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까마득히 잊고 지냈던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나요.
작고 여리여리하시고 큰소리 한번 낸적 없는...
그렇게 여려보이는 할머니가 담배를 척 빼서 피셨던 모습이 떠올라요.
그럴때면 저는 넋을 놓고 할머니를 바라보곤 했어요.
저에게 할머니는 뭔가 신기하고 낯선 모습이었어요.
할머니는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지 못한다고 소박을 맞았대요.
젊은 나이에 혼자 되서 사시다가 할아버지를 만나 재혼했어요.
할머니는 울 아버지보다 열살정도 많았대요.
그당시에는 어려서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나이도 많고 자식은 줄줄이 달렸고 변변한 재산도 없는 홀아비와의 결혼이라니......
게다가 큰아들은 자기와 열살정도밖에 차이가 안나는 상황은 정말 끔찍했을것 같아요.
아빠가 엄마와 결혼한뒤에 할아버지가 재혼을 하셨대요.
할머니는 특별히 손자,손녀들에게 애틋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나쁘게 한것도 없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전혀 남인 우리들에게 잘 대해주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 부쩍 할머니 생각이 나네요.
그때는 뭣도 몰라서 그냥 할머니를 불편해했었는데 사실 그분도 참 고된 인생을 사셨던 걸
이제야 깨닫게 되네요.
갑자기 떠올라서 주절거리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