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정리해야겠네요.

이제 정말 조회수 : 2,483
작성일 : 2013-02-28 12:20:20

2년넘게 만난 사람이 있습니다.

서로 길이 달라 끝이 정해진 관계인데 어찌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전 돌싱에 애들이 있는 사람이고 그는 미혼이죠.

저는 애초에 재혼생각 자체가 없다보니 편한 사람이 좋았고, 그는 결혼은 해야하지만 만나는 사람이 없으니 지금 같이 있으면 즐겁고 잘맞고 부담없는 상대인 내가 좋았겠죠.

어제 보자고 해서 만났더니 다른 사람을 소개받았다고, 일단 만나볼거라네요.

결혼은 해야지 않겠냐고..

만나볼려고 하면서 날 보자고 한거냐고 했더니 자기가 그사람을 지금 사귀는것도 아니고 당장 결혼하는 것도 아닌데 왜 만나면 안되냐고 반문하더군요.

 

그만 보겠다고 할때마다 언제 그런말 들었냐는듯이 잡더니, 그럴때마다 못이기는척 다시 만나고만나고..

 

네, 그는 싫어하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엔조이였던거 맞아요.

다만 같은 직장에 몸담았던 사이라 공통화제거리가 있었고, 대화코드도 맞는편이라 같이 있는 시간이 즐겁고..

2년 넘게 일주일에 두어번씩, 애들 방학이 되서 전남편에게 가면 한달 내도록 만나다보니 정이 들었나봐요.

다른 사람 생기면 안잡을 자신 있었는데, 기분이 휑하네요.

이사람때문에 이혼한건 아니에요.

이혼사유는 남편외도였죠.

이혼하던 무렵의 너무나 암흑같은 시간을 같이 보내준 사람이긴 하네요.

남편 외도때문에 피폐해져가면서도 이혼할 용기가 안나 억지로 버티던 날들속에서 혼자 설 용기를 주긴 했죠.

편한 동료로 어울리던 무렵, 남편을 떠나 동료그룹속의 나는 이렇게나 괜찮은데 외도하는 남편과 끝내지 못하는 내가 참 못났다 싶은 생각이 들었고.. 내가 나로 다시 서기위해 이제 그만 남편과의 고리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해줬죠.

어쩌면 남편과의 이혼을 한번도 후회하지 않았던건 결혼생활에 너무 지쳐서일지도 모르지만 또 어쩌면 그가 있어서였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이제 그만해야지, 혹여 나중에 내가 상처받을지도 몰라라고 생각하면서도 과감히 끊어내질 못하고 여기까지..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맘이 간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휑한건 역시나 맘이 갔었던걸까요?

어떤 마음으로 관계를 매듭지어얄지 정리가 안되네요.

그간 잘 놀았다, 그래, 너도 니인생 찾아가야지.. 애들이 오면 이제는 정말 딱 엄마만 하자, 이렇게 정리하면 될까요?

주저리주저리 말이 참 길어졌네요.

 

IP : 123.142.xxx.19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나모
    '13.2.28 12:49 PM (117.111.xxx.45)

    사랑한것도 맘이 간것도 아니라지만
    2년여의 시간이 어찌 엔조이기만 했겠어요?
    그렇지만 남자가 님이 아닌 여자와
    결혼할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한
    결국 상처받는건 님뿐이에요

    살다보면 정말 좋은 인연을 만나실 수 있을거예요

    왠지 님의 어깨를 보듬어 안아드리고 싶네요

  • 2. 네...
    '13.2.28 1:04 PM (211.201.xxx.173)

    이제는 정리해야 할 시간이에요. 하기 싫어도 해야할 시간.
    그 남자와 만나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멋진 사람일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놔버리지 마세요. 지금이 지나면 더 추해질지도 몰라요..

  • 3. 그래도
    '13.2.28 1:25 PM (1.247.xxx.247)

    님은 일말의 기대가 있으셨던거 같은데...
    그렇게 말하는 남자분 참 나쁘네요.

    얼른 정리하세요. 더 이상의 만남은 님의 상처가 될거 같네요..
    힘내세요!^^

  • 4. 사랑보다 강한것
    '13.2.28 1:25 PM (220.103.xxx.141)

    여자인생에 꼭 사랑만 있는건 아니랍니다

    님은 애써 엔조이라고 얘기하지만 첫댓글님말처럼 꼭
    시간만은 아니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길을

    선택할 때가 찾아온거에요 님은 님의길을 가야죠

  • 5. 에효
    '13.2.28 1:59 PM (1.246.xxx.85) - 삭제된댓글

    남자분은 결혼할맘 전혀없이 님만나셨나봐요 돌싱이어도 정말 사랑 한다면 결혼해도 되지않나요~ 저라면 그런소리듣고 더이상 미련두지않겠어요 자존심지키세요 좋은인연 만나시길 바래요...

