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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초등 선생님들 ,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어려워 조회수 : 1,904
작성일 : 2013-03-06 10:03:46


대부분의 초등 여아들이 그렇듯이 저희 아이도 예민하고 수줍고 선생님의 칭찬이나 꾸중에 민감합니다.
아직 나이도 어리고요. (9살이에요)
칭찬받은 날은 하늘을 날듯하고 반대의 날은 세상이 무너지는 듯 하지요.

새학기 초...아이들도 선생님도 학부모도 제일 긴장되고 경황이 없을 때죠.
게다가 이번에 저희 아이는 이사와 함께 전학을 했어요.
제가 "학년 새로 올라갔는데 우연히 아는 친구가 하나도 없는 반이 된 거라 생각하자"했지만 아무래도 긴장되고 낯설겠죠.

어제 학교 다녀온 아이 표정이 약간 어둡기는 했는데
동생과 별거 아닌 일로 다투더니 엄청나게 통곡을 하면서 온갖 신세타령을 늘어놓더니 울다 지쳐 잠들었어요.

밤 늦게야 얘기를 들어보니
학교에서 선생님이 다 함께 각자 물건에 라벨붙이기를 했는데
저희 아이가 비뚤게 붙였나봐요. 아직 줄을 그어도 비뚤게 긋고 테이프를 붙여도 울게 붙이고...그런 것에 서툰 아이입니다.
그랬더니 저희 아이가 붙인 걸 들어올려 반 전체에 보여주면서,  이렇게 붙이면 되겠냐고, 다시 붙이라고 하셨나봐요.

선생님이 심하게 야단을 친 것도 아니고 그냥 무심히 하신 행동일텐데,
낯선 친구들 속에서 학기 초부터 많이 당황스럽고 무안했나 봅니다.
학교에서는 울지는 않았지만 속상해서 집에 와서 그렇게 많이 울었던 거고요.
학교가 무섭다, 가기 싫다고 하더군요.

어릴적부터 조심스럽고  규칙 지키는데 철저한 아이라
선생님께 혼날 일이 없던 아이라 그런지
조금이라도 싫은 소리 듣거나 이런 상황에 처하는 걸 못견뎌하네요.

아이에게, 네가 무안하고 속이 ㅁㄶ이 상했을 거 같다, 엄마도 어릴적에 그런 기억이 있어서 네 마음 이해한다.
하지만 선생님은 너를 비난하거나 혼내려고 하신 일이 아니고 그냥 별 생각없이 하신 행동인 것 같으니
거기에 너무 큰 의미를 두거나 선생님이 너를 미워하거나 나쁜 분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서툰건 자꾸 연습하다 보면 좋아지는 거니까 스스로를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다....등등
오랜시간 위로의 말을 해줬는데 얼마나 효과가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일로 선생님과 상담을 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되는데, 다른 분들 의견은 어떠신가요?

그리고 이곳에 학교 선생님께서도 많이 계실텐데,
아이들의 성실성이나 심성의 문제가 아니고
어떤 미숙함이나 서툰 점 때문에 아이들이 무안당하지 않도록 조금만 더 배려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냥 라벨을 다시 바르게 붙여보라 하셨으면 이렇게까지 속상해하지는 않았을텐데
친구들 앞에서 늘 칭찬의 본보기가 되던 아이가 '잘못된 예'의 보기가 되어 충격이 컸나봐요.
아이들 좀 더 유한 성격으로 키우지 못한 제 잘못도 크겠지요.
이런 성향의 아이는 집에서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까요?

흐린 하늘 만큼이나 제 마음도 울적합니다.


IP : 1.235.xxx.88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생각ᆢ
    '13.3.6 10:12 AM (1.245.xxx.66) - 삭제된댓글

    저도 초등생 엄마인데요
    선생님들이 모두 친절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부분도 아이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집에서 대우받듯 사회에서 떠받들어주지 안찮아요

  • 2. 원글이
    '13.3.6 10:17 AM (1.235.xxx.88)

    그러게 말이에요.
    아이에게 그런 말도 했었어요. 집에서 함께 사는 가족끼리도 때로는 서로 안 맞고 마음을 몰라서 다투기도 하는데
    학교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다 서로 맞춰주고 마음 알아주기는 어렵다고...
    너도 사람들에게 맞추고 때로는 가볍게 넘겨야 할 일도 많다고요.
    제가 저희 딸 같은 아이였고 극복하느라 오랜 시간 걸렸고 아직도 조금은 그런 면이 남아 있기에
    아이마음도 이해가 되고 선생님 마음도 이해가 되고 그렇네요.

