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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들에겐 깍듯하고 자상한 남편(내용어수선하고 깁니다)

마음이 답답한날 조회수 : 1,374
작성일 : 2013-03-11 13:25:49

어디에 이야기할데는 없고 , 그냥 묻어두고 살려니 가슴이 답답하고 우울해져 견딜수 없습니다 ..

이야기가 길고 어수선하니 싫으신 분은 패스하시기 바랍니다 .

남편과는 직장동기로 만나 결혼한지 10 년차로 6 살되는 아이둘있습니다 .

남편과는 1 년이면 300 일은 싸워서 말안하고 , 나머지 65 일은 싸우지 않더라도 말을 안하고 지냅니다 . 말이 좋아 싸웠다지 대화라도 오가서 싸웠다면 오히려 다행인데 , 그냥 무언가 기분상하거나 자기 피곤하거나 그러면 말을 하지않습니다 . 제가 좀 말수가 없는데 대답없는 메아리라 저도 일부러 이야기를 걸지 않아요 . 꼭 필요한 아이들 유치원 옮기는 문제라든가 , 긴급하게 내야할 아이들 유치원 비용 이런게 생기면 마주칠때마다 억지로 통보하는데 그래도 반응이 없어 알아들었는지 애가 타고 , 사무실로 전화하면 짜증내며 바쁘니까 알아서 하라고 했다가 꼭 한두달뒤에 돈많이 든다고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치는 통에 안 물어볼수도 없고 .

화가 나면 꼭 시댁식구들 모인자리에서 처음듣는것처럼 갑자기 공격해대니 저만 몹쓸사람 되구요 .

물론 제가 출산전후로 몸이 급격히 안좋아져 휴직을 밥먹듯이 하고 있어 , 집안 경제가 많이 어려운건 사실이에요 . ( 특히 작년엔 한방병원에 장기 입원한데다 약값으로 몇천만원나와서 집에 돈이 없어요 . 다 제가 출근하면 갚아야할 빚이긴 하지만 )

생각해보면 제가 아프지 않던 신혼때도 주말이면 새벽까지 게임에 영화보고 그 담날은 낮까지 자는 패턴이라 제가 넘 외롭고 심심해서 이야기 걸면 입 꾹 다물고 이방 저방 도망다니고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몰라 답답해하다 가끔 욱해져서 저도 모르게 목도 조르고 그랬던 것 같아요 . ( 아이들 생긴뒤로 목조르긴 안합니다 )

저한테 꼭 물어야되는 일이 있다면 아이편에 시키고 , 예를 들면 ㅇㅇ 야 , 아빠 바지 있잖아 , 그거 세탁소 가서 찾아왔어 ? 그럼 옆에서 듣고 있던 제가 뭐라뭐라 대꾸해주고 .

꼭 건네줄 우편물이 있으면 바로 앞에 있는 절 주면 될껄 아이 불러 엄마 갔다 주라하고 .

지나가다 손만 닿아도 남편은 잡아먹을듯 절 째려보고 ....... 남편은 코라도 풀면 티비보고 있는 제 얼굴에 꼭 던지고 . 제가 화내면 딸아이 얼굴을 즐거운 듯 쳐다보며 “ ㅇㅇ 야 , 아빠가 베란다에 던진건데 엄마가 맞았나보네 ” 이런식으로 얼버무리지만 한두번도 아닌데다 양말도 벗어서 똑같이 던지니 실수라고 할순없죠 .

유일하게 아이들 통하지 않을땐 제게 잔소리할때와 빈정거릴때뿐 .

씻어놓은 냄비가 왜이리 더럽냐 , 집구석에 먼지가 왜이리 많냐 , 집에서 빈둥대며 할줄아는게 뭐냐 “ 하는 식이고 .

아이들 4 살땐 애들 불러놓고 “ 자 따라해봐 생모 , 니들 생모가 ” 해대는 통에 철없는 애들이 웃으며 “ 생모 , 생모 ” 이런 막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

작년에 한창 몸 안좋을땐 차라리 죽으라는 소리도 꽤 들었지요 . 맛있걸 가져오면 꼭 애들만 먹이고 저 들으라는 듯 맛있다고 몇 번이고 이야기하고 .

자기가 한게 젤 잘한거고 남이 한건 무조건 못했다는 식인데 그러면서도 남 시키는걸 좋아하지요 . 가까이 사는 큰시누가 몇 번 심부름해줬는데 그때마다 마음에 안들게 해왔다고 볼때마다 사람들 있는데서 한소리해대서 형님은 물론이고 애들고모부도 기분좋진 않으실거에요 .. 애들 때문에 자주 오시는 어머님도 남편 옷수선이며 세탁일 도맡아하시다가 잔소리에 두손두발 들구 화내고 가셨다가두 또 자기돈 들여 해주시고 계속 욕 먹고 .

