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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스포 많음)밑의 글 -라이프 오브 파이에 관한 것을 보고.

좀 다른 생각 조회수 : 3,856
작성일 : 2013-03-05 02:08:54

밑에 있는 '라이프 오브 파이' 글에 답글을 달았는데, 너무 길기도 하고...;;

이미 이야기가 일단락된 분위기라 원글님이 못 보실 것도 같아서

새 글로 다시 올려 봅니다. 그 글 원글님이 꼭 보셨음 해요.

물론^^ 라이프 오브 파이를 보고 그 분처럼 궁금해하신 다른 분들도요;

 

---------------------------------

 

여기서 파이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좀 다른 이야기를 말할까 말까... 하다가
'사람 버전'을 '동물 버전'에 너무 딱딱 대입해서 그걸 믿는 분들이 많아서; 제 생각은 그와 다르기에
결국 안 쓰고 말았는데요.
다시 이야기가 나오고, 책을 읽은 제 예상과는 달리
한 방향으로 몰리는(딱 맞아들어가는 해석을 너무 믿는) 분들이 의외로 너무; 많아서... 한 번 용기를 내서 써 봅니다.


라이프 오브 파이를 보고 쓴 영화 후기 블로그들이 어떻게 설명을 해 놓았건... 그걸 다 믿지는 마세요. 그게 꼭 정답인 건 아닙니다.
이건 절대 반전 스토리, 반전 영화가 아닙니다. 궁금하신 분은 책을 한 번 읽어 보세요.
식스 센스처럼 엄청난 반전이 숨어 있는 영화였다고 이해하신 분들이 많으신 것 같은데... 저는 그게 좀 답답했어요.
물론 정답은 없는 거라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책을 읽어 보면, '반전'이라고 받아들이는 건 어딘가 오류를 범하는 것이구나,
그보다는 차라리 '열린 결말'이라고 하는 편이 차라리 작가의 의도에 가까운 것이겠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호랑이는 파이, 오랑우탄은 엄마... 이런 식으로 딱딱 대입을 하고
아하! 너무 끔찍한 일을 겪은 파이가 이야기를 지어냈군! 이해를 해야만 안심이 되는 분이 계시다면, 한 번 생각해 보세요.
그게 바로 '동물 버전'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못한 그 일본인들과 같은 태도잖아요.
그리고 파이는 그걸 몹시 답답해 하지요.

책의 일부분을 옮겨 볼게요. 일본인들과의 인터뷰 부분입니다.



*
파이 파텔 : 호랑이는 존재해요. 구명보트도 존재하고, 바다도 존재해요. 당신의 좁고 제한된 경험에 그 셋이 다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당신은 거기서 벌어진 일을 믿지 않으려는 거예요. 하지만 침춤 호가 그 셋을 한꺼번에 불러 모았고, 결국 가라앉은 거죠.
(침묵)
*




책 맨 뒤에 그 일본인들과의 대화가 나와요. 파이는 아주 답답해하고 때로는 화를 내죠.
그게, 읽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사람의 시체를 미끼로 써서라도 살아남아야 했던, 또는 식인을 했던 끔찍한 경험을 '만들어낸 우화'로 덮고 잊어버리고 싶은 파이가 자기 말을 안 믿어주는 사람들에게 짐짓 화내는 장면으로 읽히지, 않아요. 파이는 정말로 답답해 하며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고, 일본인들은 본인들이 이성적이라고 믿고 있으며 파이가 충격으로 인해 정신이 이상해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파이의 말을 전혀 믿으려고 하지 않죠. 자신들의 좁은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는 너무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파이가 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책의 뉘앙스는 그들이 편협하다는 것을 내내 지적하고 있는 걸요.





