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배부른소리라 하시겠지만 남편과 잘 통하고 행복하면 그 다음단계는..

vk 조회수 : 2,418
작성일 : 2013-03-08 20:47:46

글발이 딸려서 배부른 소리라 오해하시겠지만 글을 쓰는 이유는 그러 건 아니에요.

여러분은 평안, 행복 다음 단계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번에 박진영 힐링캠프 나와서 떠들 때(뭐 허세철학이라 욕도 좀 먹었지만) 살짝 공감한 게 
돈 벌고 싶은 만큼 벌어서 꿈을 이루고 나니 그 다음에 허해지는 게 명예..
명예를 가졌다 생각하니 그 다음은 종교적인 영역, 철학적인 갈증으로 넘어가더라는 내용이었어요..


저 평범한 서민집안에서 태어나 역시 서민 집안 출신의 남편 만나서 부와 명예를 누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제가 가진 것만으로도 많이 행복하거든요.
어린 나이에 한눈에 반해서 사랑한 상대(남편이 제 이상형이었어요)가 대화까지 통하고 배려도 되고 같이 인생 10년 20년 계획 세워가며
아직도 따뜻한 마음 나눠가며 살고 있다는 거 큰 복이라 생각해요. (연애 결혼  합쳐서 17주년 됐어요)

근데요
남편과 행복한 가정 이뤄 이쁜 아가 낳고 알콩달콩 아직도 절 보면 이쁘다 말해주는 사람과 만족하며 살아도
가슴 속엔 뭔가 허한 것... 더 해야 할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이게 어떤 느낌이냐 하면 매일매일이 고통과 불안 속에 바쁠 때는 맘만 편안하고 나 사랑해주는 사람만 있어도 될 것 같잖아요, 근데
그런 사람 만나 행복하게 살게 되고 나니까 이 행복도 더 이상 흥미진진하진 않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삶에 뭔가 더 활력소가 되는 일이나 가치 있는 그 다음 단계를 꿈꾸지 않으면 저는 미칠 것 같아요.

저는 뭔가를 꿈 꾸고 욕망하고 이루고 또 그 다음단계를 꿈꾸는 스타일의 인간형인 것 같아요.
지금 이 삶만 평생 계속된다고 생각하면 뭔가 허하고 그래요.
사랑하고 사랑받고 행복한 지금 이 삶도 말이죠.

그래서 저도 다음 단계는 결국 명예나 사회와의 나눔, 종교, 영혼에 대한 것들이 아닌가 싶어요.
일단은 나눔이 필요한 단계인 것 같아 버는 돈의 조금 많은 부분을 어려운 아이들이나 가정들을 위한 쪽에
쓰면서 살고 있고
아이도 하나 입양해서 (아시다시피 육아가 힘들지만) 너무 이쁘게 잘 커주고 있는데요.
남편과도 뜻이 잘 통해서 저의 이런 이상들에 남편이 항상 배려해주고 협조해줘요..

그런 느낌 아세요?
이제 이 다음 단계의 또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느낌.
제 영혼은 아직 다 안 채워져있다는 느낌. 행복하지만 허한 느낌.

참 여러분들이 오해하실까봐 말로 설명하기가 어려운데
행복하지만 이게 다라면 그것만으로는 내 삶은 공허하다. 그 다음을 이루고 싶다, 뭐 이런 느낌이요..

제 말주변이 없지만 비록 행간의 의미가 이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 같은 사람한테 "이러이러한 일을 하면 어떨지" 충고나 조언을 해주셔도 좋아요.
82에서 가끔씩 심리학적으로나 철학적으로  또는 삶의 지혜의 측면에서 깊이를 쌓으신 많은 현명한 분들 보면서
도움 받고 있거든요.


물론 저도 가진 재산이나 부와 명예는 없어요.
근데 나 이뻐해주고 내 맘편하게 해주는 맘맞는 동반자 만나서 사는 거 저는 정말 감사한 복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저도 고생도 좀 해봤고 또 살면서 어느 순간 불행과 고통 속에 놓일 수 있고 사소한 일상 속에서 걱정거리를 안고 살아가는 소시민이에요. 다만
전체적으로 볼 때 제 삶은 복받은 상태라고 생각해요.덧붙이자면 이 삶이 계속된다는 자만은 절대 아니에요. 내일 당장 추락할 수 있는 게 인생인걸요. 다만 지금을 감사하는 거죠_)
근데 이 감사한 복도 이게 끝이다, 그냥 이것으로 삶은됐다 생각하면 저는 다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어요.
여러분들은 행복 다음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IP : 119.194.xxx.17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vk
    '13.3.8 9:07 PM (119.194.xxx.177)