남들이 볼땐 성실하고 꼼꼼한데다 뭐든지 자기손으로 해야되는 완벽주의자라고 좋아할수 있어요 .

결혼 2 년쯤 무렵부터 남편의 막말로 이혼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아이가 생기면 달라질까싶었죠 .6 개월에 한번 하는 부부관계론 도저히 아이가 안생길거 같아 제가 우겨 불임치료받았는데 그때부터 제몸이 많이 망가지기 시작했어요 . 그전엔 약하긴 해도 아픈데가 없었는데 임신준비와 출산전후로 수술을 몇차례하다보니 체력이 많이 악화되었어요 . 헌신적이고 현명한 어머니없으셨으면 제가 어떻게 쌍둥이 키었을까 싶네요 . 임신부터 아기 어릴때까지는 남편이 정말 아이한테도 저한테도 잘했어요 . 조금씩 애들 자라니 본성이 슬그머니 나오고 저한텐 예전보다 더 심하게 대하고 . 그러다 애들 3 살무렵부턴 아이들한테도 짜증내고 신경질적으로 돌아오더군요 .

지금도 애들목욕이며 주말 청소는 도맡아 하니 남들보단 잘하는 편이죠 .

시누들도 남편보다 공부도 잘하고 형편도 훨씬 좋은데 지금 생각하면 남편이 거기에 열등의식이 있었던거 같아요 . 그래서 누나들한테 그렇게 함부로 하고 , 자기가 아는걸 대단한것인척자랑하는거구나 싶기도하구 . 제가 남편보다 좀 나은 대학을 나오고 , 신규연수때 1 등도 하고 그래서 남편이 절 쫓아다녔나싶어요 . 연애때 큰누나를 닮았다고 하던데 그말이 이제야 이해가 되네요 . 아무튼 시댁분들은 다 좋으시고 아이들 돌봐주시니 거의 매일 시어머니 오시고 주말마다 놀러가 점심먹고 오지요 .

하지만 집안에 남편이 외아들이라 남편을 이길 사람이 없고 남의 말을 듣지 않아요 . 세상에서 남편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시어머님인데 , 헌신적인 울 어머님도 요즘엔 남편 잔소리에 슬슬 지치기 시작하는 눈치세요 . 시부모님 살아계실때도 이정돈데 나중에 안계시면 완전히 독불장군이 될것같아요 .

 

어제는 남편이 애들에게 하는 말이 “ 시장갔다 할머니집에 가서 샤브샤브해먹자 ” 하길래 마침 제가 애들이랑 산책갈려는 참이라 따라 나섰어요 . 남편이 단골 가게에 가서 물건을 고르며 주인내외분들이랑 웃으며 공손히 이야기하는데 당황스럽더군요 . 저한테도 다정하게 “ 이것도 좀 살까 ?” 물어보는데 정말이지 역겹더군요 .

남편이 그럴때마다 예전엔 화해무드로 바뀌나 싶어 금세 기분도 풀어지고 우리관계에 희망을 갖었는데 다시 우리끼리만 있으면 벌레씹은 얼굴로 바뀌니 이젠 절대 안속아요 .

그냥 남들에게 화목한 가정인척 연기했던거죠 .

재작년 ( 아이가 4 살 때 ) 저혼자 외출했다 돌아와보니 남편이 현관문을 잠궈놔 정말 화가 뻗쳐 일주일 언니집에 가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 그땐 정말 이혼 생각했었는데

그때도 시어머니랑 시누가 나서서 전화하고 이야기좀 하자 그랬지 애들아빠는 전화한통 없었어요 . 나중에 결국 일주일있다 형부보기도 민망하고 아이도 보고 싶고 해서 제가 집에 들어갔어요.

제가 먼저 상담치료 이야기했었는데 거기엔 콧방귀만 뀌고 .고작 한다는 말이 어느 놈이랑 같이 있었느냐 , 그 몇마디 뿐.

그렇게 저렇게 살다가 한참후에 청소하다 웬봉투를 발견했는데 , 아마 그때 남편혼자 그적거린건 내용인가봅니다 . 이혼의 책임은 집나간 저에게 있다는 각서같은데 울 큰딸한테 엄마 갖다줘라 했는데 제가 “ 거기 놔둬 , 나중에 볼게 ” 했는데 잊어먹는 바람에 그냥 어딘가에 처박혀 버린거죠 .

