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빠와 아들의 긴 설전 끝에..

허락이란 조회수 : 1,328
작성일 : 2013-03-16 14:10:09

남편은 평소에 과묵하지만 민원을 많이 하는 일이라 설득이랑 말을 잘 합니다.

수다쟁이 저지만 남편이랑 진지하게 대화 붙으면 결국 제가 나가 떨어지거든요.

어제 중학생 막내가 학교 행사로 친구들이랑 한 집에서 같이 지내고 자고 오겠다 해서..

절대 안 된다 했거든요.

퇴근해 오던 남편이 듣고 전화로 아이를 불렀어요.

확고하게 안 된다! 그리고 요즘 아이 자살건 하며 학교들도 다 비상이다, 애들끼리 모이지 마라" 그랬어요.

이번만 그러겠다, 곧 행산데 시간도 촉박하고 의논 하고 연습도 해야 한다" 아이는 나름 강경해요.

거실에 남편과 아이가 앉아서 설전이 시작되네요.

우리 아이도 검사를 꿈꾸는 아이라 말빨이 상당해요.

사춘기라 평소엔 성질 내면서 나가 버리니 허무하게 끝났지만 어제는 다르더라구요.

아빠가 알아 듣게 온갖 사회현상,예전 부모들의 환경,요즘 학교 실태,우리집 현실,아이의 현실 등 감정,협박,애원,모든 걸 동원해서 카리스마 있게 얘기했어요.

그럼 아이는 한 마디도 안 지고 그에 맞춰 형은 어땠고 여태 나는 이렇게 했다, 부모님은 어쨌냐? 우리 학교,반은 이렇다,내 친구들은 이런 애들이다,지금 행사는 어떻게 중요하다, 앞으로 공부 계획은 이렇다 ..하면서 얼마나 따박따박 조리있게 말하는지 한 마디도 정말 안 져요! 안 져..

참 두 부자가 얼마나 대단하던지..

그런 중에 그럼 집 나가겠다 이런 말도 나오고..남편은 영영 안 들어 올 거냐 ..이런 말도 나오고 그러더니..

저도 덜컥 아이가 너무 화 났던데 나가면 어쩔 까 스을 걱정도 되더라구요.

그런데 아이가 방에 들어와 용지를 한 장 들고 가더니 앞으로의 공부 계획을 써서 가져 가더니 ..허락 받았네요.

남편도 말로 아무리 얘기 해 봐도 막을 대안이 없었나 봐요.아이에게 졌어요.

참! 이번엔 감정 싸움도 안 하고 정말 엄청난 긴 대화로 아이가 얻을 걸 얻어서 나갔네요.

더불어 제게 비상금 5천원 달랍니다. 당당하게..

감정 대립 안 하고 대화로써 해결 된 거 같은데 뭔가 우리 부모가 쓴 웃음이..

자식 머리 크니 부모도 힘드네요..저도 남편 얼굴 보면서 그냥 웃엇어요.,.우린 이제 애들에게 안 되네..ㅎㅎ

IP : 125.135.xxx.13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3.16 2:17 PM (203.226.xxx.13)

    저도 중학생 엄마예요. 거정하시는 마음은 충분히 알겠지만 무조건 반대는 현명하지 않은 듯 보입니다.
    충분히 아이에게 설득 당할 상황 같은데요

  • 2. ㅎㅎ
    '13.3.16 2:40 PM (182.210.xxx.57)

    아 이런 이야기 좋아요.
    저라도 허락했을 거 같은데요. 중학생이면 뭐 ^^
    따뜻한 이야기 흐믓하게 미소짓다가 갑니다.

  • 3. 저도..
    '13.3.16 3:27 PM (222.101.xxx.226)

    이런 애기 정말 좋아요 님 시간이 되셨음 저로 오고간 대화 내용도 좀 올려 달라 하고싶네요.
    남편한데 보여주고 싶어요.
    울 남편 애는 너무너무 사랑하나 대화 방법을 몰라서 대화가 안돼요.
    무조건 자기 너를 너무 사랑하나 이것도 안돼고 저것도 위험해서 안되고.
    애는 답답해 미칠라 하고 .옆에서 보고있는데 제가 답답하답니다.
    아빠가 변해야 하는데 우찌해야 좋을지..

