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3세인 30개월부터 어린이집 보냈습니다.
활발하고 거침없는 성격의 아이는 아니에요. 낯도 가리고 그래서 좀 적응이 힘들긴 했지만,
그럭저럭 잘 다녔어요.
그런데 해가 바뀌고 어린이집 반이 바뀌자 또 적응 기간이 시작되었네요.
울고 불고 안간다고, 예전 3세반으로 가겠다고 한 일주일 고생했습니다.
그러다가 또 괜찮아져서 아주 부드럽게 엄마랑 잘 헤어지고 했어요.
그런데 오늘은 또 일어나자마자 제가 밥차리고, 어린이집 갈 준비하는 걸 보더니
가기 싫다고 칭얼대기 시작하다가, 양말신고, 옷입자고 하니 본격적으로 울음을 울었어요.
억지로 옷입히고 가방 들고 5분 거리인 어린이집 가는 길 내내 울고,
집에 가자고 제발 집에 가자고 우는데,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겠더라고요.
어린이집에 다다라 선생님께 아이를 넘기는데,
정말 문자 그대로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제 목을 잡고 놓지 않아요.
미친듯이 울어요.
이유는 모르겠어요. 아무리 물어도 대답하지 않고,
제가 데리러 가서 살짝 훔쳐봐도 기분좋게 잘 놀고 있고, 하원할 땐 늘 기분이 좋아요.
어린이집에서 뭐도 하고 뭐도 하고 상도 받았다고 큰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그런데 집에서 나서기가 이렇게 힘드네요.
아무튼 아기가 그렇게 우는데, 어떻게 할까 고민을 백번 하다가
끌려들어가는 아기를 뒤로하고 혼자 집에 와버렸어요.
갈 때마다 싫다고 하는데, 운다고 데려오면 앞으로 더욱 가기 힘들어질 것 같아서요.
잘한걸까요? 이렇게 심하게 울 땐 그냥 데려와야하는걸까요?
저 아이에게 큰 상처를 준걸까요?
우는 애 떼놓고 와서 저도 웁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