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버지의 체온으로 딸 살리고 그 아비는 죽어

.......... 조회수 : 943
작성일 : 2013-03-06 08:39:00

30m의 강풍을 타고 폭설이 몰아쳤다. 천지가 분간 안 되는 길 위에서 아버지는 어린 딸을 트럭에 태운 채 발이 묶였다. 구조를 요청했지만 희망은 보이지 않았다. 걸어서 인근 집을 찾아가다가 눈 속에 파묻혔다. 아버지는 자신의 얇은 점퍼를 벗어 딸을 감싸고 숨진 채 발견됐다. 딸은 아버지의 품속에서 살아 울었다.며칠전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일어난 비극이다.

늙은 아비는 초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 어린 딸을 홀로 애틋하게 키웠다고 한다. 일찍이 여 시인은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또한 애인이 된다는 것”이라고 갈파했다. 딸에 대한 아비의 사랑이 극진하다.

한국 사회의 각광받는 대중문화도 ‘딸 바보’ 아비들이다. 영화 ‘7번 방의 선물’은 여섯 살 지능의 바보 아버지가 딸을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이야기다. 개봉 38일 만에 관객 1100만명을 넘어서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아버지의 헌신적인 희생을 그린 드라마 ‘내 딸 서영이’는 지난 주말 50%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시청률을 과시하며 끝을 맺었다.

IMF의 구제금융을 받던 시절에는 고개 숙인 아버지를 다룬 김정현의 소설 ‘아버지’가 슈퍼 밀리언셀러로 각광받았다. 조창인의 ‘가시고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개정판으로 출간돼 베스트셀러로 다시 부각됐다. 가시고기 수컷은 암컷이 알만 낳고 떠난 집을 지키면서 알이 상하지 않도록 온갖 정성을 기울인다. 기진해서 죽으면 새끼들이 몰려와 뜯어먹는 먹이가 되어준다.

아버지의 권위가 약화된 지는 오래다. 그렇다고 아버지들이 가장의 멍에로부터 자유로워진 것도 아니다.  이즈음 다시 아버지가, 그것도 ‘딸 바보’들이 부각되는 모양새다.
김현승 시인의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는  이즈음 아비들, 정말로 눈물겹다. 다시한번 이땅의 아비들에게

IP : 211.171.xxx.156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65526 제주도 해비치 리조트와 롯데호텔 고민이에요 3 휴가 2013/06/18 1,868
    265525 안녕하세요?처음 뵙겠습니다. 나그네의길 2013/06/18 381
    265524 남편이 잘 때 배 만져서 불편해요.. 13 이 슬픔 아.. 2013/06/18 6,641
    265523 천만원 빌려주신 고모님., 선물로 뭐가 좋을까요? 11 감사 2013/06/18 1,396
    265522 18세미만 스마트폰 사용금지 아고라청원 16 epipha.. 2013/06/18 885
    265521 내일 맘모톰수술 받는데 갑자기 떨리네요 6 2013/06/18 3,480
    265520 보라카이 갈때 제타항공타보신분들 ~ 8 christ.. 2013/06/18 1,167
    265519 학원 홍보하면 안되는거죠? 7 ... 2013/06/18 963
    265518 [뻘글]남자보다 발 큰 여자는... 별로 없겠죠?ㅋㅋㅋ 4 -,.- 2013/06/18 1,684
    265517 베란다에 실외기, 비올 때 어떻할까요? 11 jeniff.. 2013/06/18 12,520
    265516 뒤늦은 해독주스 10일 후기 10 데이 2013/06/18 30,058
    265515 비영어권 2년반 거주후 귀국하면 한국 유치원 가야겠죠? 카미라 2013/06/18 516
    265514 분내나는 감자는 따로 있나요? 11 ... 2013/06/18 1,802
    265513 부엌 천정에서 물이 새는데 윗집에서 문도 안열어주네요 3 공사 2013/06/18 1,389
    265512 코숫코 고르곤졸라 치즈 우짜까요 ㅠㅠ 7 나리 2013/06/18 4,103
    265511 고지서가 친정 주소로 갔어요ㅠ 4 자동차세 2013/06/18 1,028
    265510 1년 반 배낭여행했습니다. 질문 받아요^^ 36 박힌못 2013/06/18 4,333
    265509 70대 중반 간암환자 색전술 시행하면 생존율이 얼마나 되나요? 6 .... 2013/06/18 2,755
    265508 상가 임대 잘 아시는분 도와주세요.. 1 답답,,,,.. 2013/06/18 652
    265507 마음에 꼭 드는 원피스를 봤어요~~~알려주세요~~~ 41 너무궁금 2013/06/18 6,285
    265506 [물어보세요] 옷 패턴 공부하고 있어요 35 옷만들기 2013/06/18 5,691
    265505 집에 어떤 반찬 있으신가요? 13 호오잇 2013/06/18 1,935
    265504 매실이 도착했는데 하필 장마네요 4 몽이 2013/06/18 1,008
    265503 중2 내일 시험인데 아이가 아파요 3 .. 2013/06/18 887
    265502 돼지고기 냉동3주된거 해동시켜 먹어도 되나요? 3 돼지 2013/06/18 1,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