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배부른소리라 하시겠지만 남편과 잘 통하고 행복하면 그 다음단계는..

vk 조회수 : 2,449
작성일 : 2013-03-08 20:47:46

글발이 딸려서 배부른 소리라 오해하시겠지만 글을 쓰는 이유는 그러 건 아니에요.

여러분은 평안, 행복 다음 단계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번에 박진영 힐링캠프 나와서 떠들 때(뭐 허세철학이라 욕도 좀 먹었지만) 살짝 공감한 게 
돈 벌고 싶은 만큼 벌어서 꿈을 이루고 나니 그 다음에 허해지는 게 명예..
명예를 가졌다 생각하니 그 다음은 종교적인 영역, 철학적인 갈증으로 넘어가더라는 내용이었어요..


저 평범한 서민집안에서 태어나 역시 서민 집안 출신의 남편 만나서 부와 명예를 누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제가 가진 것만으로도 많이 행복하거든요.
어린 나이에 한눈에 반해서 사랑한 상대(남편이 제 이상형이었어요)가 대화까지 통하고 배려도 되고 같이 인생 10년 20년 계획 세워가며
아직도 따뜻한 마음 나눠가며 살고 있다는 거 큰 복이라 생각해요. (연애 결혼  합쳐서 17주년 됐어요)

근데요
남편과 행복한 가정 이뤄 이쁜 아가 낳고 알콩달콩 아직도 절 보면 이쁘다 말해주는 사람과 만족하며 살아도
가슴 속엔 뭔가 허한 것... 더 해야 할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이게 어떤 느낌이냐 하면 매일매일이 고통과 불안 속에 바쁠 때는 맘만 편안하고 나 사랑해주는 사람만 있어도 될 것 같잖아요, 근데
그런 사람 만나 행복하게 살게 되고 나니까 이 행복도 더 이상 흥미진진하진 않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삶에 뭔가 더 활력소가 되는 일이나 가치 있는 그 다음 단계를 꿈꾸지 않으면 저는 미칠 것 같아요.

저는 뭔가를 꿈 꾸고 욕망하고 이루고 또 그 다음단계를 꿈꾸는 스타일의 인간형인 것 같아요.
지금 이 삶만 평생 계속된다고 생각하면 뭔가 허하고 그래요.
사랑하고 사랑받고 행복한 지금 이 삶도 말이죠.

그래서 저도 다음 단계는 결국 명예나 사회와의 나눔, 종교, 영혼에 대한 것들이 아닌가 싶어요.
일단은 나눔이 필요한 단계인 것 같아 버는 돈의 조금 많은 부분을 어려운 아이들이나 가정들을 위한 쪽에
쓰면서 살고 있고
아이도 하나 입양해서 (아시다시피 육아가 힘들지만) 너무 이쁘게 잘 커주고 있는데요.
남편과도 뜻이 잘 통해서 저의 이런 이상들에 남편이 항상 배려해주고 협조해줘요..

그런 느낌 아세요?
이제 이 다음 단계의 또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느낌.
제 영혼은 아직 다 안 채워져있다는 느낌. 행복하지만 허한 느낌.

참 여러분들이 오해하실까봐 말로 설명하기가 어려운데
행복하지만 이게 다라면 그것만으로는 내 삶은 공허하다. 그 다음을 이루고 싶다, 뭐 이런 느낌이요..

제 말주변이 없지만 비록 행간의 의미가 이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 같은 사람한테 "이러이러한 일을 하면 어떨지" 충고나 조언을 해주셔도 좋아요.
82에서 가끔씩 심리학적으로나 철학적으로  또는 삶의 지혜의 측면에서 깊이를 쌓으신 많은 현명한 분들 보면서
도움 받고 있거든요.


물론 저도 가진 재산이나 부와 명예는 없어요.
근데 나 이뻐해주고 내 맘편하게 해주는 맘맞는 동반자 만나서 사는 거 저는 정말 감사한 복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저도 고생도 좀 해봤고 또 살면서 어느 순간 불행과 고통 속에 놓일 수 있고 사소한 일상 속에서 걱정거리를 안고 살아가는 소시민이에요. 다만
전체적으로 볼 때 제 삶은 복받은 상태라고 생각해요.덧붙이자면 이 삶이 계속된다는 자만은 절대 아니에요. 내일 당장 추락할 수 있는 게 인생인걸요. 다만 지금을 감사하는 거죠_)
근데 이 감사한 복도 이게 끝이다, 그냥 이것으로 삶은됐다 생각하면 저는 다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어요.
여러분들은 행복 다음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IP : 119.194.xxx.17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vk
    '13.3.8 9:07 PM (119.194.xxx.177)

