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시 2편 올려봐요. 너무 우울할래나요?

우울한 삶 조회수 : 767
작성일 : 2013-03-06 11:08:11

마종기 시  - 익숙지 않다 -

 

그렇다.  나는 아직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익숙지 않다.

강물은 여전히 우리를 위해

눈빛을 열고 매일 밝힌다지만

시들어가는 날은 고개 숙인 채

길 잃고 헤매기만 하느니,

가난한 마음이란 어떤 쌂인지,

따뜻한 삶이란 무슨 뜻인지,

나는 모두 익숙지 않다.

죽어가는 친구의 울음도

전혀 익숙지 않다

친구의 재 가루를 뿌리는 침몰하는 내 육신의 아픔도,

눈물도, 외진 곳의 이명도

익숙지 않다.

어느 빈 땅에 벗고 나서야

세상의 만사가 환히 보이고

웃고 포기하는 일이 편안해질까.

 

 

다음은 다들 잘 아시는 문태준 님의 유명한 시 "가재미"예요.

 

김천의료원 6인실 302호에 산소마스크를 쓰고 암투병중인 그녀가 누워있다
바닥에 바짝 엎드린 가재미처럼 그녀가 누워 있다
나는 그녀의 옆에 나란히 한 마리 가재미로 눕는다
가재미가 가재미에게 눈길을 건네자 그녀가 울컥 눈물을 쏟아낸다
한쪽 눈이 다른 한쪽 눈으로 옮겨 붙은 야윈 그녀가 운다
그녀는 죽음만을 보고 있고 나는 그녀가 살아 온 파랑 같은 날들을 보고 있다
좌우를 흔들며 살던 그녀의 물 속 삶을 나는 떠올린다
그녀의 오솔길이며 그 길에 돋아나던 대낮의 뻐꾸기 소리며
가늘은 국수를 삶던 저녁이며 흙담조차 없었던 그녀 누대의 가계를 떠올린다
두 다리는 서서히 멀어져 가랑이지고
폭설을 견디지 못하는 나뭇가지처럼 등뼈가 구부정해지던 그 겨울 어느 날을 생각한다
그녀의 숨소리가 느릅나무 껍질처럼 점점 거칠어진다
나는 그녀가 죽음 바깥의 세상을 이제 볼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한쪽 눈이 다른 쪽 눈으로 캄캄하게 쏠려버렸다는 것을 안다
나는 다만 좌우를 흔들며 헤엄쳐 가 그녀의 물 속에 나란히 눕는다
산소호흡기로 들어마신 물을 마른 내 몸 위에 그녀가 가만히 적셔준다

 

 

복사해왔더니 글씨체가 달라졌네요.

 

나이가 들어가니 사는 일이 왜 이리 캄캄해지는 걸까요?

한치 앞을 알지 못하고 헤매는 느낌입니다.

 

이런 시들을 읽고 있으면 가만히 눈물이 나요.

 

IP : 211.51.xxx.9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3.3.6 11:11 AM (211.51.xxx.98)

    오타가 있네요.

    '가난한 마음이란 어떤 '삶'인지' (쌂이 아니고 '삶'이예요.)

  • 2. 세상사
    '13.3.6 11:25 AM (203.226.xxx.158)

    익숙하지않아 살아야될 이유도있고
    내일을 알수없기에 막연한 꿈도
    꿀수있는것같아요
    사는것 별거 아니라며 훌훌 털어버리고
    그릇에 가득 채워진 욕심도 비워내며
    사는것이 그립네요

  • 3. ..
    '13.3.6 11:39 AM (210.180.xxx.2)

    감사합니다.
    마음의 위안이 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28815 일을 시작했는데... 6 조언좀..... 2013/03/07 1,282
228814 하늘교육 방문 수학 어떨까요? ... 2013/03/07 4,487
228813 좀있다 무릎 연골주사맞을건데 너무 무서워요 3 무릎통증환자.. 2013/03/07 4,828
228812 초등방과후 바이올린 선생님께 개인렛슨받는거 어떨까요? 6 바이올린 2013/03/07 2,223
228811 삼생이에서 사기진... 6 Ccc 2013/03/07 1,725
228810 마스크팩 추천 1 .. 2013/03/07 1,342
228809 60대 어머니께 선물할 향수 추천 좀 해주세요.. 5 향수 2013/03/07 2,475
228808 준수 학습지 모델 됐네요~ 5 ㅇㅇ 2013/03/07 3,006
228807 남편과 냉전후 마무리어떻게하세요 3 아침에 새날.. 2013/03/07 1,838
228806 새가방에서 생선상한듯한 냄새가 납니다. 뭔가 방법이 없을까요??.. 5 ... 2013/03/07 6,956
228805 매매계약후 계약금 받았는데 1 없던걸로 하.. 2013/03/07 1,354
228804 영양제추천해주세요 3 중학교여학생.. 2013/03/07 841
228803 이러고도 방송장악 의지 없다 할 건가 샬랄라 2013/03/07 644
228802 하물며 여사장도 안뽑는다는 이유는 무엇인지여? 7 .. 2013/03/07 1,931
228801 티비장 봐 주세요. 더불어 도이치가구 50대 부부 어떤가요? 1 ,,, 2013/03/07 1,592
228800 중등 아이 교육문제 조언 절실히 구합니다 49 공부 2013/03/07 4,022
228799 3월 7일 경향신문, 한국일보 만평 1 세우실 2013/03/07 573
228798 'MB물가' 상승률 소비자물가 1.6배 참맛 2013/03/07 461
228797 제발 이 그릇 좀 찾아주세요 ㅠ_ㅠ 5 쾌걸쑤야 2013/03/07 1,515
228796 입술물집과 편도선염이 동시에 왔네요. 2 ... 2013/03/07 1,139
228795 초등6학년 아들 안일어나서 그냥 재우고 있어요 16 휴~~ 2013/03/07 3,702
228794 홍천읍내에 맛있는 식당 소개해주세요 2 솜이 2013/03/07 1,626
228793 중학 국어자습서 뭘로 사야해요? 7 새싹O 2013/03/07 1,624
228792 급) 전기렌지를 끄지않고 출근한것 같아서요. 10 불조심 2013/03/07 2,596
228791 남자라고 해서 쭉쭉 빵빵만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20 변태마왕 2013/03/07 4,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