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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고부관계

갈등 조회수 : 703
작성일 : 2013-03-11 12:06:09

결혼 16년차고요...

저희 시어머니는 좋은 점이 참 많으세요.

생활력 강하셔서 경제적으로 손 벌리지 않으시고, 김치는 물론 소소하지만 희소가치 있는

시골 먹거리들 철철이 갈무리 해서 주시고, 먹는걸로 며느리 차별 전혀 없으시고, 며느리 식모 취급하지 않으시고,

손주들 예뻐하시고.... 장점이 너무 많아요.

 

그런데 단점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속 다르고 겉 다르신 거예요.

위에 나열한 장점들이 발현되는 것이 원래 성격이라기 보다는 나중에 기력 떨어지시면 맏며느리인 제게

의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셔서 제가 마음에 들지 않으셔도 겉으로는 잘해주시는 거거든요.

속으로는 저를 아주 싫어하세요.

제가 할 말 따박따박 하고(고치려고 해도 잘 안되는 저의 고질적인 단점 ㅠㅠ), 그렇다고 예의없이 막 하는

것은 아니고요. 그리고 남편이 제 편 들어준다고 생각하셔서 저를 더 미워하세요.

하지만 남편도 어머니가 억지를 쓰시니 어떻게 어머니 편을 드나요?

 

즉, 나는 이렇게 며느리에게 잘하는 시어머니라는 것을 알리고 싶으신 거죠. 그래야 제가 나중에 어머니 모시며

구박하면 나쁜 며느리 되니까요.   

그래서 항상 시동생들에게 제 욕을 하세요. 그걸로 며느리 구박은 하고 싶은데 못하는 심정을 푸시는 거죠.

그러면 시동생들은 어머니 말씀만 들었으니 형수나 새언니가 엄마를 무시한다고 여겨 제게 막합니다.

뚜렷한 이유도 없이 제게 소리도 지르고, 발로 뭐도 차기도 하고... 기가 막히지요. 그러면 남편이 혼내고,

형식적으로 제게 사과하고, 어머니는 마치 아무 것도 모른다는 듯이 저를 보면 잘해주시고....

 

그래서 몇 년 전부터는 어머니와의 단독적인 접촉을 최대한 피하고 있어요. 그 전에는 시댁에서 제 별명이

"어머니 졸졸이"였어요. 하도 어머니를 졸졸 따라다녀서요. 하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아요.

명절이나 생신, 주말 방문 때는 남편, 아이들과 같이 뵈니 자연스럽게 묻혀가고, 둘만의 자리를 만들지 않고. 따로 전화도 드리지 않아요.

아이들 시켜 2-3일에 한 번 문안전화는 드리고요.

그런데 어머니는 예전처럼 저와 저희 집안 돌아가는 이야기를 소소히 나누고 싶어하셔요.

애들 아빠 직장, 애들 학교, 제 일, 어머니 주변분들 이야기 등등 마치 딸처럼 속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신거죠.

그런데 저는 도리는 다하지만 이제 마음까지 드리기는 싫은 거고요. 무엇보다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고 나면 꼭 안좋은

잔상이 남아요. 대놓고 쎈 소리를 하시지는 않지만 곱씹어 볼수록 화나는 말씀을 자주 하시거든요.

 

예를 들면 학벌로나 집안으로나 저와 차이가 많이 나는 동서가 들어왔는데 갑자기 뜬금없이 걔도(동서)

너처럼 집에서 곱게 자라 하는 줄 아는게 없더라. 너랑 똑같더라.

저는 중산층 집안에서 유학 다녀오고, 대학에서 강의하고, 동서는 일찍 아버지 여의고, 형제 많은 집에서 어렵게

여상 나와서, 마트에서 판촉하는 일을 10년 정도 하다 자영업하는 시동생 만나 결혼했어요.

저는 만인은 평등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라 동서의 이런 조건에 관심도 없었고, 그저 자매없이

큰지라 여동생 생기는 것처럼 좋기만 했거든요.