    음.. 남편한테 권태는 아니구요, 삶에 대한 일종의 권태라는 ㅇㅇ님의 말씀은 어느 정도 맞는 것 같아요.
    원하는 걸 얻었으니 그 다음을 추구하려는...
    근데 지금 이것이 앞으로도 쭉 내것일 거라는 착각은 안 해요. 저도 내일이 걱정이고 노후도 걱정이고 그런 평범한 소시민이에요. 당연히 내일 당장 잘못될 수 있는 게 삶이구요.
    근데요 지금 이순간은 감사하고 만족하는데 이게 다라고 생각하면 뭔가 부지런히 다음것을 해야 할 것 같단 말이죠. 현재를 충분히 감사하고 나니까 이걸로 끝나는 건 도리가 아니다, 그런 생각이죠

  • 2. ㅇㅇ
    '13.3.8 9:07 PM (219.249.xxx.146)

    원글님이 제 글에 댓글을 남겨주셨다가 다시 지우셨네요
    혹시나 제 글이 불편했나... 싶어서 제 댓글은 지웁니다~

  • 3. 신둥이
    '13.3.8 9:08 PM (14.54.xxx.127)

    그냥 인간의 원초적 고독감 같은거죠.
    뭘 해서 해결하고 채울 수 없는..
    점점 나이들면 더하죠.

  • 4. 맞아요
    '13.3.8 9:10 PM (210.91.xxx.180)

    사람이란 게 뭔가가 충족되면 그걸로 끝인 게 아니라 또다른 갈증이 일어나죠.
    저도 보면 일상이 안온하면 또 예전엔 고민도 안했던 것들로 불만이 쌓이고 마음이 다시 헝크러지는 걸 자주 느끼거든요.
    불교책 약간 읽은 수준이지만 그래서 이 인간의 에고라는 것은 끊임없이 뭔가를 갈구하고 불만에 시달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일단 남편과 좋은 동반자로 잘 사시니 복받으신 건 확실하네요.
    원글님 말씀처럼 그런 상태에서 또 뭔가 다른 걸 추구하느니 하면 사람들은 복에 겨워한다고 비웃긴 하지요.
    그러나 저는 원글님같은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이제 다른 삶의 형태를 추구하신다 하니 아마 많이 발전하시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저같은 경우는 책을 좋아해서 특히 사회과학쪽 책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책 읽는 낙이 참 커요.
    나는 생각도 못한 것들을 삶에서 발견하고 예리하게 사회를 꿰뚫어보고 그걸 남긴 사람들이 아주 고마워요.
    그리고 불교에서 말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는 마음공부같은 것?도 재밌구요.
    여행은 아주 좋아했는데 웬만큼 자유여행으로 쏘다녀보니 이젠 좀 시시해졌어요.
    굳이 불편하게 나가서 이것저것 보는 것보단 그냥 내 있는 자리에서 깊게 바라보고 싶어졌다고나 할까요.
    나날이 세상에 대해서 인간이란 것에 대해서 더 알아가는 게 저의 낙입니다 지금은.

  • 5. vk
    '13.3.8 9:16 PM (119.194.xxx.177)

    위에 ㅇㅇ님 아니에요. 불편하긴요.. 제 댓글 내용 수정하고 싶어서 지웠다 다시 댓글 달았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맞아요 윗분들 말씀처럼, 뭔가 다음단계의 공부에 대한 욕망이 있어요.(학위가 아니라 그냥 공부..)
    책을 좋아하기도 하구요. 불교에서 말하는 마음공부.. 네.. 저도 여행도 이제 좀 흥분이 안 되네요. 맞아요 제 자리 삶을 더 성찰하고 싶기도 하고..

  • 6. ...
    '13.3.8 10:10 PM (118.38.xxx.131)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한번 참조 해보시지요.( 다 아시겠지만..)

    http://blog.daum.net/black_hole1/6896606

  • 7. ...
    '13.3.9 12:20 AM (78.225.xxx.51)

    그래서 종교가 있습니다. 기독교에서 인생의 목적은 행복이 아니라 진리입니다. 내가 왜 태어났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있을 때 행복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진리를 찾기 위해 태어난 것 같다는 그 생각...그게 종교를 진지하게 믿게 되는 시작이거든요. 행복은 주관적인 것이고 사람마다 다 다른 답을 가지고 있죠. 이래서 행복한 사람이 있고 저래서 행복한 사람이 있고 같은 상황에서도 불행한 사람이 있죠. 행복은 그저 감정의 상태에요. 그런데 좀 더 근원적인 것을 파고드는 성향의 사람의 경우 그런 감정의 상태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면면을 관통하는 진리를 찾고자 해요. 님은 그런 성향을 강하게 타고 난 것이죠. 절대 허세도 아니고 귀신 씨나락 까 먹는 소리도 아니고 배 불러서 시간 남아 하는 소리도 아니죠. 저도 비슷한 성향이라 이해가 갑니다. 사실 불행한 순간이 많아도 전 괜찮아요. 어차피 행복이란 내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가끔씩 따라 오는 덤같은 것이지 매 초 매 순간 행복하지 않다 해도 상관 없거든요. 진리라는 것을 찾게 된다면...

