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때 첫 신입생 환영회 하는 날인데..
회식 말고 강의실에서 과 전 학년이 다 모여 주임 교수님 앞에서 신입생 소개하는 날이었거든요.
제가 안방호랑이라 친구랑은 말 잘 하는데 발표하는 건 아주 약해요.
안그래도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곧 자기 소개 해야 하는데 걱정돼 죽겠더라구요.
드디어 제 차례가 되어 나가긴 나갔는데..
제가 제 이름을 소개하고..그 이후 ..기억이 안 나요.
제가 뭐라고 하면서 막 떠들어서 다들 웃고..교수님께도 점수 짜게 준다더라면서 지적하고..
하여튼 분위기를 휘어 잡으면서 아주 인상깊게 제 소개를 했나봐요.
드문 드문 그런 기억은 나요.
그리고 끝나서 휘적휘적 제 자리로 돌아온 기억은 나거든요.
그 이후 우리 과 선배,친구들이 절 명물이 들어왔다고 좋다고 재밌다고 다 기억하고 좋아하더라구요.
다들 절 아주 명랑하고 재밌는 친구로 생각했어요.
근데..저 그런 사람 아니거든요.
아주 새침하고 낯 가리고 그런 사람인데..
제가 그 때 어떻게 한 순간 정신이 나간건지..필름이 끊긴 것처럼..지금도 이해가 안 돼요.
술 먹은것도 아닌데..한 순간 그렇게 정신이 나갈 수가 있을까요?
평소에도 건망증이 좀 심하긴 한데..도데체 제 뇌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지금도 이해가 안 되는 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