*
"...(생략) 그런데 구명보트에 있는 미어캣의 뼈들은 어떻게 설명할 건가요?"
((파이의 대사입니다. 그 식인섬에 미어캣들이 많았고, 그들을 배에 많이 태우고 출발했던 이야기가 나오죠.))
"작은 동물의 뼈는... ... ." ((일본인의 대사))
"한 마리가 아니라구요!"
"... ... 구명보트에 뼈만 남은 작은 동물 몇 마리는... ... 틀림없이 배에 있던 동물들의 뼈일 거예요."
"동물원에 미어캣은 없었어요."
"그것들이 미어캣의 뼈라는 증거가 없어요."
치바 : "아마 바나나 뼈일 걸요! 하! 하! 하! 하!" ((일본인이 파이를 비웃고 있죠.))

(중략)

오카모토 : "다른 작은 동물의 뼈일 가능성도 있어요."
"미어캣이었어요."
"몽구스일 수도 있겠지요."
"동물원에 있던 몽구스는 팔지 않았어요. 인도에 두고 왔어요."
"배에 있던 해로운 동물일 수도 있겠네요. 쥐 같은. 인도에서는 몽구스가 흔하니까."
"배에 있던 해로운 동물 몽구스라고요?"
"아니라는 법이 있나요?"
"누가 폭풍우 속의 태평양에서 구명보트까지 헤엄쳐 올까요? 그것도 몇 마리가 함께. 그거야말로 믿기 힘든 얘기 아닐까요?"
"지난 두 시간 동안 우리가 들은 이야기보다는 그럴 듯하겠지요. 어쩌면 몽구스 몇 마리가 이미 구명보트에 타고 있었겠죠. 당신이 얘기했던 쥐처럼."
((그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상식에 도무지 맞지 않는 동물 버전 이야기를, 어떻게든 안 믿으려고 이렇게 저렇게 파이의 말을 부정하느라 애쓰고 있지요.))
(중략)


((...일본인들은 계속 안 믿으려 하는 말들을 합니다. 하지만 파이는 이렇게 말해요.))


"그것들은 미어캣의 뼈예요. 전문가에게 검사하라고 해요."
"많이 남지도 않았어요. 머리도 없고." ((일본인들))
"머리는 미끼로 썼어요."
"전문가라도 그것들이 미어캣인지 몽구스인지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네요."
"법의학 동물학자를 찾아 봐요."
"알았어요, 파텔! 당신이 이겼어요. 그게 미어캣 뼈라면, 그것들이 구명보트에 있는 이유를 달리 설명할 수가 없군요. 하지만 우리 관심은 그게 아니에요. (후략)..."
*





결국 일본인들은, 파이가 한 이야기를 듣고도 믿지 않고, 어떻게든 그 이야기의 흠을 찾아내려고 하며, 사실 경청하지도 않아요. 중간중간 다른 폰트로 자기네끼리 일본어로 대화하는 게 나오는데, 어떻게든 구슬러서 '이 정신 없는 녀석에게서 말이 되는 이야기를 끌어내는 데‘에만 관심이 있죠.
파이는 이렇게 물어요.





*
파이 파텔 : "현실을 반영하는 언어를 원하나요?"

((일본인들은 반색을 하죠. 드디어 믿을 만한 이야기가 나오는구나, 하고.
하지만 이게... 진실을 있는 그대로 말했더니 믿지 않는 사람을 향해, 이제부터 '네 입맛에 맞는 이야기를 지어내 줄게'의 신호가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요? 책은 그런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래요."
"현실에 반하지 않는 언어요?"
"바로 그겁니다."
"하지만 호랑이는 현실에 반하지 않아요."
"제발 부탁이에요, 이제 호랑이 이야기는 그만해요."
"두 분이 원하는 게 뭔지 알아요. 놀라지 않을 이야기를 기대하겠죠. 이미 아는 바를 확인시켜 줄 이야기를 말이에요. 더 높거나 더 멀리, 다르게 보이지 않는 그런 이야기. 당신들은 무덤덤한 이야기를 기다리는 거예요. 붙박이장 같은 이야기. 메마르고 부풀리지 않는 사실적인 이야기."
"저... ... ."
"동물이 안 나오는 이야기를 기다리죠."
"네!"
"호랑이나 오랑우탄이 안 나오는."
"맞아요."
"하이에나나 얼룩말이 안 나오는 이야기."
"그런 게 없는 이야기가 좋지요."
...(후략)
*





결국 파이는 이 이후에, 잠시 시간을 달라고 하더니 그 '사람 버전'의 이야기를 해요.

