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평소에 과묵하지만 민원을 많이 하는 일이라 설득이랑 말을 잘 합니다.
수다쟁이 저지만 남편이랑 진지하게 대화 붙으면 결국 제가 나가 떨어지거든요.
어제 중학생 막내가 학교 행사로 친구들이랑 한 집에서 같이 지내고 자고 오겠다 해서..
절대 안 된다 했거든요.
퇴근해 오던 남편이 듣고 전화로 아이를 불렀어요.
확고하게 안 된다! 그리고 요즘 아이 자살건 하며 학교들도 다 비상이다, 애들끼리 모이지 마라" 그랬어요.
이번만 그러겠다, 곧 행산데 시간도 촉박하고 의논 하고 연습도 해야 한다" 아이는 나름 강경해요.
거실에 남편과 아이가 앉아서 설전이 시작되네요.
우리 아이도 검사를 꿈꾸는 아이라 말빨이 상당해요.
사춘기라 평소엔 성질 내면서 나가 버리니 허무하게 끝났지만 어제는 다르더라구요.
아빠가 알아 듣게 온갖 사회현상,예전 부모들의 환경,요즘 학교 실태,우리집 현실,아이의 현실 등 감정,협박,애원,모든 걸 동원해서 카리스마 있게 얘기했어요.
그럼 아이는 한 마디도 안 지고 그에 맞춰 형은 어땠고 여태 나는 이렇게 했다, 부모님은 어쨌냐? 우리 학교,반은 이렇다,내 친구들은 이런 애들이다,지금 행사는 어떻게 중요하다, 앞으로 공부 계획은 이렇다 ..하면서 얼마나 따박따박 조리있게 말하는지 한 마디도 정말 안 져요! 안 져..
참 두 부자가 얼마나 대단하던지..
그런 중에 그럼 집 나가겠다 이런 말도 나오고..남편은 영영 안 들어 올 거냐 ..이런 말도 나오고 그러더니..
저도 덜컥 아이가 너무 화 났던데 나가면 어쩔 까 스을 걱정도 되더라구요.
그런데 아이가 방에 들어와 용지를 한 장 들고 가더니 앞으로의 공부 계획을 써서 가져 가더니 ..허락 받았네요.
남편도 말로 아무리 얘기 해 봐도 막을 대안이 없었나 봐요.아이에게 졌어요.
참! 이번엔 감정 싸움도 안 하고 정말 엄청난 긴 대화로 아이가 얻을 걸 얻어서 나갔네요.
더불어 제게 비상금 5천원 달랍니다. 당당하게..
감정 대립 안 하고 대화로써 해결 된 거 같은데 뭔가 우리 부모가 쓴 웃음이..
자식 머리 크니 부모도 힘드네요..저도 남편 얼굴 보면서 그냥 웃엇어요.,.우린 이제 애들에게 안 되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