  • 4. ㄷㄱ
    '13.3.16 6:20 PM (115.126.xxx.98)

    아이가....그동안의 경험으로
    아주 단단히 준비를 했네여..

    그게 평소...그런 이야기가 부모랑 통하니까..
    감정적이 아니라..대화로 이성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거져...

    말하면서...스스로 깨닫는 것도 있고..부모의 걱정이
    뭔지도 알고....

  • 5. 잘 기르신 겁니다
    '13.3.16 8:23 PM (118.209.xxx.114)

    중학교 때
    화내면서 튀어나가거나 하지 않고
    저렇게 대화와 설득!!(설득 능력, 이거 중요해요), 그리고 타협을 할 줄 안다는 거 대단한 겁니다.

    그리고 아이를 윽박지르지 않고 저렇게 역시나 대화와 타협, 그리고 설득을 인내심 있게 계속한
    남편분도 훌륭하시고요.

    아드님 정말 검사 되실 겁니다, 한 75%는 벌써 되신거 같네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31987 지금 예금 금리 가장 높은 곳이 어디인가요? 1 너무 낮아요.. 2013/03/20 2,197
231986 교실 앞에서 엄마따라 집에 간다고 울며 버티는 아이. 8 초등 부모 2013/03/20 1,428
231985 이것도 스마트폰 사기인가요? 3 ---- 2013/03/20 856
231984 잔인한 위로에 이어 어설픈 축하 1 ggggh 2013/03/20 1,149
231983 이 정도면 액운이 꼈다고 봐야겠죠?? 2 미쳐.. 2013/03/20 943
231982 게으르면 잘 걸리는 병은 없나요?-_- 21 2013/03/20 3,406
231981 재벌사 감사委 권력출신 수두룩…로비委 전락 우려 세우실 2013/03/20 294
231980 요새 영화 넘 볼게없네 1 2013/03/20 522
231979 암막커텐은 봉과 링으로만 해야하나요? 4 ... 2013/03/20 1,615
231978 인천날씨왜이래요?이따 패딩입고나가도 되나요? 3 완전추워 2013/03/20 1,121
231977 미국에 유리 참기름병 보낼 수 있나요? 2 초짜^^; 2013/03/20 1,739
231976 대구 장병천치과에서 치료 받으신 분계세요?? 3 .. 2013/03/20 1,627
231975 팟캐스트 하시네요. 2 구성애씨 2013/03/20 574
231974 박- 왜 국정원 원세훈 사건에 침묵하나요? 박 지지자 뭐해요? .. 8 green 2013/03/20 671
231973 마트에서 포장 뜯어서 미리 드시는 분들요.. 21 비오는거리 2013/03/20 3,402
231972 남자들 특유의 냄새인가요? 11 여성 2013/03/20 3,226
231971 외국친구에게 한국여행에 대한 정보를 줘야하는데 2 소미 2013/03/20 470
231970 어떤 이상한 부부이야기 7 ... 2013/03/20 2,865
231969 아메리카노만 마실 머신 추천해주세요 4 커피머신 2013/03/20 985
231968 대학등록금중 학생회비안내면 불이익이 있나요? 1 혹시 2013/03/20 1,173
231967 필립스 음파칫솔 쓰시는 분들 도움 좀 주세요! 3 아움 2013/03/20 905
231966 어린이집 앞에서 도살장 끌려가는 소처럼 우는 38개월 아이..... 18 속상 2013/03/20 3,601
231965 “야간대학원 아시잖아요” 김미경 해명 14 ㅇㅇ 2013/03/20 4,395
231964 참여정부가 선거에 국정원 이용했다면.... 2 ㄴㄴ 2013/03/20 375
231963 檢, ‘기업 대출금리 조작’ 외환은행 전격 압수수색 세우실 2013/03/20 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