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종로에 있는 대형 빌딩에서 미팅이 있어서 갔어요.
아침이었는데, 리셉션이 아주 시끄럽더라구요.
짐 보따리를 몇개씩 갖고 있는 아주머니가 리셉션에 있는 사람들에게 난리치고 있는 거에요...
경비보시는 남자분 이름표를 잡아 뜯고, 거기 있는 물품들을 집어 던지고...
제가 좀 일찍 도착했기 때문에, 1층 소파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렇게 한참 난동을 피우시던 아주머니가 제 주변에 와 앉으시고...
매니저인 듯한 남자분이 오셔서 대화를 하시더군요.
도대체 무슨 일때문인지 궁금해서 대화를 엿들었어요...
그 내용은...
아주머니 : "내가 우리은행에 가야 해서 우리은행이 어디있는지 물었어요. 모른대요. 이해했어요.
근데 내가 보니까 길 건너에 우리은행이 바로 있는거야. 근데 몰라?"
매니저 : "..."
아주머니 : "그래 내가 거기까지는 이해했다...근데 저 은행에 가야하는데 짐이 많으니까 맡겨달라고 했어요. 근데 맡아줄 수 없대!!!"
매니저 : "그건 저희 업무 규정상 짐은 맡아드릴 수 없습니다. 여기 입주해계시는 직원분들 짐도 개인적으로 맡아드리지는 않습니다"
아주머니 : "뭐? 못해? 왜 못해? 이 짐이 대단한 것도 아니고 그냥 옷보따리 뭐 그런건데 왜 못해?"
매니저 : "분실의 위험도 있고..."
아주머니 : 계속 난동...
그 광경을 보면서 왜 제가 더 부끄럽던지..
그 곳이 입장료 내고 들어온 놀이공원도 아니고, 공공기관도 아니고...
공공 서비스를 해야 하는 아무런 의무도 없는 곳인데,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아무래도 친절한 공짜 서비스에 너무 익숙해졌나봐요.
그래서 그런 곳에 계시는 리셉션리스트들은, 아무나의 요구에 친절하게 다 받아줘야 한다고 착각하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