    음.. 남편한테 권태는 아니구요, 삶에 대한 일종의 권태라는 ㅇㅇ님의 말씀은 어느 정도 맞는 것 같아요.
    원하는 걸 얻었으니 그 다음을 추구하려는...
    근데 지금 이것이 앞으로도 쭉 내것일 거라는 착각은 안 해요. 저도 내일이 걱정이고 노후도 걱정이고 그런 평범한 소시민이에요. 당연히 내일 당장 잘못될 수 있는 게 삶이구요.
    근데요 지금 이순간은 감사하고 만족하는데 이게 다라고 생각하면 뭔가 부지런히 다음것을 해야 할 것 같단 말이죠. 현재를 충분히 감사하고 나니까 이걸로 끝나는 건 도리가 아니다, 그런 생각이죠

  • 2. ㅇㅇ
    '13.3.8 9:07 PM (219.249.xxx.146)

    원글님이 제 글에 댓글을 남겨주셨다가 다시 지우셨네요
    혹시나 제 글이 불편했나... 싶어서 제 댓글은 지웁니다~

  • 3. 신둥이
    '13.3.8 9:08 PM (14.54.xxx.127)

    그냥 인간의 원초적 고독감 같은거죠.
    뭘 해서 해결하고 채울 수 없는..
    점점 나이들면 더하죠.

  • 4. 맞아요
    '13.3.8 9:10 PM (210.91.xxx.180)

    사람이란 게 뭔가가 충족되면 그걸로 끝인 게 아니라 또다른 갈증이 일어나죠.
    저도 보면 일상이 안온하면 또 예전엔 고민도 안했던 것들로 불만이 쌓이고 마음이 다시 헝크러지는 걸 자주 느끼거든요.
    불교책 약간 읽은 수준이지만 그래서 이 인간의 에고라는 것은 끊임없이 뭔가를 갈구하고 불만에 시달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일단 남편과 좋은 동반자로 잘 사시니 복받으신 건 확실하네요.
    원글님 말씀처럼 그런 상태에서 또 뭔가 다른 걸 추구하느니 하면 사람들은 복에 겨워한다고 비웃긴 하지요.
    그러나 저는 원글님같은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이제 다른 삶의 형태를 추구하신다 하니 아마 많이 발전하시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저같은 경우는 책을 좋아해서 특히 사회과학쪽 책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책 읽는 낙이 참 커요.
    나는 생각도 못한 것들을 삶에서 발견하고 예리하게 사회를 꿰뚫어보고 그걸 남긴 사람들이 아주 고마워요.
    그리고 불교에서 말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는 마음공부같은 것?도 재밌구요.
    여행은 아주 좋아했는데 웬만큼 자유여행으로 쏘다녀보니 이젠 좀 시시해졌어요.
    굳이 불편하게 나가서 이것저것 보는 것보단 그냥 내 있는 자리에서 깊게 바라보고 싶어졌다고나 할까요.
    나날이 세상에 대해서 인간이란 것에 대해서 더 알아가는 게 저의 낙입니다 지금은.

  • 5. vk
    '13.3.8 9:16 PM (119.194.xxx.177)

    위에 ㅇㅇ님 아니에요. 불편하긴요.. 제 댓글 내용 수정하고 싶어서 지웠다 다시 댓글 달았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맞아요 윗분들 말씀처럼, 뭔가 다음단계의 공부에 대한 욕망이 있어요.(학위가 아니라 그냥 공부..)
    책을 좋아하기도 하구요. 불교에서 말하는 마음공부.. 네.. 저도 여행도 이제 좀 흥분이 안 되네요. 맞아요 제 자리 삶을 더 성찰하고 싶기도 하고..

  • 6. ...
    '13.3.8 10:10 PM (118.38.xxx.131)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한번 참조 해보시지요.( 다 아시겠지만..)

    http://blog.daum.net/black_hole1/6896606

  • 7. ...
    '13.3.9 12:20 AM (78.225.xxx.51)

    그래서 종교가 있습니다. 기독교에서 인생의 목적은 행복이 아니라 진리입니다. 내가 왜 태어났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있을 때 행복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진리를 찾기 위해 태어난 것 같다는 그 생각...그게 종교를 진지하게 믿게 되는 시작이거든요. 행복은 주관적인 것이고 사람마다 다 다른 답을 가지고 있죠. 이래서 행복한 사람이 있고 저래서 행복한 사람이 있고 같은 상황에서도 불행한 사람이 있죠. 행복은 그저 감정의 상태에요. 그런데 좀 더 근원적인 것을 파고드는 성향의 사람의 경우 그런 감정의 상태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면면을 관통하는 진리를 찾고자 해요. 님은 그런 성향을 강하게 타고 난 것이죠. 절대 허세도 아니고 귀신 씨나락 까 먹는 소리도 아니고 배 불러서 시간 남아 하는 소리도 아니죠. 저도 비슷한 성향이라 이해가 갑니다. 사실 불행한 순간이 많아도 전 괜찮아요. 어차피 행복이란 내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가끔씩 따라 오는 덤같은 것이지 매 초 매 순간 행복하지 않다 해도 상관 없거든요. 진리라는 것을 찾게 된다면...

