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부모와 자기 외의 다른 존재에 대해서는 일체 무관심한 개천에서 난 미꾸라지 왕효자 남편,
잘웃고 건강하게 커가는 예쁜 아기 하나 보고 살아가는 전업주부 저,
당장은 아기를 맡길 곳이 없어 일할 엄두 못내고,
앞으로 일을 한다 하더라도 고소득업종은 꿈도 못꾸고 동네아이들 영어과외나 할수있는 상황인데요,,
정신병자 진상시댁, 폭언폭력 성격장애 남편 너무 힘들고 밉고 견디기 어려워
이혼생각 수천만번인데,
결국엔 솔직히 이혼녀 되기 싫고 소중한 아기에게 상처주기도 싫어
내가 참자 내가 참자 (어떤 수위를 넘지않으면 남편이 폭언과 폭력은 하지않아요.)
아기앞에서 싸우지않고 참고 참고 또 참네요.. 남편에게 아무런 하고픈 말도 하지못한채.
결혼 9년차 몸과 정신은 바스라져가는게 느껴지는데,,
사실 이 지경이 되니 인생 오래 살기도 싫고
뭐 그러네요.. 고통속에 소소한 재미 찾으려 이악물고 노력해요.
그릇좋아하고 독서 영화 좋아해서요.
마음 100% 털어놓을 곳도 없고 익명게시판 두드려봅니다.
정신과 의원 심리치료,, 다해봤는데 크게 도움되진 않더군요.
엄마가 행복해야 아기도 행복하다 하지만
그게 말이 쉽지.. 행복해지지 않고 싶은 사람 있나요?
이제는 그런 공허한 말 들으면 그냥 속으로 웃습니다. 법륜스님 말도 전 와닿지 않아요.
뭐 제 속이 좀 썩어나가도 아기만은 잘 키워볼랍니다. 엄마가 되면 어쩔 수가 없네요 ^^
아기가 너무 사랑스러워요..
아직까지는 잘 커가고 있다는 확신도 들고
어딜가나 의젓하다 점잖고 잘생겨 똘똘하다 말들어서
육아가 너무 힘들어도 아이를 보면 보람차고 기분좋아요. 내가 한 노력보다 더 많이 돌아와요 항상.
아이 잘 키워서 훌훌 떠나보내야죠. 배를 떠나보내는 항구처럼.. 가끔 배가 항구를 찾아오기도 하겠죠.
무엇보다도 행복한 부부이길 바랬는데 잘 안되네요.
남편은 전문직이지만 정신과쪽 환자구요.
친정식구 빼곤 아무에게도 말못했어요. (서울바닥 좁은데 저희 아기 앞날에 얼마나 흠이 되겠어요.)
이번 생에 제 복은 그쪽은 아닌가봐요..
연애할때야 많이 좋아해서 결혼했지만
이제는 서로를 사랑하지 않게 된 남편이 죽은들 내가 슬플까요?
아이에게 아버지가 없다는 사실은 마음이 아프겠죠.
남편이 바람을 피워도 이젠 신경쓰이지 않을 것 같아요.
실제로 발렌타인데이날하고 화이트데이날 남편이 늦게 들어왔는데 문득 '혹시?' 생각 들다가도
캐기도 귀찮더군요. 두려운 게 아니라 귀찮아요.
이젠 '바람핀다고 돈이나 쓰고댕기지 말아라..' 싶은, 그런 마음.
행복한 분들 많으시겠지만, 산전수전 겪은 분들은 아시잖아요.
더한꼴 보고겪어도 결혼 깨지 않고 같이 사는 경우 많다는 거..
어쩌다 제 마음이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그냥 써봤습니다. 밤이 깊어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