  • 8. 오늘
    '13.3.9 12:23 AM (119.67.xxx.37)

    저는 공부하고 있어요. 방송대 입학해서 20년만에 강의도 듣고, 시험도 보고.
    학위를 따려고 하는 공부가 아니고, 전부터 하고 싶었던 어학이예요.
    어학 시험도 보고. 교양 강의 들으면서 20대 대학 다닐때 생각하지 못했던 것 많이 느끼고 있어요.
    (맘에 안드는 과목, 강의도 있지만요)

    방송대가 아니더라도 인문학 강의도 있고요.
    저도 책은 많이 읽었지만 그냥 혼자 책 읽어서는 채워지지 않던게 있었는데, 공부하고,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도 교류하게 되면서 더 만족감이 느껴져요.

    남편과의 행복, 가족과의 행복과는 별개인 뭔가가 있는거 같아요^^

  • 9. 이해해요
    '13.3.9 12:25 AM (211.244.xxx.166)

    저도 저만 사랑해주는 남편 남들 부러워하는
    두딸 그런데 항상 뭔가 허전하고 사는게 귀찮고
    그래요 타고나길 그런것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32807 중등영어과외 얼마하나요? 4 영어 2013/03/22 1,638
232806 어른이 아프시면 ? 2 까라님 2013/03/22 424
232805 영어회화 훌륭하신분들께 여쭤요 8 잘하고싶다 2013/03/22 1,672
232804 화장만 하면 일주일간은 뒤집어지니 앞으로 어찌할란지.. 24 .. 2013/03/22 1,829
232803 여자혼자 서울시내에서 밤11시 넘어서 택시타는거. 2 .... 2013/03/22 1,287
232802 경찰 "박시후 거짓말탐지기 결과 '모두 거짓'".. 45 사람이먼저 2013/03/22 16,483
232801 미국 네이티브 스피커 친구(?) 만들 수 있는 사이트나 방법 있.. 1 --- 2013/03/22 540
232800 요번주 인간극장 두 부부 사는게 너무 예쁘네요 24 .. 2013/03/22 9,299
232799 제주도 비행기탈때 아이 등본 보여주나요? 6 아빠어디가 2013/03/22 2,949
232798 며칠전 집안에서 핸폰 잃어비리신분 긍금 2013/03/22 521
232797 전자레인지냐 복합오븐이냐 선택의 기로 4 후후 2013/03/22 1,490
232796 티비 패널은 얼마 받을까요? 1 패널 2013/03/22 529
232795 돌체구스토 커피머신 어때요?지름신이 왔어요ㅜㅜ 6 코원 2013/03/22 1,872
232794 반값 아파트 공약이 실천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 건축비리의 .. 2013/03/22 606
232793 ㅋㅋ, 이분, 저도 미국판 최강희라 느꼈는데, 다들 좋아하시나요.. 17 ....... 2013/03/22 4,402
232792 하.. 정말 뒤통수 제대로 맞았네요.. 9 .... 2013/03/22 3,573
232791 “분식장려 비판했더니 빨갱이로 몰아“ 5 세우실 2013/03/22 663
232790 정말 궁금한게 있는데요~ 1 백화점매니저.. 2013/03/22 363
232789 근데 설경구가 어떻게 된건가요? 28 ㅇㅇ 2013/03/22 5,652
232788 나이먹어가면 친구생일안챙기나요? 5 친구 2013/03/22 1,633
232787 홈쇼핑 옷... 매진이 엄청 빠르네요.. 17 중독될까.... 2013/03/22 5,576
232786 회사생활 조언부탁드려요 2 ... 2013/03/22 942
232785 애기 데리고 택시 타며 겪은일들. 14 택시 2013/03/22 2,866
232784 [추천부탁] 좋은 카페 커피 (커피 글 보다가 궁금해져서) 4 oo 2013/03/22 693
232783 영어로 수업 좀 빨리 끝내 주세요~ 어떻게 말 하나요? 14 영어로 2013/03/22 2,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