그리고 그 이야기를 다 들은 일본인들은 그제서야 후련해 하며(그 끔찍한 이야기를 듣고!) 그것이 사실이라고 단정지어 버리죠. 그리고는 자기네끼리 일본어로 '동물 버전' 이야기를 '사람 버전' 이야기에 끼워 맞춰 봐요.
영화 후기 블로거-_-들이 정답을 찾은 것처럼 대입하는, 바로 그 방식으로 얼룩말은 누구고 오랑우탄은 누구고 하이에나는 누구고... 하더니 리차드 파커는 파이였어! 하고 자기네끼리 수긍을 하죠.

그런데... 그게 꼭 그렇게 들어맞는 건 아니거든요. 이 글 쓰신 분이 궁금해 하신 바로 그 부분을, 그 일본인들도 궁금해 해요.





*
치바 : "하지만 그게 무슨 뜻이죠, 이카모토 씨?"
"나도 몰라."
"그리고 그 섬은요? 미어캣 떼는 누구죠?"
"모르지."
"또 그 이빨들은요? 나무에 있던 건 누구의 이빨이었죠?"
"나도 모르네. 내가 이 아이의 머릿속에 들어가 본 것도 아니고."
*






어떤 사람이 진실임을 강변하며 털어놓은 긴 이야기를 믿지 않는 사람들... 여기서는 그 일본인들이죠, 상대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기의 선입견, 자기의 세계관에 끼워 맞춰 이해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그들의 입맛에 맞게 해 준 이야기를 끌어내고는 (한편 어리석게도 보이는 모습으로) 안심을 하는데요. 문제는 그 이야기들을 가지고 이리저리 퍼즐 맞추기를 해 보았지만 풀리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거죠... ... .

여기서 이 이야기가, 소설- 즉,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나온 이야기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어요.

그 이야기를 만들어 낸 사람, 즉 작가 얀 마텔은, '있는 그대로 믿어, 왜 꼭 이리저리 찢어서 당신 마음에 들게 배열해야만 안심을 하고 '후~' 안도의 한숨을 쉬고 좋아하는 거야?' 외치고 있는 거죠. 아무리 '그럴 리가 없는' 이야기여도, 아무리 말도 안 되는 이야기여도, 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이것이 사실이야' 한다면, 아 정말 그게 사실일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죠. 자기가 상식이라고 부르는 좁은 틀 안으로 이야기를 낑낑대고 끌어오고, 팔다리가 길면 자르고 이상해 보이면 말이 안 된다고 딴죽을 걸어요. 그렇게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한도 안으로 굳이 호랑이 이야기를 끌어들여, '파이가 너무 힘들어서 이야기를 우화로 바꾼 거여' 식의 후기를 쓴 블로거들처럼, 그리고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일본인 콤비처럼 자기 식대로 대입을 하고 비유였다고 결론을 내리는 거죠.

물론 어떤 이야기를 믿느냐-는, 파이가 일본인 콤비에게 '어떤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드느냐'고 물은 것처럼, 들은 사람에게 다소의 선택권이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러니 우리같은 독자, 혹은 영화 본 사람에게도 그런 건지 모르지만요. 책을 읽다 보면... 확실히, 선택권을 준 것 같으면서도~ 열린 결말인 것 같으면서도... 이 작가가 그 일본인 콤비의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방식'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은 알 수 있어요. 그들이 그 식인 섬의 의미를 못 찾아서 '나도 모르네' 하며 주고받는 대화에서도 그렇고요.

