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시 2편 올려봐요. 너무 우울할래나요?

우울한 삶 조회수 : 771
작성일 : 2013-03-06 11:08:11

마종기 시  - 익숙지 않다 -

 

그렇다.  나는 아직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익숙지 않다.

강물은 여전히 우리를 위해

눈빛을 열고 매일 밝힌다지만

시들어가는 날은 고개 숙인 채

길 잃고 헤매기만 하느니,

가난한 마음이란 어떤 쌂인지,

따뜻한 삶이란 무슨 뜻인지,

나는 모두 익숙지 않다.

죽어가는 친구의 울음도

전혀 익숙지 않다

친구의 재 가루를 뿌리는 침몰하는 내 육신의 아픔도,

눈물도, 외진 곳의 이명도

익숙지 않다.

어느 빈 땅에 벗고 나서야

세상의 만사가 환히 보이고

웃고 포기하는 일이 편안해질까.

 

 

다음은 다들 잘 아시는 문태준 님의 유명한 시 "가재미"예요.

 

김천의료원 6인실 302호에 산소마스크를 쓰고 암투병중인 그녀가 누워있다
바닥에 바짝 엎드린 가재미처럼 그녀가 누워 있다
나는 그녀의 옆에 나란히 한 마리 가재미로 눕는다
가재미가 가재미에게 눈길을 건네자 그녀가 울컥 눈물을 쏟아낸다
한쪽 눈이 다른 한쪽 눈으로 옮겨 붙은 야윈 그녀가 운다
그녀는 죽음만을 보고 있고 나는 그녀가 살아 온 파랑 같은 날들을 보고 있다
좌우를 흔들며 살던 그녀의 물 속 삶을 나는 떠올린다
그녀의 오솔길이며 그 길에 돋아나던 대낮의 뻐꾸기 소리며
가늘은 국수를 삶던 저녁이며 흙담조차 없었던 그녀 누대의 가계를 떠올린다
두 다리는 서서히 멀어져 가랑이지고
폭설을 견디지 못하는 나뭇가지처럼 등뼈가 구부정해지던 그 겨울 어느 날을 생각한다
그녀의 숨소리가 느릅나무 껍질처럼 점점 거칠어진다
나는 그녀가 죽음 바깥의 세상을 이제 볼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한쪽 눈이 다른 쪽 눈으로 캄캄하게 쏠려버렸다는 것을 안다
나는 다만 좌우를 흔들며 헤엄쳐 가 그녀의 물 속에 나란히 눕는다
산소호흡기로 들어마신 물을 마른 내 몸 위에 그녀가 가만히 적셔준다

 

 

복사해왔더니 글씨체가 달라졌네요.

 

나이가 들어가니 사는 일이 왜 이리 캄캄해지는 걸까요?

한치 앞을 알지 못하고 헤매는 느낌입니다.

 

이런 시들을 읽고 있으면 가만히 눈물이 나요.

 

IP : 211.51.xxx.9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3.3.6 11:11 AM (211.51.xxx.98)

    오타가 있네요.

    '가난한 마음이란 어떤 '삶'인지' (쌂이 아니고 '삶'이예요.)

  • 2. 세상사
    '13.3.6 11:25 AM (203.226.xxx.158)

    익숙하지않아 살아야될 이유도있고
    내일을 알수없기에 막연한 꿈도
    꿀수있는것같아요
    사는것 별거 아니라며 훌훌 털어버리고
    그릇에 가득 채워진 욕심도 비워내며
    사는것이 그립네요

  • 3. ..
    '13.3.6 11:39 AM (210.180.xxx.2)

    감사합니다.
    마음의 위안이 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30441 구두사야 하는데 왜이렇게 귀찮은 걸까요 어휴 2013/03/11 621
230440 문이 쾅 닫혀요. 2 그거 이름이.. 2013/03/11 1,525
230439 박 대통령, “기득권 싸움으로 정치 실종” 4 세우실 2013/03/11 840
230438 칠순 넘은 노모 화재보험 3 딸입니다 2013/03/11 674
230437 하루종일 모티터앞에서 일하시는분들 눈 안아프세요? 3 스노피 2013/03/11 1,000
230436 친정돈 6천만원 5 대출 2013/03/11 3,206
230435 브로컬리대볶음 5 개나리 2013/03/11 1,632
230434 가정용 프린터기 추천해주세요. 18 코코아 2013/03/11 2,485
230433 혹시 집에서 무코타 크리닉.. 같은 재료 쓰시는 분 계세요? 3 무코타 2013/03/11 3,446
230432 6살 아이의 거짓말-조언 절실..도움 구합니다. 10 당황스럽지만.. 2013/03/11 2,417
230431 실비에 암특약 넣어서 들었다가 해약시 5 궁금이 2013/03/11 1,333
230430 이사땜에 집보러 다니는데 의외로 깨끗한 집이 별로 없네요. 13 ㄹㄷㅁ 2013/03/11 5,977
230429 마트 갔다가 부츠가 찢겼는데.. 3 ... 2013/03/11 1,321
230428 원주 돼지문화원 다녀오신 분 계신가요? 2 궁금이 2013/03/11 1,251
230427 형님댁과 상의할 때 어떻게 하시나요... 10 ... 2013/03/11 1,651
230426 저 혼자서 디지털 도어락 설치했어요 16 ... 2013/03/11 12,415
230425 맛있는 콩나물 무침 비법 전수해주세요.. ^-^ 17 콩나물 팍팍.. 2013/03/11 2,891
230424 임신 잘 되는 법 공유부탁드려요~ 13 현명그녀 2013/03/11 3,581
230423 연말정산 환급액 이해가 안가네요. 13 2013/03/11 3,628
230422 골칫덩어리 남동생이 서울로 온다는데~~ㅠㅠ 2 골칫덩어리 2013/03/11 1,267
230421 전세 만기가 다 되가는데 반전세? 8 세입자~ 2013/03/11 1,437
230420 잘못만든 아이스크림 처리방법? 3 생크림 2013/03/11 627
230419 밥 안 먹는 아이때문에 우울해요 6 내몸에 사리.. 2013/03/11 2,781
230418 [도와주쉥] 토지 전집을 사려다가 LTE 라우터라는 거 주문하게.. 2 ... 2013/03/11 1,060
230417 조카를 보니 초등학생은 손이 정말 많이 가네요;; 12 ㅇㅎ 2013/03/11 3,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