  • 3. 절대로 별거 아니예요
    '13.3.6 10:24 AM (203.233.xxx.130)

    정말로 무심히 들어서 보여줬던 예 인거 같아요
    절대로 아이가 못해서 그런게 아니니까, 마음을 많이 다독거려 주세요..
    선생님들은 대부분 다 그러신거 같아요.. 아이들을 다 지도 하시려면 어쩔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아이가 혹시 앞자리인가요? 대부분 앞자리 아이들중에서 보이시는 데로 집으시거든요. 그렇지만, 아이가 작을걸로 또 칭찬 받을 기회가 많은게 또 앞자리예요..
    작년에 우리아이는 앞자리 특히 선생님 책상과 가까운 곳에 앉았던 한달은 무지 신나했었어요.. 심부름 많이 할수 있고 또 그렇게 아이 것을 들어서 보여 주는거 많이 해 주셨다고 하더라구요..(별것도 아닌데 아이는 좋아하더라구요)
    그러니까, 많이 다독여 주세요. 금세 또 얼굴이 밝아질 거예요.. 월요일에 아이 반에도 지방에서 전학 온 아이 다고 아이가 말해줬는데, 똑똑하게 본인 잘 거 잘해서 우리 아이가 호감(?) 가지던데요.. 걱정마세요.. 전학왔어도 야무진 아이들은 또 금세 친해지고 앞가림 잘 할꺼예요..

  • 4. ww
    '13.3.6 10:29 AM (124.54.xxx.45)

    저는 초등교사는 아니지만 같은 나이 아들이 있는 엄마로서..
    처음이라 낯설고 당황하고 부끄럽고 힘들었겠지만 그것도 성장과정의 한 과정이고,
    학교에는 규칙이란게 있으니깐 지켜야한다 생각합니다.
    엄마가 괜찮다고 다음부터 잘하면 된다고 많이 토닥여주세요.
    선생님도 아이가 미워서가 아니라 초반부터 자리를 잘 잡으려 그런거 같아요.

  • 5.
    '13.3.6 10:37 AM (119.64.xxx.173)

    별일 아니다 어쩔 수 없다 하시는 분 많으시네요.
    그만큼 선생님들의 권력남용에 길들여 진 것이 아닌가 씁슬합니다.

    라벨을 똑 바로 안붙이는 것이 어떻게 규칙을 안지키는 일인가요?
    선생님들 이라는 이유로 너무 권위적으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 같아요.
    아이들도 인격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삐뚤게 붙인것이 문제가 되면 개인적으로 말해 주면 될일입니다.
    삐뚤게 붙이면 안된다는 것을 대다수의 아이에게 설명하고 싶다면 그냥 설명하면 될일이구요.
    누구가 이렇게 했는데 이러면 되겠느냐... 이게 말이 되나요?
    공개적으로 망신 준 것 밖에는 안되쟎아요? 원글님 정말 화나시겠어요!!!

    어른을 교육하는 입장이라면 달라졌겠죠.

    한국 선생님들... 너무 권위적이에요.

  • 6. 나는나
    '13.3.6 10:46 AM (218.55.xxx.157)

    3학년 저희 애는 남자아이구요, 별로 떠들지 않았는데 이름적혀서 선생님한테 이름 불렸다고 꺼이꺼이 울었답니다.
    친한 친구도 없고 어색한 분위기에다가 선생님과도 아직 적응중이라 스트레스가 많아보여요.
    당분간은 엄마가 신경 좀 써야겠죠. 에휴~~

  • 7. ...
    '13.3.6 10:53 AM (211.179.xxx.254)

    선생님은 순간 아무 생각없이 그렇게 하셨을 거예요.
    하지만 분명 생각이 짧은 말과 행동이셨던 건 맞네요.
    그렇다고 아이 앞에서 선생님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을 주시면
    앞으로 선생님의 말 한 마디 손짓 하나에도 더 예민해질 테니
    최대한 포커페이스 유지하면서 대수롭지 않다는 듯 넘겨주세요.
    엄마가 너무 구구절절 달래 주시면 아이가 오히려 더 별일처럼 여길 수도 있을 것 같으니
    최대한 짧게 넘기시는 게 좋을 것 같구요.
    그리고 6학년 저희 아들이 님 아이와 비슷한 성향인데 클수록 조금씩 나아집니다.
    너무 걱정마세요.

  • 8. 지나고보면
    '13.3.6 11:56 AM (180.224.xxx.97)

    저도 저학년때 아이 일에 촉각을 세우고 듣고 아이의 감정이 다 온몸으로 전달되게 느껴지고 그랬는데요.
    지금 고학년 되니까 가방안에 뭘 갖고 다니는지도 무심해 지도라구요.
    아이도 학교 생활을 통해서 왠만한 일에는 무던해지고 또 그런걸 사회에 적응이라고 하는거 같아요.

