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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과외수업을 너무 많이 취소하는 학생 너무 힘드네요..그만두고 싶어요.

나나오 조회수 : 8,926
작성일 : 2013-02-23 19:37:55
안녕하세요.
제가 1년넘게 과외하고 있는 올해 고3 된 학생이 있는데요.(여자아이에요..)
수업이 너무 자주 빠져서 이제 저도 한계에 다다른 것 같습니다.
수업 빠지는 걸로 과외를 그만두려고 하냐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8회 기준으로 수업료를 받는데
거의 두 달에 한번씩 수업료를 받고 있다면 이해하시련지요..
이번달은 오늘까지 기준으로 수업을 딱 2번 했네요;;.

이 아이가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였구요.
작년 여름방학때 부터 조짐이 보이더니
2학기부터 조금씩 강도가 더해져 이러한 지경까지 왔네요.
과외하는 요일이 수요일 토요일인데
평일인 수요일에 특히 학교 사정을 들어(예를 들어 수행평가) 많이 미뤘구요.
숙제를 못해서란 이유로 미룬 적도 적지 않네요.

숙제가 안되면 미루는 이유가
과목이 영어인데 문제를 풀어와야 그걸 중심으로 수업이 이루어져서요.
숙제 안했는데 그럼 오늘 수업 뭐해요?이런 식으로 말해오니
그냥 저도 그러자라고 했었네요.
수업 시간에 수업안하고 밀린 숙제 시키는 방법도 있는데
그렇게 말하면 얘가 과연 납득할까 하는 생각이 컸어요.

네..가장 문제는 학생이라기 보다는 이 아이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 제 자신이란 거
저도 잘 알고 있어요.
이 아이가 기가 센 편이고 자기 주장이 강한 데
원래도 애들한테 무섭게 못하는 제가 오히려 이 학생한테 눌려있는 듯한 관계라고 할까요.
미루지 말고 매일매일 해야한다고 많이 타이르고 얘기했는데도
제가 무섭게 안해서인지 효과는 없네요..
예비고3때 방학 너무나 중요한 시기라고 열심히 하자고 했는데도
처음 몇 주 열심히 하고는 예전과 똑같아요.

정상적으로 수업하는 날도 숙제를 제대로 다해오는 적도 별로 없어요.
그럴때면 한숨쉬고 타이르고 원래 숙제인 분량을 같이 풀었어요.
단어도 안 외워와도 어찌그리 당당한지..휴..
그렇게 맨날 3시간 많을 때는 4시간씩 수업해주고 왔네요..(원래 2시간수업인데..)

그럼에도 간당간당한 점수로 2등급은 받아와요.(한번 3등급 받은적은 있어요.)
내신은 원래부터 잘하구요. 기본적으로 머리는 좋은 아이에요.
이과인데 수학 과학은 정말 열심히 해요. 수학 과외는 절대 안 빠지더라구요.
저한테 그러더라구요. 자기한테는 수학이 중요하다고.
영어를 하루에 이정도 시간이라도  하라고 하면
지금 수학하는 시간을 줄일 수 없다, 다른 걸 하는 시간을 거기서 뺄 수 없다고
당당히 얘기하던 아이에요;;.
영어는 공부해도 금방금방 느는게 안보이니 그것도 싫대요.
요즘엔 영어 국어의 필요성을 깨달은 것 같은데
영어는 수학만큼 재미도 없고 집중이 안되서인지
그래서인지 자꾸만 미루네요.

얘한테 저는 도움도 안되는데 계속 수업하는 게 양심에 가책이기도 하구요.
이제는 과외하는 날이 되면 안절부절하게 되네요. 또 취소될까봐.
오늘도 수업날인데 예상대로 문자가 왔네요.
오늘은 수업하기 힘들거 같다고..
이제는 이유도 안말해주네요..

몇달전부터 그만둬야지 생각은 죽 있었는데
정말로 너무 스트레스구요.
나도 이제 너 수업하기 힘들거같다고 되받아치고 싶어요..

