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목적인 사랑... 이런건 아니예요.
4살 아들인데... 훈육이 잘 되서 떼쓰거나 이런거 거의 없고 나이답지 않게 자제심 많고 그렇거든요.
훈육할 땐 강하고 짧게 훈육하고... 규칙적인 생활...
항상 아이의 시선 놓치지 않고... 눈 마주치면 웃어주고..
상냥하고 차근차근 얘기하고... 그래서 아이도 어디가나 예쁘게 말한다는 얘기를 들어요.
둘째 임신으로 몸이 힘들어서 잘 놀아주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최대한 상호작용 해주려고 하고...
스킨쉽은... 일상이 스킨쉽이예요.
스쳐 지나가면서 머리 한 번 쓰다듬어주고, 눈 마주치면 뽀뽀해주고, 손 닿는 곳에 있으면 안고 쓰다듬는게 하루에 셀 수도 없어요.
아이도 '엄마, 사랑해요'가 입에 붙었답니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자식 자랑 하는것처럼 보이시죠...
그런데 요즘 아들을 생각하면 마음에 먹구름이 잔뜩 낀 것 같습니다.
애를 보고있으면 너무 걱정스러워요.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다보니 또래와의 갈등상황에서 대처하는 걸 힘들어해요.
소심하고 이런건 아니예요. 낮선 상황이나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별로 없거든요.
그런데 친구들이랑 놀다가 친구가 민다, 때린다, 장난감을 뺏는다, 소리를 지른다... 이런 상황에서 아주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요.
어제도 놀이터에서 짖궃은 형아를 만나게 되었는데...
원통형 미끄럼틀 안에서(그러니까 어른들의 시선이 차단되는 곳에서) 그 형아가 우리 애한테 위협적인 행동을 했나봐요.
정황상 경사진 미끄럼틀 안에서 애를 민것 같은데...
우리 애가 아주 겁을 먹고 '밀지마~ 밀지마~' 하고 울음섞인 목소리로 호소하는데... 가슴이 철렁 내려앉더라구요.
저는 덩치가 작고 그랬어도 삼촌들 틈에서 자라서인지 어디가서 맞고 오진 않았는데...
우리 아들은 어린이집에서도 자기보다 작은 아이들한테 맞고오기 일쑤구요...
아이한테 '친구가 때리면 뭐라고 해야돼?' 라고 물어보면 '미안해~' 이러고 히히 웃어요.
저는 너도 때리고 '니가 먼저 때렸잖아!!' 라고 말하라고 가르쳤거든요. 올바른 방법이 아닌건 알지만...
요즘같이 미친 세상에 맞고 가만히 있으면 영악한 아이들의 먹이감되기 딱 좋은것 같아서...
적어도 정당방위는 할 수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요....
그런데 아무~~~리 가르쳐도 친구가 때리면 '미안해~' 해야된대요. ㅠㅠ 미치겠어요.
횡설수설이 길었네요. ㅠㅠ
고민을 털어놓고 싶은데 뭐부터 어떻게 말해야될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아이가 사랑이 충만한 환경에서 구김살 없이 크길 바랬는데... 세상에 육아의 왕도는 정말이지 없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이런 험한 세상에서는 적당히 호통도 치고, 매도 들고, 신경질도 내가며 애를 키우는게 더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저 어제 놀이터에서의 일에 충격받고 어제밤에 펀치백 주문했구요...
주말에 남편 시켜서 신문지로 칼도 만들게 할거예요... ㅠㅠ
제 육아법이 아들을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마음 약한 아이로 키운것 같아 정말 마음이 복잡하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