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금 나름 잘나가는 쉐프입니다.
케이블 요리프로에 자기 이름 걸고 몇 번 방송하기 시작하며 자신의 네임 브랜드를 대중화 시키는 일에도 성공했죠.
하지만 그는 대중은 모르는 이면이 있어요.
그를 처음 만났을 때 한결같은 선배로서의 조언과 배려에 두터운 신뢰감을 느꼈고 뒤이어 무한한 신의로 저는 그에게 보답
아닌 보답을 했어요.
그리고 잠시 일자리 문제로 방황할 때 그의 도움으로 자리를 잡고 일하게 되었죠. 그래서 그분과 하는 일이 즐겁고 힘들어
도 희생이라는 생각은 조금도 생각치 않았어요. 오히려 근 1년 다되어가는 동안 병원에 들락거려도 그걸 간과한채 옆에서
힘이 되어 주고 싶었죠.
그러다.. 점점 제 몸은 지쳐가고 몸이 지치니 마음도 지쳐 그 사람과 저는 서로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며 돌아서게 됐어
요. (약간의 언쟁으로 상황이 악화되자, 저는 그 분께 "신뢰가 없는 이 상황에서 더 이상 일하는건 무리다" "더 상황이 나빠지기 전에 내가 퇴사하는 편이 나을 듯하다" " 그렇지만 여기 사정이 있으니 원하시는 만큼 인수인계를 해드리고 퇴사하겠다" 라고 말씀 드렸어요. 그러자 돌아오는 답은 " 맘 떠난 사람과는 하루도 함께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저는 퇴사 의사를 밝힌 날 바로 그만두게 되었죠.)
제가 먼저 밝힌 퇴사의사였고, 제 잘못도 있었으니 상황이 악화 된거다.. 이런 생각으로 제 스스로에게 위안을 주며
일터를 나왔습니다.
그렇지만 인간적인 배신에 3일동안 잠만 잤습니다. (그 사람은 저 퇴사한 날 아무렇지도 않게 페이스북에 치킨먹은 사진을
올리며 지인들과 어울리더군요...)
하루에 겨우 먹게 되는 한끼도 찾아 먹기 힘든 건 당연했고, 혹여 손님이 그냥 돌아갈까 10분도 안되는 시간에 배를 채우
느라 체하기도 일쑤였어요. 그나마 점심 한번 사먹는 것도 눈치보였고, 제가 꺼낸 일자리에 관한 공적인 대화도 그의 가족
에게 알려져 저한테 다시 돌아오기 일쑤였어요.
제가 일하는 곳은 사방이 유리창으로 되어 있어 주변에서 일하시는 모든 분들에겐 초창기때 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곤했는
데, 주변 큰 건물 경비아저씨가 그 분께 제가 한번도 앉아서 쉬는 걸 못봤다며 한소리 하고 간적도 있었죠.
하지만 그런 일들로 그 분께 탓할 맘은 없었어요. 제 스스로의 결정이었으니..그리고 그분을 신뢰하는 맘으로 그랬으니..
그 후 관계가 틀어지고 상처 받은 맘에 두문불출하다.. 한달 간 요양을 하며 처음엔 원망하는 맘이 무척이나 컸답니다.
하지만 이내 스스로에게 자문했어요. 이 감정싸움이 도대체 왜 시작되었는가..
지나고 나니 어리석었다 싶더라구요. 그 사람에 대한 감정을 정리해야 제가 편해질 것 같아.
한달이 지나고 먼저 연락을 했어요. "지나고 나니 아무일도 아니었더라..그 동안 고마웠고, 잘지내라" 라고요.
바로 답변이 왔어요. "먼저 연락해줘서 고맙다고"...
그렇게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관계 회복되었다고 생각하며 2년여를 지나왔는데...
방송에 출연하며 내 놓은 메뉴들과 그 관련 레서피들이 제것과 제 지인것을 도용해서 마냥 홍보하는 모습과 예전에 마음
추스리며 먼저 연락한 내 행동을 보고 " 지가 잘못이 크니 먼저 연락하는거봐"...라고 비아냥댔던걸 어제 지인이;;;친절히
(?) 전해 주는 바람에 다시금 예전의 배신감이 되살아났어요...
그래서 잠도 뒤척였고....
그 말을 전해준 지인 역시 그 사람에게 인간적 배신감으로 퇴사를 한 상황에 저에게 이런 저런 얘길 꺼내다.. 저를 빗대어
그 사람의 좋지 않은 면을 어필한거죠...저한테..
솔직히 그 말을 전한 지인한테도 화가 나고, 그랬던 그 사람한테도 화가나고.....그런 밤이였어요.
성공에 목메여 대중에게 자기를 과대 포장하는 그 사람... 남의 지적재산을 선배라는..오너라는 명목으로 자기것으로
만들어 목소리 높이고 있는 그 사람...너무도 쉽게 대중에게 거짓말을 하는 그 사람...참 미웠던 하루입니다.
-어느 유명인의 논문 표절... 등등의 일들로 제 지나간 얘기가 더 생각나는날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