전 얘 수업하면 안되는 선생인거죠?
제가 확실히 마음먹을 수 있게 따끔한 말씀들 부탁드릴게요..
아 그리고 그만둘 때 어떤식으로 말해야 할까요?..
직접적으로 안 말하고 이사간다고 둘러댈까요?..
과외 그만두기 한 달 전에 말해줘야 한다고 그 아이는 생각하는데
그 한달동안 어색한 분위기에서 수업해야 하는 것도 싫으네요..
문자말고 전화로 얘기해야겠죠?
사정 다 아시고도 절 딸같이 대해주시는 어머님께는 참 죄송해요..

IP : 121.128.xxx.7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3.2.23 7:40 PM (182.215.xxx.19)

    원글님만 아쉽지않다면 그만두는게 정답이죠

  • 2.
    '13.2.23 7:42 PM (58.148.xxx.103)

    학원 체질 학생같아요
    과외보단..
    컨디션 자기스케줄이 아니라 학원 진도 따라가야 할..

  • 3. ..
    '13.2.23 7:44 PM (175.192.xxx.47)

    솔직함이 최선..
    글 읽다가 저도 어찌나 성질이 나는지...
    아이 엄마에게 미안할 필요도 없을것 같아요.
    그분이 님께 잘해주는 이유도 하도 수업을 빠지니 미안해서일것 같은데..
    그냥 솔직히 얘기하세요.
    그 아이는 당일 수업도 취소하고 문자 통보하는데
    무슨 한달전에 얘기를 해줘요.
    그냥 당장 그만두고 다른 학생 찾으세요.
    애가 싸가지가 없네요.

  • 4. ..
    '13.2.23 7:48 PM (203.229.xxx.232)

    솔직하게 말씀하세요. 아이엄마에게..

    아이가 숙제도 제대로 안해오고
    너무 취소를 많이 하니 지장이 생길 정도이다
    그래서 그만둬야겠다..

    한달 전에 말해주고 이런 거 없어요.

  • 5. 저도
    '13.2.23 7:53 PM (211.246.xxx.46)

    님과 같은 고민글 올렸었어요.
    댓글을 보고 횟수가 아닌 달로 합니다.
    그리고 저는 매달 1일로 정했어요.
    학생이 개인적 사정으로 빠져도
    무조건 1일에 돈 받아요.
    미루거나 요일 변경은 한번만 허용.

    그게 싫다고 한다면 학생은 그냥 안 해야죠..

    저도 두달에 한번 돈 받고 그러니
    생활이 엉망이 ㅠㅠ

  • 6. 나나오
    '13.2.23 8:45 PM (121.128.xxx.7)

    댓글 다 너무 감사드려요..
    더 일찍 여기 글 올릴 걸 그랬어요ㅠ그럼 덜 마음고생했을텐데ㅠ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어떻게 그만둔다 말해야할까
    그것도 굉장히 스트레스였는데
    댓글읽고 저도 당당히 당일통보 할 자신감을 얻었어요.!

    아 그리고 1일에 무조건 받는 방법
    어머님께 한번 말해볼게요..
    솔직히 그쪽에서 받아줄 꺼란 기대는 잘 안되지만요..
    아무튼 이해해주시는 댓글들 너무 감사드려요!

  • 7. ...
    '13.2.23 9:06 PM (211.211.xxx.72)

    저희 아이 잠시 의대생과외 받았는 데 아이가 숙제를 하지 못하거나 개인 사정으로 몇번 빠지니

    지장있다고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 8. 그냥
    '13.2.23 9:15 PM (110.10.xxx.136)

    끌지말고 딱 거절하세요.
    선생님도 이렇게 당일날 수업못하겠다하고 이런거 힘들어 안되겠다 하고 딱 끝..
    그 엄마나 아이가 부탁하면 그때 수업변경 1회 혹은 2회 이렇게만 가능하고 매월에 돈받고 빠진수업은
    보충으로 해주는 방식 이런걸로 바꾸겠다하세ㅛㅇ.
    계속 해봤자 스트레스 받을거 같아요.