  • 8. 오늘
    '13.3.9 12:23 AM (119.67.xxx.37)

    저는 공부하고 있어요. 방송대 입학해서 20년만에 강의도 듣고, 시험도 보고.
    학위를 따려고 하는 공부가 아니고, 전부터 하고 싶었던 어학이예요.
    어학 시험도 보고. 교양 강의 들으면서 20대 대학 다닐때 생각하지 못했던 것 많이 느끼고 있어요.
    (맘에 안드는 과목, 강의도 있지만요)

    방송대가 아니더라도 인문학 강의도 있고요.
    저도 책은 많이 읽었지만 그냥 혼자 책 읽어서는 채워지지 않던게 있었는데, 공부하고,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도 교류하게 되면서 더 만족감이 느껴져요.

    남편과의 행복, 가족과의 행복과는 별개인 뭔가가 있는거 같아요^^

  • 9. 이해해요
    '13.3.9 12:25 AM (211.244.xxx.166)

    저도 저만 사랑해주는 남편 남들 부러워하는
    두딸 그런데 항상 뭔가 허전하고 사는게 귀찮고
    그래요 타고나길 그런것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36871 마포에 수제비랑 코다리 맛나게 하는 집이 있다던데 가보신분~ 2 맛집 2013/04/05 694
236870 아리조나 주립대 공대, 수준이 높은 편인가요? 9 ... 2013/04/05 5,781
236869 낼 주말농장 개장인데, 비온다네요. ^^ 2013/04/05 424
236868 종로쪽 한옥 개조해서 살고 싶어요. 6억 정도로 가능할까요? 9 2013/04/05 5,172
236867 비치는 흰색 남방 안에 검은색 입으면 이상한가요? 5 패션꽝 2013/04/05 1,600
236866 중1 중간고사. 첫시험 과목별 문제집 다 사야 하나요? 7 dma 2013/04/05 1,583
236865 남편과 각방쓴지 삼년... 슬프네요 7 점점 2013/04/05 7,370
236864 이빨 속에서 썩은 충치는 보험적용되는 검은색으로 메꿀수 있나요?.. 3 충치 2013/04/05 1,112
236863 너무 부러워요 9 부럽 2013/04/05 2,958
236862 이런 경우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ㅎㅎ 2 꾸울 2013/04/05 454
236861 수학 질문..중1이 정석 푸는거 보편적인 일인가요?? 13 저도 2013/04/05 1,864
236860 냉동실에 넣어둔 녹두전이요. 8 지난 설날 2013/04/05 1,116
236859 농수산물시장에서 골뱅이라 그래서 샀는데.. 5 123 2013/04/05 691
236858 임창정,차두리 이혼 소식에.....남편 반응.. 13 좀 미안한 .. 2013/04/05 14,958
236857 영어글쓰기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좌절이에요 17 Hal 2013/04/05 2,103
236856 전쟁날까봐 잠설치는 사람 저밖에 없나요? ;;;; 8 유니 2013/04/05 2,112
236855 매일 매일 밖에 나가시나요? 3 은둔형 2013/04/05 1,680
236854 사람이란게 참 잔인하네요..2 14 잇힝잇힝 2013/04/05 4,032
236853 노인들 실비보험이요. 26만원씩 나가고 있어요. 8 질문 2013/04/05 1,776
236852 알로에+바나나+꿀 같이 갈아마셔도 괜찮나요? 2 ... 2013/04/05 1,743
236851 결혼10주년 여행.. 변산반도 어떤가요? 14 0518 2013/04/05 2,573
236850 조언구해요)내가 사는 아파트장터에서 옷장사하기.. 9 ^^ 2013/04/05 3,123
236849 목화솜 트고 싶은데요, 분당입니다. 1 안젤라 2013/04/05 593
236848 신혼집에 친자매 동생 같이 살려고하는데...(원글 펑) 43 맥스 2013/04/05 13,832
236847 전자키보드 세워서 보관해도 될까요? 1 .. 2013/04/05 1,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