  • 6. 아무리 사랑해도
    '13.2.28 2:08 PM (180.65.xxx.29)

    애도 여자가 키우는데 결혼까지 가기 힘들죠. 첨 부터 사랑으로 시작한것도 아닌것 같고
    원글님도 엔조이라는것 보니 서로 즐기다 여자는 정들고 남자는 더 가면 발목잡히겠다 싶고 그런것 같은데요
    철저하게 엔조이네요 남자는

  • 7. ..
    '13.2.28 2:15 PM (123.142.xxx.197)

    우리 사이엔 계획이나 결혼따윈 애초에 없었습니다.
    전 아이들이 있어서 재혼같은건 할 생각이 전혀 없고, 그도 나를 대상으로 그런 생각은 전혀 없었을겁니다.
    이혼후 혼자 있는 시간들을 견디기 위해 누군가 필요했고, 그 자리에 그가 있었던거니까, 딱히 사랑이란 감정으로 규정짓지않을수 있는 사람, 특별히 에너지를 쏟지않아도 되는 관계..
    딱 이정도가 좋다라고 생각했는데 누구말대로 그런 관계는 6개월을 넘기지 말았어야 했는데 너무 오래 왔나봅니다.

  • 8. 네 이제 정리하세요
    '13.2.28 2:44 PM (121.131.xxx.90)

    인연도 길이가 있고
    인연의 때라는게 있습지요

    인연이였다면
    두분 다 상황을 극복해보려고 했을 겁니다
    쿨하다 담담하다 한들 마음이 있으니 만나고 거기 정도 더해졌겠으나
    감정의 크기가 여기까지인 겁니다

    한켠 서운하시겠지만
    둘 중 한 사람은 먼저 끊어야 끝나지 않겠어요
    결혼이 최종목적지는 아니라해도 둘중 한 사람이 결혼을 꿈꾼다면
    다른 인연을 곁에 두고 배우자를 찾는다는건 반칙아니까요

    정리는 모질게 하는 거라는 거 아시죠

  • 9. 매력이 있는 분인가봐요
    '13.2.28 3:38 PM (60.241.xxx.111)

    두번째 기회가 온 것을 보면 님이 어느 정도는 매력이 있는 분인가봐요.

    그 분 뒤에도 또 기회는 올 겁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24975 김성령씨가 동생하고 의절했어요? 26 2013/03/01 19,075
224974 요즘 유행하는 백팩 어떤거 좋을까요? 7 2013/03/01 4,323
224973 너무 빨리 물러버린 귤 먹어도 돼요? 4 ... 2013/03/01 3,306
224972 옥션에서 사과사보신분? 4 질문 2013/03/01 740
224971 잘 되던 카카오톡이 갑자기 3 ㅠㅠ 2013/03/01 825
224970 성룡 전 한국여친 사진 발견 12 ,륭 2013/03/01 16,374
224969 카드회사에서 전화가 와서 무이자혜택준다고 2 mm 2013/03/01 1,032
224968 레스포삭 토트백 잘 산걸까요? 2 40대 2013/03/01 2,028
224967 밑에 질문에 묻어 초4남아 다리에 털이 났는데요ㅜㅜ 2 혹시 2013/03/01 888
224966 춘천에정말맛있는닭갈비집추천해주세요~ 6 장미 2013/03/01 2,350
224965 혹시 82에 의사 있으시면 도와주세요ㅠㅠ 5 소시오 2013/03/01 1,657
224964 패션소품 롱목걸이 궁금해요.. 2 멋내기 2013/03/01 1,306
224963 어디서 1 where 2013/03/01 424
224962 에일리 ㅅㄱ 수술했나요? 10 gee 2013/03/01 6,386
224961 지인의 골수이식 2 심란 2013/03/01 1,340
224960 성격나쁜 남편&상사 5 2013/03/01 1,380
224959 셀프세차 하시는 분들..세차용품 뭐뭐 쓰시나요? 1 셀프세차 2013/03/01 826
224958 5층인데 아랫층에서 층간소음 올라올 수도 있을까요? 7 == 2013/03/01 1,809
224957 학력고사 세대중에 후보로 대학 합격하신분 계세요? 2 그땐그랬지 2013/03/01 1,007
224956 교대부설초등학교가 긍금해요 3 궁금 2013/03/01 5,567
224955 우체국 스마트퍼즐 적금 추천부탁드려요.115571 2 추천 2013/03/01 684
224954 웃음으로 뇌를 자극하자 (유머) 시골할매 2013/03/01 1,255
224953 겨드랑이가 아픈데 왜 그런걸까요? 8 ... 2013/03/01 3,260
224952 고구마 구운 것 7 ~ 2013/03/01 1,602
224951 주방용품을 싹 바꾸려는데요. 3 어떤거 2013/03/01 1,6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