  • 9. 나나오
    '13.2.23 9:30 PM (121.128.xxx.7)

    댓글 감사드려요.ㅠ
    지금껏 질질 끌고 참아왔던 제가 미련했던것 같아요.ㅠ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마음이 정리되니 아쉬운것보다 너무 후련해요ㅠ

    근데 어머님께 그만둔다고 할때 전화말고 문자로 정중하게 보내도 될까요?ㅠ
    어머님은 딸보다 훨씬 더 기가 세신 분이셔서 잘 말할 자신도 없고 무엇보다 무서워요ㅠ
    문자보내면 바로 전화 올텐데..안 받고 싶어요ㅠ

  • 10. ...
    '13.2.23 9:49 PM (175.121.xxx.90)

    학생에게 다시 수업 취소하자는 연락이 오면 '알겠다,' 하시고, 바로 아이 어머니에게 전화하세요
    다른 선생님 알아보시라구요.

  • 11. 앞으로는
    '13.2.23 9:55 PM (211.202.xxx.184)

    계약하실 때 횟수기준이 아니라 월 기준으로 계약하세요.
    우리 미술샘을 한달 4회 얼마라며 5주 있는달은 수업도 1주일 빼먹고 월급 받으시더만
    왜 계약을 그렇게 하셨어요.
    글고 그만두는 마당에 뭐가 그렇게 걱정이세요. 어짜피 한달에 한번한 거 그냥 문자 보내시고
    그만 두세요. 아니면 보아하니 당장 그만두라고 하면 월급달라는 소리도 못하실 것 같은데
    월급 받은 다음 말씀하시던지요.

  • 12. 티니
    '13.2.23 11:06 PM (223.62.xxx.102)

    원글님.... 이 험한 세상 어떻게 살아가실래요
    평생 그렇게 원글님을 부당하게 대우하고 맘대로 휘두르는
    사람들한테 질질 끌려가실건가요?
    과외하는 애 엄마가 무섭긴 뭐가 무서워요-.-참나...
    그엄마가 원글님 때린대요? 죽인대요? 고소라도 한대요??
    정신차리세욧!!!!!

  • 13. 아니 왜
    '13.2.24 1:09 AM (110.70.xxx.210)

    못 그만두세요?
    배움이란 건 원래 스승에게 결정권이 있는 겁니다. 이 지식을 전수해줄건지 말건지...(물론 학생에게도 결정권이 있지만요.)
    그냥 당당하게 통보하세요~ 이런 식으로는 더이상 수업에 의미가 없다, 아이를 위한 길도 아니다. 다른 선생님이나 다른 공부방법을 찾아봐라. -실제로 그 아이를 감당할 그릇의 선생님이 계실 겁니다.
    그리고 문자는 절대 아닙니다. 예의가 아니예요.. 피치못해 통화를 하더라도 꼭 뵙고 마무리지으세요.
    그냥 자르는 게 너무 가혹하다면 절충안을 둬서 기회를 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수업시간 꼭 지키기로 확실하게 약속을 받고 어길시 수업을 그만두는 걸로... 그런데 그건 님께 스트레스만 가중시키고 결국 파국으로 치닫게 될(학생 쪽에서 싸가지 없게 그만둬버리는?)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ㅎ 그냥 지금 그만두세요. 피차 힘빼지 말고.

  • 14. ...
    '13.2.24 2:18 AM (59.15.xxx.48)

    어떤분은 학생이 오늘 숙제 안했어요 하면 선생님 보는 앞에서 숙제 다하면 집에 가시는 분도 봤어요
    학생이 기가쎄도 강하게 나가셔야되요

  • 15. 구약성경과신들
    '13.2.24 9:38 PM (39.119.xxx.206)

    그만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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