시고
항상 밭에서 뭔가를 부지런히 하고 계셨고

전이라도 하나 부쳐서 막걸리와 함께
넉넉한 모습으로 주말농장 회원들을 맞아 주시고
아직 어린  우리 아이들도 너무 이뻐해 주시고..
친정아버지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정이 들었던 분인데..

같은 성씨시라 농장에 가면 '*여사님 오셨습니까~'
하시며 반갑게 맞아주시고..
'우리 *씨 여자들이 똑똑하고 재주가 좋아~
배추도 이리 잘 키우잖아~'
하시며 초보 농부 칭찬해 주시고..

재작년엔 사모님 고희연을 준비하시면서
손수 마당 하나하나를 정성껏 손질하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는데..

그렇게 자연과 함께 하시면서 건강해 보이셨는데..
위암이셨다고 하네요...
매년 건강검진하셨는데도 발견했을 때는 뼈까지 전이되어 손을 쓸 수 없었다 합니다..
암이 오신지 4달 만에 그렇게 황망하게 가셨다고 하네요...

어쩐지 배추 키우느라 한참 바쁘던 작년 가을겨울..
잘 보이지 않으신다고 했어요..
워낙 찾아오시는 분도 많고 하셔서 그냥 바쁘신가보다 했었는데..
인사도 제대로 못 드리고 그렇게 가셨네요..

사모님과 정말 사이좋으셨는데..
사장님~원장님 서로 존중해 주시며..
사모님 혼자 계신 모습에 제가 적응이 되지 않네요..
얼마나 마음 아프실까요..

연배가 비슷하신 친정 부모님, 시부모님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없네요.
항상 웃으며 맞아주시는 우리 부모님들..
항상 그 자리에 계실 것 같은...
어느 날 이렇게 황망히 가버리실 수 있는 거군요...

오늘 밤은 좋은 곳에 가시게 해 달라고 기도드려야겠습니다..
자꾸 눈물이 나네요..
IP : 112.170.xxx.24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콩콩이큰언니
    '13.3.25 10:49 PM (219.255.xxx.208)

    저는 얼마전에 이제 29살 된 그런 친구를 보냈답니다.
    아마도 심장마비라나봐요.
    장례도 짧게 끝내버려서 한밤중에 남양주까지 달려갔다 왔습니다.
    아주 친했던것도 아니고 늘 투닥거렸던 기억...그 목소리가 너무 생생한데...
    장례식장을 가는 도중에는 이게 현실인가? 이러면서 갔고 다녀오고는 잠이 안오더라구요.
    일주일을 넘게 잠도 제대로 못자고...결국 코피까지 나더라구요.
    지금도...생각하면 황망하네요.
    편한 곳 가셔서 자유로우실 거라고....그리 믿고 싶어요. 원글님도 그리 믿어주세요.

  • 2. ㅠㅠ
    '13.3.25 10:54 PM (222.237.xxx.150)

    왜이렇게 좋은분들은 빨리 데려가시는 건지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3. 마그네슘
    '13.3.25 11:51 PM (49.1.xxx.69)

    에구...어르신께서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기를 바래 보네요.

  • 4. 삼가 고인의
    '13.3.26 12:24 AM (61.33.xxx.76)

    명복을 빕니다 아주머님 또 찾아 뵙는건 어떨까요 혼자 계시는거 안 좋은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39022 옥상에서 껴앉고 있던 남녀 중학생 22 부모마음 2013/04/08 5,256
239021 엉터리 범죄 통계… 검·경 2년간 '쉬쉬' 1 세우실 2013/04/08 524
239020 연락차단, 인간적으로 좀 별로죠? 4 .. 2013/04/08 1,712
239019 중학교내의 모든 과학관련 대회를 다 참여 해야 하나요? 11 서울과고목표.. 2013/04/08 1,302
239018 러버*** 물걸레 쓰시는 분? ... 2013/04/08 484
239017 베스트에 삼각김밥보고 삘받아서 재료 사려고 하는데요..ㅋ 4 삼각김밥 2013/04/08 1,089
239016 까다로운 손님과 주인.. 1 미용실 2013/04/08 989
239015 50대 중반인 이모들에게 줄 결혼 답례품 추천 좀 해주세요 3 선물 2013/04/08 1,542
239014 빌라 리모델링(인테리아 말구요..)어디 없을까요? 2 인테리어아님.. 2013/04/08 952
239013 슈퍼스트롱이라고 적혀있는데요 1 도자기 종류.. 2013/04/08 973
239012 노스페이스 거위털 패딩 드라이 맡겨야죠? 4 드라이 2013/04/08 3,390
239011 사람을 자꾸만 비난하고 평가하게돼요... 4 휴휴 2013/04/08 1,580
239010 수행평가 2 중1 2013/04/08 689
239009 뭔가 여자들이 차 태워주는것에 민감한것 같아요 24 남녀차이 2013/04/08 7,282
239008 암 전단계라면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할까요? 5 2013/04/08 1,342
239007 현대모비스는 초봉 6천씩 받더군요. 16 가키가키 2013/04/08 18,381
239006 쌀 어디서 사드세요? 3 ㅇㅇ 2013/04/08 799
239005 초등학교 5학년 수학 ..과외를 해야할까요? 라떼가득 2013/04/08 1,054
239004 제발 고정닉 좀 써 줬으면 하는 소망이 있네요. 2 너무 큰 바.. 2013/04/08 608
239003 라식수술잘하는곳 2 수정은하수 2013/04/08 1,241
239002 존경할수 있는 사람 밑에서 일한다는게... 4 ... 2013/04/08 1,163
239001 이수역피부과 에서 물광피부 물광주사 설명 해드릴께요 ^^ 1 지승준역시 2013/04/08 3,262
239000 저같은 여자는 아예 감정이라는게 없었어야 맞는건데.... 5 ..... 2013/04/08 1,236
238999 정권 바뀌고 핸드폰 보조금 지급 제도가 없어진게 사실인가요? 1 ... 2013/04/08 1,136
238998 작년 한국인 월급표.jpg 11 ,, 2013/04/08 3,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