힘들게 얻은 우리아이들 너무 예쁘고 아직 어린데다 남편도 아이들을 포기하지 못할겁니다.저 역시 나아지곤 있지만 튼튼한 편이 아니라 직장이 있지만 경제력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특히 아이둘은 더더욱. 아이들이 자립할때까지는 그냥 한지붕 아래에서 사는 방법밖엔 없으니 제가 그냥 포기하고 살아야된다 생각하지만 주말에 남편과 함께 있고 나면 더 우울하고 비참해집니다 .

차라리 아이들이랑 셋이서 있을땐 그래도 아이들 사랑스럽고 뿌듯해 괜찮지만 .

건장하고 체력도 아주 좋은데다 언변도 뛰어나고 매사가 꼼꼼해서 소심하고 여린데다 말주변없고 몸도 안 좋은 제가 상대할수없어요 .

어제는 낮까지 자는 남편을 보며 그대로 그냥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 나쁜 생각인줄 알면서도 앞으로 더하면 더했지 나아질 가능성이라는건 조금도 없을테니까요 .

인간의 본성이란 죽을고비를 맞지 않고서는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들 하셨죠 ?

아이들을 보면서 희망을 찾고 있는데 , 부부사이의 이런 모습만 보여줘 “ 너희들 복이 이거밖에 안되는구나 “ 애들한테도 미안하고 , 친정부모님이 많이 싸우셔서 그렇게는 안살고 싶었는데 . 제가 강하질 못해서 더 함부로 하는거 같고 , 앞으로 먼 미래에 이혼을 준비할려면 어떻게 해야되나요 ? 예전에 진지하게 생각했던적이 있어서 구체적인 조언 부탁드립니다 .

IP : 110.9.xxx.23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3.11 1:31 PM (121.167.xxx.103)

    남편분 괴물같아요. 어째요...ㅠ.ㅠ.

  • 2. 칼카스
    '13.3.11 3:33 PM (223.33.xxx.213)

    지금 당장 이혼할건 아니라 시댁엔 말하고 싶지 않아요.그리고 시댁사람들은 가슴에 담아놓으면 병된다고 자기한테 흉보라그래놓구 막상 이야기하면 구구절절 동생이며 아들 변명하구 저만 아무것도 아닌 일가지고 여기저기 떠드는 사람 만들어요. 스트레스 풀려다 더 쌓입니다

  • 3. 싸이코
    '13.3.11 4:49 PM (175.223.xxx.141)

    죄송하지만 남편분 싸이코시네요
    님 마음 단단히 먹으세요

  • 4. 아침
    '13.3.11 7:26 PM (180.229.xxx.194)

    부부싸움 해서 한달 냉전도 꽁해있는 남편 보는것도 죽을맛인데 이게 왠일이래요

    남편이 뭔가 수가 단단히 틀어져 있는게 틀림없네요 부인아픈것도 짜증날꺼구요 돈안벌어오고 병원비 나가

    는거 이모든게 다 화가 날꺼에요 님이라고 애교가 있는스타일도 아니실꺼구 이렇게 사람 말라죽이는거에요

    속아지 못돼고 야멸찬 남자는 기질이 그렇기때문에 답이 없어요 남편도 한번씩 삐지는거 뒤끝길고

    장난아니게 못돼쳐먹어가지고 이혼서류 얼굴에 던지고 싶을때가 한두번 아니에요

    그래도 제정신 돌아올때는 인간같아서 봐주는데 또라이가 365일이라면 정말 너무 심각하네요

    완전 접으시던가 포기하시고 이상태로 따로 떨어져 사시는것도 합법적으로요

    아이들도 부모 냉전 힘들어요 생모가 뭐에요 거의 알아서 떨어져 나가라 라고 얘기하는거잖아요

    잔인하네요 ㅠㅠ

  • 5. 칼카스
    '13.3.11 9:12 PM (223.33.xxx.213)

    제가 건강했던 신혼때도 이보다 덜하긴했지만 비슷했어요.빚은 제가 유산받은게 있어 나중에 팔게되면 다 갚구두 남아요.지금 당장은 팔수없구요.남편도 알고 있는데 그냥 제가 뭐든지 꼴보기싫고 만만한거죠.원래 본성이 그러했을듯한데 아이없을땐 콩깍지씌어서,또 주위사람들 눈때문에 머뭇거린게 정말 후회에요.지금은 제 건강도 돈도 이혼할때가ㅇㅏ니에요.그치만 넘 서럽고 답답하고. 짜증나니 애들에게도 소리지르게되고.제가 강해져야할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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