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버지의 체온으로 딸 살리고 그 아비는 죽어

.......... 조회수 : 856
작성일 : 2013-03-06 08:39:00

30m의 강풍을 타고 폭설이 몰아쳤다. 천지가 분간 안 되는 길 위에서 아버지는 어린 딸을 트럭에 태운 채 발이 묶였다. 구조를 요청했지만 희망은 보이지 않았다. 걸어서 인근 집을 찾아가다가 눈 속에 파묻혔다. 아버지는 자신의 얇은 점퍼를 벗어 딸을 감싸고 숨진 채 발견됐다. 딸은 아버지의 품속에서 살아 울었다.며칠전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일어난 비극이다.

늙은 아비는 초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 어린 딸을 홀로 애틋하게 키웠다고 한다. 일찍이 여 시인은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또한 애인이 된다는 것”이라고 갈파했다. 딸에 대한 아비의 사랑이 극진하다.

한국 사회의 각광받는 대중문화도 ‘딸 바보’ 아비들이다. 영화 ‘7번 방의 선물’은 여섯 살 지능의 바보 아버지가 딸을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이야기다. 개봉 38일 만에 관객 1100만명을 넘어서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아버지의 헌신적인 희생을 그린 드라마 ‘내 딸 서영이’는 지난 주말 50%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시청률을 과시하며 끝을 맺었다.

IMF의 구제금융을 받던 시절에는 고개 숙인 아버지를 다룬 김정현의 소설 ‘아버지’가 슈퍼 밀리언셀러로 각광받았다. 조창인의 ‘가시고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개정판으로 출간돼 베스트셀러로 다시 부각됐다. 가시고기 수컷은 암컷이 알만 낳고 떠난 집을 지키면서 알이 상하지 않도록 온갖 정성을 기울인다. 기진해서 죽으면 새끼들이 몰려와 뜯어먹는 먹이가 되어준다.

아버지의 권위가 약화된 지는 오래다. 그렇다고 아버지들이 가장의 멍에로부터 자유로워진 것도 아니다.  이즈음 다시 아버지가, 그것도 ‘딸 바보’들이 부각되는 모양새다.
김현승 시인의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는  이즈음 아비들, 정말로 눈물겹다. 다시한번 이땅의 아비들에게

IP : 211.171.xxx.156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52907 아이고!! 도와주세요!! 쪽번호가 파일에는 보이는데 인쇄하면 안.. 13 ///// 2013/05/18 5,295
    252906 강릉에 사는데 국내여행지 어디로 가면 좋을까요? 5 강원도 2013/05/18 1,114
    252905 프로젝트 런웨이 올스타 최종회 같이봐요^^ 20 최종회 2013/05/18 2,051
    252904 예전에본 미드 찾습니다. 4 유태인 2013/05/18 1,303
    252903 [추모바자회]내일 5.19일 마지막입니다. 4주기 서울광장 행사.. 8 믿음 2013/05/18 1,208
    252902 경찰관계자분들 있나요? 아는분이 어쩌다 신고를 했는데 그사람이 .. 5 도와주세요 2013/05/18 2,185
    252901 쌍둥이애기꿈은 흉몽인가요? 6 여자쌍둥이 2013/05/18 15,264
    252900 성유리는 예쁘지도않은데 주연만하는게이상해요 76 성유리 2013/05/18 12,461
    252899 어디를 가야 할까요? 2 please.. 2013/05/18 657
    252898 50대 남편 두신 분들께 질문....(19입니다) 48 ..... 2013/05/18 61,887
    252897 로다주 내한했을때 이 인터뷰요... 아이언맨 2013/05/18 1,261
    252896 아이의 소극적이고 부끄러움 많은 성격 고칠수 없나요? 4 성격변화 2013/05/18 2,292
    252895 삼치 냉장보관 오래하는법좀.. 2 피곤해서요 2013/05/18 2,811
    252894 김종대 편집장 글: 방미 성과 4 좋은글 2013/05/18 981
    252893 실종 수도검침원분 야산에서 숨진채 발견됐다네요 6 .. 2013/05/18 3,805
    252892 은희경의 태연한 인생 읽으신 분?? 2 불닭면 2013/05/18 2,055
    252891 바람피운 남자는 또 피운다는말.. 바람피우고도 반성하고 가정에 .. 1 남자의 바람.. 2013/05/18 1,840
    252890 성경에 대해서 잘아시는분 제 질문에 답변좀 해주세요. 24 읽다보니 2013/05/18 2,107
    252889 쉰들러리스트...보고 너무 비참하고 슬픈 기분이네요.. 19 슬프다. 2013/05/18 3,831
    252888 용평인데요, 내일 몇시에 서울로 출발할까요 ㅠㅠ 7 강원도 2013/05/18 1,102
    252887 컴퓨터 수리(수지) 우앙ㅠㅠ 2013/05/18 741
    252886 비가내리는 가운데도. 서울역에서 국정원대선개입 촛불집회가 열리.. 1 진실 2013/05/18 976
    252885 저도 디카프리오 좋아해요. 2 ㅇㅇ 2013/05/18 1,103
    252884 원한을 품어보신적 있나요? 17 눈물 2013/05/18 3,792
    252883 콜드플레이의 음악 좋아하시는 분, 어떤 면에 매료되셨나요 ? 5 ..... 2013/05/18 1,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