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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은근슬쩍 시키는 딸아이

음... 조회수 : 1,629
작성일 : 2013-03-20 18:21:43
딸아이가 이번에 고등학생이 되었어요 
밤 12시쯤 자서 아침에 6시에 일어나니 주중엔 본인도 피곤해서 절절 매더군요 

언젠가부터 딸애가 은근슬쩍 엄마를 부려먹어요 
엄마 물좀 엄마 양치좀 엄마 이것좀 양말통에 엄마 이것좀 ..
사소한 심부름이죠 
아침에 저에게 또 사소한 심부름을 시켰는데 제가 화를 냈어요 
엄마를 요즘 너무 만만하게 보고 부려먹는것 같다고  
저 어릴때는 아니 지금도 마찬가지죠 
엄마가 비록 지나가는 길이었어도 엄마에게 가는길에 뭣좀 
가까우니까 이것좀 이런식의 부탁은 감히 못했었어요 
우리집이 딱히 엄한 집안은 아니었는데 알게 모르게 교육이 되었던 부분인거죠 
어른에게 함부로 부탁하면 안된다는거, 어른 몸에 함부로 손대면 안되는거
어른들 앞에 지나가면 안되는것들 ......... 이런건 뭐랄까 예의 이런걸 떠나서 
어른을 어렵게 대하라는 부분에 대한 교육인거죠 
우리애를 포함해서 요즘애들은 어른을 안 어려워 하고 무서워하지도 않아요 
차라리 아이가 더 어릴때는 저처럼 엄마에게 저런 부탁 쉽게 하지 못했었어요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최근들어 저런 부탁들을 쉽게 하기 시작한것 같아요 
이건 아마 머리가 굵어져서  엄마가 어릴때보다 덜 무서워 져서 그러는건가 싶기도 해요 
이럴때 제가 선을 그어줘야 하는건지 아니면 걍 부탁을 들어줘야 할지 판단이 안 서요 
사소한거지만 이런 교육이 안 되어 있으면 밖에 나가서 안 새리란 보장도 없고 
선생님 가시는 길에 저 커피한잔만 ㅋㅋㅋㅋㅋ 이런 하극상이 벌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아이는 아침에 너무 바쁘고 고등학교 가니까 몸이 천근만근이라 힘들다 
엄마가 가까이 있으니까 부탁좀 들어주면 안되냐는거죠 
자기는 부탁을 한건데  왜 엄마는 시킨다고 생각하냐 이렇게 말해요 
애 말을 들어보면 애 딴엔 합리적이예요 
그러니 아이는 부탁하는걸 고깝게 받아들이는 엄마가 이해가 안가는 상황인거고요

저는 저 나름대로 부탁이란게 어쩌다 한두번이지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보니
이젠 부탁이란 생각도 들지 않고 엄마를 시켜먹는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기본적으로 본인이 할 일은 본인이 하는게 맞는거 잖아요 
근데 왜 아이는 엄마가 가까운데 좀 해주지 이러고 있으니 
싸우지 않고 아이를 이해시키고 싶어요 

아무튼 이따 밤에 집에 오면 좀 진지한 대화를 하려고 해요 
82님들 의견좀 많이 주세요 
아이랑 같이 보면서 결론을 좀 지어야 겠어요 
IP : 1.229.xxx.7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soulland
    '13.3.20 6:25 PM (211.209.xxx.184)

    싸우지마시고.. 간단히(쿨하게)거절하시면 어떨까요?

    그런건 너 스스로 해야지.. 엄마가 그런 사소한 심부름 하는사람이니?...@@#$$#%#$&@@...

    이러면 따님 도망가려나요?^^;;

  • 2. ...
    '13.3.20 6:26 PM (180.231.xxx.44)

    이 정도도 스스로 판단이 안될 정도면 애가 머리가 굵어져서가 아니라 님이 잘못키우신거죠.
    고1이 저정도로 유세부리면 고3되면 아주 몸종 한 명 구하셔야겠어요.

  • 3. 음..
    '13.3.20 6:34 PM (1.229.xxx.74)

    그렇군요 버릇이 나빠진건 맞는것 같네요
    제가 처음부터 딱 거절을 했어야 하는데 좀 둔한편이라 한참만에 눈치를 챘거든요 ..;;
    첫댓글님 방법이 좋은것 같네요
    아이를 이해 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고민할 필요도 없는 거였네요 ㅎㅎ 쓸데 없는 고민을 ㅎㅎ

  • 4.
    '13.3.20 6:41 PM (118.221.xxx.224)

    부탁 할수도 있다..하지만 거절 할수도 있다
    이런 정도로 설명하시면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엄마이고 어른인데 너무 자주 그러는건 명령이지 부탁이 아닌것 같고요..
    지금 버릇 잘 들이셔야 할듯 해요

  • 5. 음..
    '13.3.20 6:45 PM (1.229.xxx.74)

    역시 82에 올리면 좋은 의견 나올줄 알았어요
    전 제 생각에 매몰되면 다른 방향의 생각은 도통 나질 않는 사람이라 ㅠㅠ
    부탁이니까 거절 할수도 있다 ..... 이런 쉬운 말이 왜 생각 나질 않을까요??
    감사합니다 ^^

  • 6. ㅎㅎㅎ
    '13.3.20 6:50 PM (111.118.xxx.36)

    옛날 자랄 때 울엄마 생각나네요.
    언니랑 한 방 썼는데 얄미운 언니는 청소라는 노역을ㅈ제게만 떠맡기고...ㅜㅜ
    사는게 지쳐서 저도 같이 안 했더니만 엄마가 화가 나셔서 돼지우리가 따로 없다며 어찌나 화를 내시던지...화 내던 끝에 하시던 말씀이ㅎㅎㅎㅎㅎ
    "...그냥 두면 늙은 종년(엄마자신ㅎㅎ)이 치우겠지 하면서 버티는 중이더냐?" 하시길래, 혼을 내도 한계가 있지 어떻게 저런말까지 서슴치않고 하시나 눈물이 쏙 빠지더라고요. 그래서 맞받아쳤던 말이,
    "늙은 종년이 성질이 사나워 꿈도 안 꾸니 걱정마시라" 홧김에 했던 말에 저도 엄마도 멘붕~ 그날밤에 저는 보리타작을 당했답니다. 아빠가 저를 타작하시면서 하셨던 말씀이, "짐승만도 못 하다"......
    지금은 웃는데 그 땐 정말 제자신이 짐승이하로 생각되기도...어떻게 그런말이 나왔는지 저도 모르겠어서ㅎㅎㅎ

  • 7. ..
    '13.3.20 7:10 PM (110.14.xxx.164)

    우리딸도 그래요 피곤해서라기 보다 그냥 귀찮은거죠
    기분 좋을땐 해주고 아니면 거절해요 니가해라 하고요

  • 8. 진주목걸이
    '13.3.20 9:47 PM (115.139.xxx.159)

    우리달 두돌인데 뭐든지 엄마가엄마가. 요게 벌써부터 엄마주려먹나싶어서 지가 할수있는데도 안하는건 모른척 냅둬요 내가니종년이냐하면서 ㅋㅋ 두돌이랑비교대상이될순없겠지만 이치는똑같다생각해요. 팔부러지거나 스스로할수없는일이 아닌이상은 자기가해야하는것. 두돌이던 고등학생이던 시집갈나이가되ㄷ던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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