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사자격증 있고 결혼전에 유치원에서 정교사로 근무하다가
애 키우면서 한참 쉬었어요.
요즘 다시 일을 시작해볼까?해서 파트로 알아봤어요.
정담임은 아니고 그냥 보조교사로요.
임용은 안되고 그냥 시간당 계산해서 주시겠다길래
새로운 마트일보다는 익숙하게 하던 일이 낫겠다.싶어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제가 10년전에 근무했던 유치원보다 더 열악합니다.
환경은 번듯하고 근사해요.
언뜻 보기에는 깔끔하고 좋아보이는데 정작 아이들과 수업하고 활동하려면
불편한게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아이들 중심으로 만들어진 유치원이 아니라 철저하게 어른들 보기 좋으라고
꾸미고 갖춰놓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 수업하는 중에도 서랍장 새로 넣는다고 원장님이 사람 데리고 들어와서
다 끄집어내고 먼지 풀풀 일으키고 애들 울면 어두운 방에 가둬둔다고 막 끌고갑니다.
생일이 빠른 아이들은 오후쯤 되면 졸려서 꾸벅꾸벅 졸아요.
어디 재울만한데 없냐고 물었더니 그냥 바닥에 재워요.
그나마 제가 이렇게 재울수는 없다고 했더니 이불이라도 깔아줍니다.
그리고 자격증 없는 분을 채용해서 월급 조금 주고 그냥 애들 보라고 시키기도 하구요.
이 부분도 저는 참 마음에 안들어요.
그러다가 학부모가 오면 애들 굉장히 이뻐하고 생각해주는 척 합니다.
실상을 잘 모르는 엄마들은 시설이 좋으니 좋겠거니...생각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을 통해서 유치원 이야기를 전해듣는 엄마들은 불만전화가 많아지고 있어요.
원장님은 요즘 엄마들 왜 이렇게 까다롭냐?
돈도 안내는 주제에(올해부터는 유치원도 교육비 지원이 되나봐요.)
말이 많다는 말만 늘어놓구요.
아무리 유치원이 돈을 벌려고 하는 일이라도 기본적으로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이건 아니다.싶어서 후임자 구할때까지만 근무하겠다고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