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정에서 거절을 제대로 못했어요.
부모님 특히 엄마가 뭔가 시켰을때 거절을 하면 많이 혼났고
불이익을 당하곤 했어요.
엄마가 시키는 걸 하지 않으면 나만 밥을 주지 않아서 굶긴다거나
내 물건을 다 갖다 버리거나 아예 없는 사람 취급했어요.
뭘 물어봐도 대답도 안하고 투명인간처럼 대했어요.
엄마가 그렇게하면 동생들도 다 따라했기 때문에
동생들과도 별로 친하지 않아요.
여하튼 그랬기때문에 인간관계에서도 거절하는 걸 두려워했어요.
거절하면 어떤 불이익이 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혔어요.
그래서 늘상 핑계를 대거나 그럴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곤 했지만
솔직히 핑계라는거 모르겠어요?
솔직한 사람들은 왜 핑계대느냐고 해서 또 싫은 소리를 듣게 되다보니
거절도 못하고 해주기는 하지만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해주고
속앓이를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거절을 할 상황이 되면 대판 싸우거나 인간관계가 끊어져 버리는 식이었어요.
상담도 받고 심리학책도 읽으면서 거절에 대해서 새로이 익히기 시작했어요.
거절을 해서 끊어질 인간관계는 건강한 인간관계가 아니다.
건강한 인간관계는 서로 거절할수 있는 인간관계다.
지금 조금씩 거절하는 방법을 익히고 있어요.
얼마전에 면접을 봤어요.
그쪽에서는 저를 굉장히 마음에 들어하는데 저는 그다지 내키지 않았어요.
당장 확답을 달라길래 좀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고 고민하다가
오늘 어렵게 거절하는 전화를 걸었어요.
다행히 상대편에서 제 의견을 잘 받아주셨지만 정말 수화기 잡은 손이 달달 떨리고
목소리도 떨리더군요.
아직도 갈길이 멀지만 이렇게 거절하는 방법도 배워가려구요.
저처럼 거절공포증을 가지신 분들 같이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