또, 끔찍하면서도 극사실적으로 들린 그 사람 버전 이야기에서도, 이들이 알아내야 했던 '배가 침몰한 이유'는 결국 찾아내지 못하고 만다는 걸 간과하면 안 되지요. 자신들이 이해할 수 있는 버전의 이야기를 해 내라고 그렇게 파이를 달달 볶아서 끔찍하디 끔찍한 이야기를 끌어내고 나서도, 정작 알아야 하는 건 알아내지 못하고 말아요. 어차피 배가 침몰한 이유는 일개 소년 승객인 파이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당연한 일이죠... 그렇다면 그 일본인 콤비가, 파이의 첫 번째 이야기를 믿지 않아서 얻게 된 건 무엇이었을까요?
사실, 없어요. 그들은 파이가 겪은 긴 스토리를 듣는 게 목적이 아니라 '그 배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를 조사해 가는 게 가장 큰 파견 목적이었거든요. 그러니 파이의 이야기는 믿지 않고 자신들이 소위 '합리적'이라 부르는 틀에 맞는 이야기를 해 내라고 했으나, 이 버전이나 저 버전이나 그들이 원하는 건 얻지 못하고 돌아가는 거죠.

원글님은 식인 섬의 의미에 관해 궁금해 하셨죠... 섬, 이빨, 미어캣 떼... 저 위에 적어 둔 일본인들의 대사처럼, 궁금해 하자면 사실 ‘무엇을 비유한 것인가’ 알아야 하는 요소들이 한둘이 아니에요.
그럼 한 번,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보시면 어떤가요.
그건 아무 비유도 아니에요.
그냥, 파이에게 실제로 일어난 일이에요.
파이는 식인 섬에 올라갔고, 무서운 광경을 목격했고, 더 이상 거기 있을 수가 없어서 나왔어요. 그런 일이 일어난 거죠.
그게 다인 거죠. 그게 파이가 한 이야기잖아요. 그냥 믿어 버리는 거죠.
뭔 의미가 필요한가요? 작가가, 일본인들을 등장시켜 ‘그게 무슨 의미이지? 나도 몰라.’라는데.


물론 저도... 이 영화, 혹은 소설이, 아무 의미가 없는 그냥 꾸며낸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사실 무시무시할 만큼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이야기죠. 파이가 생각하고 겪는 일들에 이리저리 얽혀 있는- 종교, 생명, 살아 있는 존재의... 살기 위한 본능에 관한 허용치는 어디까지일까(저도 영화 보고 와서 저기 위의 어떤 답글님처럼, 머리 터지게 또 고민했어요. 나는 살기 위해 무엇을 먹어도 좋은가, 어디까지 노력하는 것이 ‘정당한’ 것일까 등...), 인간 존재의 의미, 무언가를 믿는다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일일이 다 고민하기도 어려울 만큼 많은 것을 담고 있는, 무지하게 생각 많이 하게 만드는(이 작가가 진짜 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무엇이었나?...) 이야기지요.

그러나 거기서 한 발짝 떨어져서, 그 모든 것을 놀랍게도 한 그릇에 담고 있는 그 이야기의 그릇을 보면, 작가가 ‘이건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를 말하고 있는 게 보여요. 뭘 믿을래...? 너의 상식에 내 놀라운 이야기가 들어가니...? 라고 말하는 것 같죠.

‘어떤 동물이 어떤 사람을 의미하는가’를 열심히 찾아 영화평을 쓴 블로거들에게도 그렇고... 파이가 식인을 했는가 안 했는가를 논하는 게 중요한 분들에게도, ‘우와, 이 영화 반전 쩔어, 완전 식스센스 능가해!’ 하는 이들에게도, 저기 위에 답글을 쓰신 많은 분들에게도 저는 묻고 싶었어요;;
그런 식으로 ‘답 찾기’ 하는 이해,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 누구... 같지 않나요?
그 일본인 콤비가 하는 걸 지금 우리가 똑같이 하고 있는 거잖아요?
정말, 똑같이.

