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버지의 체온으로 딸 살리고 그 아비는 죽어

.......... 조회수 : 865
작성일 : 2013-03-06 08:39:00

30m의 강풍을 타고 폭설이 몰아쳤다. 천지가 분간 안 되는 길 위에서 아버지는 어린 딸을 트럭에 태운 채 발이 묶였다. 구조를 요청했지만 희망은 보이지 않았다. 걸어서 인근 집을 찾아가다가 눈 속에 파묻혔다. 아버지는 자신의 얇은 점퍼를 벗어 딸을 감싸고 숨진 채 발견됐다. 딸은 아버지의 품속에서 살아 울었다.며칠전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일어난 비극이다.

늙은 아비는 초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 어린 딸을 홀로 애틋하게 키웠다고 한다. 일찍이 여 시인은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또한 애인이 된다는 것”이라고 갈파했다. 딸에 대한 아비의 사랑이 극진하다.

한국 사회의 각광받는 대중문화도 ‘딸 바보’ 아비들이다. 영화 ‘7번 방의 선물’은 여섯 살 지능의 바보 아버지가 딸을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이야기다. 개봉 38일 만에 관객 1100만명을 넘어서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아버지의 헌신적인 희생을 그린 드라마 ‘내 딸 서영이’는 지난 주말 50%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시청률을 과시하며 끝을 맺었다.

IMF의 구제금융을 받던 시절에는 고개 숙인 아버지를 다룬 김정현의 소설 ‘아버지’가 슈퍼 밀리언셀러로 각광받았다. 조창인의 ‘가시고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개정판으로 출간돼 베스트셀러로 다시 부각됐다. 가시고기 수컷은 암컷이 알만 낳고 떠난 집을 지키면서 알이 상하지 않도록 온갖 정성을 기울인다. 기진해서 죽으면 새끼들이 몰려와 뜯어먹는 먹이가 되어준다.

아버지의 권위가 약화된 지는 오래다. 그렇다고 아버지들이 가장의 멍에로부터 자유로워진 것도 아니다.  이즈음 다시 아버지가, 그것도 ‘딸 바보’들이 부각되는 모양새다.
김현승 시인의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는  이즈음 아비들, 정말로 눈물겹다. 다시한번 이땅의 아비들에게

IP : 211.171.xxx.156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25572 아이를 사랑하고 싶고 표현하고 싶어요... 4 냉이된장국 2013/03/06 767
    225571 워킹맘들~ 옷 어디서 사입으세요?? 6 으니맘 2013/03/06 2,531
    225570 아이 담임샘 좋은분인듯 해 마음이 놓이네요^^ 3 .. 2013/03/06 1,240
    225569 북한의 정전 협상 폐지 선언 이런건 이슈도 안되는 군요. 12 이제 2013/03/06 1,463
    225568 [원전]후쿠시마 멧돼지 고기서 기준치 560배 세슘 검출 2 참맛 2013/03/06 510
    225567 여행가면 왜 얼굴, 몸이 부을까요? 8 궁금해요 2013/03/06 1,907
    225566 박애리씨 음정이.. 8 아구 2013/03/06 2,465
    225565 아트윌이 대리석인데요 1 별걸다 질문.. 2013/03/06 1,454
    225564 요즘 입을 아우터 -패딩에 칠부길이감 추천바랍니다 3 후후 2013/03/06 901
    225563 디지털 도어락 비싸면 더 안전 할까요?? 1 에휴.. 2013/03/06 1,611
    225562 어젯밤 나비가 되는 꿈을 꾸었어요 6 호박덩쿨 2013/03/06 1,033
    225561 급질) 영어 잘하시는분께 질문드려요. (문법) 5 도와주세요... 2013/03/06 706
    225560 한사람이 아이디 한개이상 가능한가요? 4 궁금 2013/03/06 440
    225559 안철수가 머리가 좋긴하네요 3 천재 2013/03/06 1,349
    225558 아웃백 vs 빕스 !! 8 랄라라121.. 2013/03/06 2,862
    225557 영어말하기대회와관련된정보부탁드립니다 4 호박감자 2013/03/06 728
    225556 이사를...정해진 날짜보가 며칠빨리나가려고 하는데요... ... 2013/03/06 372
    225555 바닥 쿠션감 좋고 디자인 예쁜 워킹화좀 추천해주세요 ^^ 1 .. 2013/03/06 882
    225554 초등 선생님들 ,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11 어려워 2013/03/06 1,893
    225553 초5아들이 가슴이 아프다는데요.. 5 2013/03/06 842
    225552 아기랑 함께 잘 매트리스 추천해주세요~ 하루8컵 2013/03/06 598
    225551 이태원 옷도 동대문에서 떼어 오는 건가요? 1 궁금 2013/03/06 1,039
    225550 공무원 뇌물 주며 공사…건물 '와르르' 3 참맛 2013/03/06 567
    225549 말 그대로 시골집 개보수 해보신 적 있으세요?? 3 나모 2013/03/06 1,294
    225548 파리여행 계획중이예요, 도움 좀 ☞☜ 6 아오~ 쒼나.. 2013/03/06 1,3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