하지만 이런 식으로 어머니께서 미묘하게 저와 동서 집안일 못한다는 것과, 저희 집안을 동서집안과 자연스럽게

동일시 시키는 발언을 하시면 왜 저런 각도에서 나를 보시나 하는 마음에 화가 나요.

저는 시댁을 가족으로 생각하는데 어머니는 저를 견제해야 하는 대상으로 보시는 것이 싫은거죠.

친구들은 제가 쓸데 없이 도덕지수가 높아 너무 이상적으로 생각한다고 해요. 그런 장점이 있는 시어머니도

흔치 않다고요. 그런데 저는 제가 잘못하면 혼내고, 인간적인 약점이 있으시더라도 저를 진심으로

대해주셨으면 좋겠고요.

 

계속 저만 진심으로 어머니를 대하다가 이제는 포기하고 마음의 문을 닫아 어느정도 제 마음은 편해졌는데

예전처럼 소소한 대화를 나누기를 원하시는 어머니가 자꾸 마음에 걸리고...

어찌 해야할 지를 모르겠네요.

요즘 부쩍 이런 제가 서운하신지 내색을 하셔서 괴로워요. 그냥 가끔 말상대 해드리면 되는걸 제가 너무

못되게 구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다가, 또 어머니는 내게 마음도 안 주시고, 여러가지 저속한 방법으로

나를 곤경에 빠드리시는데 나는 도리만 하면 됐지 가려운 곳까지 꼭 끍어드려야 하나? 라는 생각도 들고...

힘드네요 ㅠㅠ

 

 

 

 

 

IP : 211.177.xxx.12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ㅁㅁㅁ
    '13.3.11 12:29 PM (58.226.xxx.146)

    저는 시어머니의 아들 둘 중 둘째와 결혼했는데,
    제 시어머니도 김치 때마다 해주시고, 농사 지은거 때마다 주고 하세요.
    대신 감정적으로는 절 깔아뭉개고 싶어하고,
    저보다 본인이 더 살림 잘한다고 하고 싶어하는데 말로는 늘 그렇게 주장하지만,
    자식들도 눈이 있어서 제가 훨씬 더 잘하는거 알고 있으니 어머님께 제 스타일처럼 좀 해보라고 하고 어머님은 더 화내시고.
    장점이 장점으로 느껴지지 않아요.
    단점이 너무 심각해서요.
    전에는 제가 먼저 저와 제 남편의 일상을 시시콜콜 얘기했는데, 그걸로 꼬투리 잡아서 괴롭히시길래
    하.나.도. 얘기 안해요.
    어머님도 처음에는 포기 못하고 막 물어보고 떠보고 그러다가 이제는 포기하셔서
    어머님하고 저하고 대화하는거보면 정말 웃겨요.
    서로 속 안드러내고 한문장씩만 얘기해요.
    시어머니가 서운해하더라도 님이 하던대로 적당한 거리 두고 속상할 일 없이 지내세요.
    그래야 돌아가실 때까지 오래오래 잘 지내지요.

  • 2. ,,,,
    '13.3.11 12:58 PM (1.246.xxx.47)

    최대한 안볼수없을때만 보는데도 심적인거 어쩔수없어요
    주위사람들에게 욕을욕을 --- 조금더있다가 벌을 줘야겠어요
    아들 돌려주는걸로요

  • 3. 시어머니가
    '13.3.11 1:29 PM (210.91.xxx.180)

    뒷담화로 님 난처하게 하는 거 끌어안아도 괜찮겠다 할 정도로 측은하게 여겨지신다면
    맘 쓰이는 대로 해드리구요.
    어머니의 그 얄팍한 면이 너무 싫다(사실 저도 이런 거 정말 싫은데..) 아무래도 난 그런 그릇 못된다 하시면 그냥 거리 두시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본인이 질 수 없는 짐을 지려고 하면 본인 힘든 건 두 말 할 것도 없고 결국은 관계도 안좋아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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