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남자친구, 시댁의 가난 이겠죠.
여자나 아내, 친정쪽 가난은 혐오의 대상이 아니라 감싸주고 지원해주어야 할 대상이고..
여기도 많이 올라오잖아요. 남자친구네 집이 너무 가난한데 결혼해야 할까요? 하는 글 올라오면 댓글의 99.9%는 결혼은 현실입네, 가난이 창문으로 들어오면 사랑이 대문으로 도망치네(이런 걸 또 82명언이라 떠받들며 되새기고들 계시더군요) 원글님은 그거보다 더 좋은 남자를 만날 자격이 있네(제3자 눈에 보기에는 남자나 여자나 고만고만해 보이는 조건임에도)... 등 등...
반면에 남동생 or 오빠가 결혼할 여자가 너무 집안이 못 산다- 거나 아니면 내 조건에 비해서 너무 과분한 남친이 대시를 해오는데 너무 부담스럽다- 이러면 또 댓글방향이 바뀌죠.
원글님도 우월한 남자의 선택을 받을 자격을 충분히 갖추었으니까 그남자가 달려드는 것이네, 나 아는사람도 그런 결혼 했는데 남편도 너무 아껴주고 시부모님도 못산다고 구박하지도 않고 너무 잘해주시네... 어쩌고 저쩌고...
이 글 적으면 또 남자쪽 글에 댓글단 사람들과 여자쪽 글에 댓글단 사람들이 전부 같은 사람들이 아닌데 왜 82를 싸잡아 얘기하느냐. 고 댓글달릴지 모르겠지만... 비슷한 글이 오랜 시간동안 같은게시판에 주기적으로 계속 올라 오고 거기에 되풀이되는 댓글 방향 역시 항상 비슷한 방향인데 굳이 싸잡지(?) 못할 건 또 뭐가 있을까 싶으네요.
쓰다보니 계속 생각이 나는데, 이거 뿐이 아니라 82에서의 유복함, 사랑많이 받고 자람, 깍듯한 예의, 깔끔하고 청결함... 에 대한 선망? 이랄까 강박? 이랄까.. 하는건 고질적이죠.
물론. 그런 미덕(?)들은 시댁, 남편이 갖추지 못했을 경우에는 경멸받아 마땅하지만,
며느리, 아내, 올케는 갖추지 못했어도 감싸주어야 할 존재이구요.
얼마전에 없는집에서 시집온 올케가 내(시누이 입장)가 친정에서 사랑받고 지원받는 걸 질투하고 열폭하는 것 같다. 며느리는 곱게 사랑받고 자란 집에서 들여야 되겠다. 라고 시누이분이 올리신 글에 단체로 올케빙의... 상상을 초월하데요. 원글님이 친정에 계속 가니까 올케가 불편해서 그런 기색을 내비치는 거 아니냐. 친정에 너무 자주 가지 마라. 이러면서들.
'너무 없이 자란사람은 성격이 비뚤어지고 열폭이 심하며 유복한 집안에 사랑 받고 자란 사람이 오히려 성격이 순진하니 구김살없고 착하다' 하는 이론을 열심히 신봉하시던 82분들이... 말이죠........... 올케가 아니라 시동생, 시누이였어도 이랬을까 하는 댓글들이... 퐈...ㅋㅋㅋ
작년에 통영초등학생 살해사건 때, 그 죽은 아이의 기구한 뒷이야기를 캐낸 기사에 아이 너무 불쌍하다.
어른들의 잘못이다. 하는 동정리플이 줄줄이 달렸는데, 전 그때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저 얘기를 조금 각색해서 82에다가 '아이 친구가 우리 집에 와서 냉장고 음식을 맘대로 꺼내 먹어요.
언제 한번은 제가 키우는 토마토 밭에 와서 토마토를 먹어도 되냐고 묻길래 차마 거절하기는 뭐해서 그러라고 했더니 이젠 저희 밭에 몰래 들어와서 토마토만 따먹고 가네요.
동네 중국집 아저씨한테 새벽에 전화를 걸어서 밥 사달라고 했던 적도 있다고 해요. 나이답지 않게 너무 넉살스럽더라구요. 저녁 여섯 시까지 집에도 안 들어가고 하릴없이 서성대고 있고... 이 아이 어떻게 해야할까요?' 라고 댓글달면, 82 댓글 반응이 어떨까... 보나마나 이렇겠죠.
- 그런행동은 예의가 아니다 라고 야단치고 돌려보내셔야죠.
- 아마 부모가 방치하는 애 같은데 원글님 아이도 저 애하고 가급적 어울리지 말라고 주의시키세요.
- 그런 애들 불쌍하다고 너무 잘해주면 나중엔 기어 올라요. 선을 딱 그으세요.
솔직한 말로는...
없이 사는집, 못 사는 가정 이야기에 달리는 댓글들을 보면 여기는 새누리당, 이명박같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펴는 당에 다들 지지할 것 같은데,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전부 이명박혐오에 열렬한 진보주의자가 되니... 그 간극에 놀라울 때도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