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에 털이 긴 검은 길냥이 녀석이 절 물었네요. 만지기 시작한지 몇 달 되기도 했고 오늘은 귀청소까지 해줬는데.. 누워서 뒹굴거리며 놀다가 다른 검은고양이가 밥을 먹으러 오는 걸 보고 기분이 안 좋았던 걸까요. 누워있는데 이가 어떤가 보자..그러면서 손을 가져가니 순식간에 물어요. 늘 절 보면 누워서 양양대며 뒹굴뒹굴 하거든요. 그러면 만져주고요. 똑 같은 자세였는데 이런 일을 당했네요.
그런데 이 녀석이 태생이 길냥이는 아니었던 거 같아 광견병주사를 맞았을거라고 믿고 싶은데 또 모르는 일이고, 무엇보다 여기저기 찾아보니 고양이가 물어서 붓고 수술하고 그러는 경우도 꽤 많은거 같아요. 대부분 집 고양이에게 물린 경우인데 집고양이라 별일 아닐거라고 생각하지만, 80%정도가 물린 후 감염이 된다고 나와있기도 하네요. 저도 슬 슬 겁이나는게 일요일이라 아침에 응급실에라도 가 볼까 궁리중이예요.
물린 자리가 손목인데요, 고양이에게 물려보긴 처음이었는데 물자마자 피가 날 정도로 깊게 물었어요. 한 쪽은 뼈 가까이 깊이 물렸는지 물리는 순간 아프다는 느낌이 있었죠. 바로 들어가서 씻어야 했었는데 왜 그랬는지 황당해서 물린 자리를 이녀석에게 보여주면서 왜 물었니 왜 그랬어 그랬더니 잘 못 한 건 아는 거 같네요. 전혀 못 보던 표정을 지으면서 가만히 앉아있어요. 얼덜결에 물고 미안하다고 느끼는 걸까요. 자기도 이유없이 그러진 않았을 텐데 물어도 대답을 못하니...
들어와서 비누로 씻고, 알코올이 있었는데 또 찾으려니 어디 뒀는지 찾을 수가 없어서 그냥 상처난데 바르는 약을 바르고 있었죠. 그러다 또 생각하니 이러다 일이 커지면 안 될거같아, 알코올을 사다가 다시 세척하고 약바르고 붕대로 감았거든요. 그런데 물린자리가 붓고 있네요. 물린지 14시간 정도 지났는데 한 곳이 가로세로 약 2.5cm정도 모기에 물린 듯 부풀어 오르고 열이나네요. 지금 사진찍어 놓고 부은 자리를 싸인펜으로 대충 표시했어요. 내일아침 더 부었는지 아닌지를 알아보려고요.
나비나 보미 그리고 마루는 한 번 도 절 문적이 없거든요. 특히 보미는 태생이 길냥이었으면서도 할퀸적도 문적도 없어요. 딴엔 귀찮은 일 일 귀청소 같은 걸 해줘도 그렇고 얌전했거든요. 어떻게 보면 보미가 특이한 고양이 일지도 모르지만요. 나비도 떡 주무르듯 해도 귀찮은 목소리를 낼 지언정 할퀴거나 문 적이 없는데 이 녀석에게 물리고 나니 좀 심리적으로 움찔하게 되네요. 좀 더 날이 따듯해지면 병원에 데려가 검사해 보고 긴털이 너무 엉켜 손을 쓸수없는 상태라 미용을 시켜주려고 했는데 말이죠.
그런데 키우는 고양이라고 해도 주인을 끊임없이 무는 경우가 있긴 한가봐요. 오늘 오후에 아는 가게에 가서 이야기를 했더니 그 집 딸이 키우는 고양이는 10살이 넘었는데 여전히 정기적으로 주인을 문다고 하네요. 이것도 분명이 고양이 딴엔 이유가 있을텐데 말이죠..
마루는 데려가고 싶다는 사람이 계속 연락을 해 와서 제가 아무래도 마루는 데리고 살아야 할 거 같다고 하면서, 류키미아에 걸린 5개월 피오나 이야기를 했어요. 만일 이 녀석이 후에 음성으로 판정이 되면 데려다 키우실 생각이 있는지..주사며 중성화까지 시켜주겠다고 했더니 그러고 싶다고 하네요. 무엇보다 이달 말 피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주길 바랄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