    님의 아이는 선생님에게 잘보이고 싶어하고, 그렇게 울고 하고 관심있는걸 봐서 앞으로 공부 굉장히 잘할거 같아요!! (바로 그런 점이 학교생활 잘하는 거에요)

    지금은 마음이 아프겠지만, 아이가 스스로 견뎌야 더 강해질테니 엄마가 같이 동요하지 마시고 지켜보세요.
    이상한 선생님도 있지만, 생각보다 아이들 교육에 대해서는 부모보다 나은 면이 분명히 많더라구요.
    그런것을 보고 교육전문가라고 하는가보다.. 하고 생각해요.

    물론 선생님도 신이 아니니까 실수도 하고, 좀 섭섭한 감정도 들 때가 업잖아 있지만, 오히려 그럴것이 사회를 배우기에는 더 좋은거 같아요. 내가 노력하고, 내가 좀 더 적응하려고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를 주잖아요.
    너무 이상적인 부모와 선생님 밑에서 자란 아이가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어떻게 적응을 할 수 있겠어요?

    때론 억울한 일도 당할 수있고, 분할때도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고 해결해나갈지는 아이의 능력을 성장시켜 줘야 할거 같아요.

    원글님 아이~ 무척 모범생 기질이 있으니 지켜봐주세요!

  • 9. 이걸로
    '13.3.6 12:24 PM (211.246.xxx.119)

    학교가 부르르 떨면 블랙리스트로 등록되실듯
    애들은 가르쳐야 할 대상이지
    왕자 공주님들 맡아보는 보모가 학교샘이
    아닙니다
    그런
    호들갑은
    집에서나 하시길...

  • 10. 원글이
    '13.3.6 1:44 PM (1.235.xxx.88)

    좋은 조언해주신 분들 격려해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잘 새겨 듣겠습니다.
    아이가 유난히 예민한 걸 저도 알기 때문에 균형을 잘 잡을 수 있도록 제가 더 노력해야겠어요.

    위에 이걸로님
    학교 가서 부르르 떨 생각도 없는데 너무 오바하시는 것 아닌가요?
    선생님이 보모 아니란 것 너무나 잘 알고 있답니다.
    여태껏도 총회 외에는 학교 드나들 일 없이 지내왔습니다.
    하지만 가르치고 배우는 입장에서 서로 인격적으로 존중할 수 있다면 더 좋겠죠.
    집에서도 왕자 공주처럼 떠받들지도 않아요.


    내 아이 하나 둘 돌보는 것도 힘든데
    선생님 한 분이 아이들 서른명 가까이 돌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지 알기에
    늘 조심스러운 것이 학부모 마음입니다.

  • 11. 선생님이
    '13.3.6 5:45 PM (125.178.xxx.152)

    잘못 처신하셨어요. 어른이라도 그 상황에 부딪히면 무안하겠어요. 아이인데 더 충격이지요. 자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망신 준 사람이 자기가 존경하고 사랑 받고 싶은 담임샘이라니 아이 마음이 어떻겠어요.

    교사라는 라이센스는 똑같지만 선생님의 품성은 -500 에서 + 500 까지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에게 선생님을 너무 미화해서 이야기 해 줄 것도 없고 선생님도 그냥 한 명의 인간이고 부족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실수할 수 있고 이번 일처럼 너를 배려 못하고 행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는게 요즘 같은 시대에는 더 적절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예전에는 선생님은 항상 옳고 바르다 선생님의 권위 존중을 우선으로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선거로 뽑힌 임원 자기 맘대로 뒤 바꾸고 수업 시간에 아이들 자습 시키고 자기는 쉬고 그런 것 까지도 무슨 교육적 의미가 있는 것이다 아이때는 생각하죠. 사실은 촌지 받고 아이들이니 만만하게 보고 하는 행동들인데요.

  • 12. 뭐가
    '13.3.6 9:29 PM (125.178.xxx.152)

    유난인가요. 전 원글님 글 읽으면서 경우 바르신 분이다 느꼈는데요. 내 행동이 남에게 상처 입히고 그 사람이 그 일로 크게 상처 받고 울 정도라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내 행동에 잘못이 없나 돌아 보는게 맞죠. 아이들 격려 해 주고 잘못 있을땐 자존심 상하지 않게 따로 불러 잘 타일러 고쳐 주고 그런 사람이 교육자이지 호랑이 없는 곳에는 원숭이가 왕이라고 아이들만 상대하다 보니 아이들 위에 군림하려 하고 자기 행동 전혀 반성 없고 자기가 다른 모임가서 저런 대접 받는다면 그 교사 아마 펄펄 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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