그러나 작가는 파이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하고 있지 않나요.
“호랑이는 존재해요. 구명보트도 존재하고, 바다도 존재해요. 당신의 좁고 제한된 경험에 그 셋이 다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당신은 거기서 벌어진 일을 믿지 않으려는 거예요.”
좁고 제한된, 에 밑줄 쫙.
이렇게도 말하죠.
"두 분이 원하는 게 뭔지 알아요. 놀라지 않을 이야기를 기대하겠죠. 이미 아는 바를 확인시켜 줄 이야기를 말이에요. 더 높거나 더 멀리, 다르게 보이지 않는 그런 이야기. 당신들은 무덤덤한 이야기를 기다리는 거예요. 붙박이장 같은 이야기. 메마르고 부풀리지 않는 사실적인 이야기."
이미 아는 바를 확인시켜 줄 이야기, 라고 말해요. 틀 안에 갇힌 사고방식이 절대적이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하고 있는 거지요. 이 놀라운 이야기를 통해서.


...여기까지 쓰고, 저는 다시 ‘사람 버전 이야기가 사실일 수도 있지’라고 말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동물 이야기가 진짜고 사람 버전 이야기 믿으면 편협한 사람인 것처럼 말해 놓고 뭔 소리냐, 하실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얀 마텔은(작가) 그 이야기도 정말로 극 사실적으로 묘사해 놓았거든요. 만약 ‘이 이야기는 거짓말이지만 내가 할 수 없이 만들어내서 해 준다. 하지만 믿으면 바보’ 정도였다면, 파이가 더 짜증을 많이 내고 더 일본인들을 한심해 하며 대충대충 이야기하는 정도로 그려 놓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결국 저는... 굳이 이야기를 의심하고 해체하고 자기 마음에 들게 재배열하며 굳이 1대 1로 메타포와 본의를 매치시키려고 애쓰지는 말아라,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람? 선에서 작가의 의도를 받아들이는 거예요. 작가는 놀라운 이야기를 만들어냈어요. 세상의 끝에 혼자 남겨진 사람의 이야기죠. 숨막히게 아름답고, 무섭고 끔찍하고 두렵고... 긴장을 늦출 수 없고. 그리고 그걸 가지고 ‘자, 내 이야기를 들어 봐’ 하며 들려 주고 있어요. ‘여기, 이야기가 있다’는 것만은, 그거 하나만은 사실인 거죠.

그러니 우리는 그냥 믿으면 되는 거죠. 그게 뭐든. 그거야말로 작가가 진짜 원한(의도한) 것이었다고, 저는 생각해요.

IP : 112.152.xxx.16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3.5 2:19 AM (36.39.xxx.182)

    아, 원글님 생각하신 바가 제가 생각하고 있던 바에요. 단지 표현을 할 수 없었을 뿐.
    잘 읽었습니다.

  • 2. 영화는 못봤지만
    '13.3.5 7:25 AM (115.178.xxx.219)

    오래전에 책이 나왔을때 읽었는데 저도 원글님과 같이 느꼈어요. 믿지 못하는 현실주의자들을 이해시키고 정신병자로 몰리지 않기 위해 나중에 거짓으로 만들어 낸다고... 근데 어제 댓글을 보면서 내가 잘못 알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 책 다시 꺼내 봤네요.

  • 3. 어제 원글
    '13.3.5 9:55 AM (203.247.xxx.210)

    책과 설명까지 친절하고 재미나고 날카로운
    '좀다른생각님의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저 이제 통과인가요?ㅎㅎ)

    감사합니다^^

  • 4. eotrmf
    '13.4.11 11:59 AM (218.236.xxx.32)

    ekqslek.

  • 5. 거너스
    '18.4.20 7:53 PM (14.138.xxx.41)

    아주 잘 읽었습니다 저도 맨처음에는 메타포를 중심으로 해서 영화를 받아드렸어요 아 그랬구나 반전이었어 무릎을 탁 쳤지요
    그런데자꾸 생각이 나는거에요 뭔가 찝찝한
    뭐는 뭐 동물은 누구 그렇게 규정짓고 나니
    이건 아닌거같은데 그런 느낌요
    영화의 시선이 좀 그랬던것같아요 그건 아마도 감독의 시선이었으리라고 봅니다
    책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있더군요
    이런이런것들이 있어
    니가 믿는대로야
    이젠 너의 이야기야
    저에겐 아주 소중한 영화와 책이 되버렸습니다
    지금도 생각을 하게되네요
    신념에 관한 내용들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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