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딸아이에게 아이아빠가 쓰던 스마트폰을 대리점가서 번호이동을 해주었는데, 제가 워낙 스마트폰에 관심이 없어서 스마트폰사용법을 몰랐어요.
카톡을 깔려면 어플을 다운받아야 한다.
어플을 다운받으려면 구글 계정을 받아야 한다..
가도가도 산이라더니, 결국 조그만 분식점을 하는 큰언니네 집에 갔어요.
그 언니네 집에 가면, 워낙 중고생아이들이 많이 오니까 알것같았어요.
가보니, 아이들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대리점에 다시 가서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고 물어봤더니, 데스크에 있는 분이 자기도 어제 온 사람이라 모르겠다고 얼굴까지 붉어져서 쩔쩔매길래 그냥 다시 언니네 집에 왔어요.
아이아빠는 일주일에 한번씩 회사관사에서 돌아오는데 그때까지 기다릴수가 없어서 발길을 언니네집에 돌린거에요.
언니가, 방안에 28세된 딸한테 물어보겠다고 하더니 그냥 고개를 저으면서 나와요.
언니는 저랑 나이가 12년 차이나는데 시집을 좀 일찍가서 삼십이 다되어가는 딸과 연년생인 아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 딸아이가 무척 성격이 이상해요.
친척들이 와도 후두티를 머리꼭데기까지 뒤집어쓰고 꼭 아랍여자들처럼 얼굴을 칭칭 감고 나타나 인사도 없이 밥상앞에 나타나 앉고 늘 스마트폰을 끼고 그곳에 몽땅 집중을 하고 앉아있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그냥 어색하게 서있다가 헤어지고,
특히 언니의 동생인 저를 봐도 늘 못본척, 찬바람만 씽씽불고,
우리딸이 언니라고 부르면 흥!하면서 사라지고.
언젠가는 제가 usb에 어떻게 저장하는지 물어보러 가서 두번 물어보게 했다고
"씨#, 한번만에 알아듣게 말을 해먹어야지, 두번씩이나 내가 물어보게 해.젠장할~"
이러질 않나.
딸아이가 언니가 마시는 물병을 굳이 같이 먹겠다고 하니까
"처먹을것을 처먹어야지, 왜 내것을 손대"
라고 입을 비죽거리고.
어제도 아니나다를까, 평소의 그 태도가 고스란히 묻어나선 언니한텐 다정하게 몇마디 주고받고 우리들에게는 아주 무례한 눈빛으로 일별한뒤 총총총 가게문을 열고 나가네요.
제가 집도 없고 재산도 없는 가난한 삶을 산다고 저러나,
얼마전에 7년동안 사귄 남자친구가 인사드린다고 찾아왔다던데 알고보니 말농장도 운영하고 말고기도 수출하고 집도 몇채씩이나 있고 전국에 부동산이 널려있다고 알고보니 꽤 큰 부자라던데, 그래서 더 어깨가 으쓱한가 싶기도 하고.
언니한테 안그래도 언젠가 그문제에 대해 이야길 했더니
"네가 안그래도 시집엔 잘하고 살아, 그 집 고모들한텐 인사도 잘했다고 용돈도 50만원씩 받아왔어. 네가 걱정하지 않아도 잘해, 너도 나이먹었다고 인사받고싶냐, 그래, 걔는 손에 물한방울 안묻히고 살정도로 그 남자애 집이 부자래. 시집만 가면 그 삼층양옥집을 혼자 다 쓸수있대, 시집 잘갔으면 되었고 인사성 밝다고 칭찬 들었으면 되었지, 뭘."
물론 언니기분도 안 좋은거 아는데요.
조카가 사람을 이리 안면몰수하고 눈에 비아냥이 가득하고 엄청 교만포스가 대단하니까, 제가 오히려 더 놀랍고 당황하게 되어요.
자기네 홈그라운드라 더 그런건가요?
사람이란 조금씩 다 야비하고 비열한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