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반년넘게 사정이 있어 못 쓰고 있어요.
그나마 가을까지는 남편이 집에서라도 주말 하루 정도는 놀아줬는데
겨울내도록 주말에도 일을 해서 5살 딸아이가
"난 행복하지만 엄마아빠가 안 놀아줘서 심심해"
라고 말해요.
저는 돌쟁이 아기를 돌보고 있어서 놀아주기 힘들거든요.
지난 주에 큰 맘 먹고 지하철타고 애 둘 데리고 국립중앙어린이박물관 갔는데 제대로 놀아주지도 못했어요.
동생이 걸음마 하겠다고 나서서 대기시간동안 그냥 박물관 바닥만 여기저기 걸어다녔고,
입장 시간에는 들어갔더니 동생이 울어버려서 저는 구석에서 과자주고 놀아주고, 그동안 5살 아이는 혼자 놀기엔 퍼즐쌓기도, 블럭쌓기도 어려워서 중단하고는 다른 아이에게 체험순서를 양보하거나 다른 가족 부럽게 쳐다보더군요. 그래도
"집 밖에 나오니까 재미있었어요" 라고 말하며 지하철 타고 오는 동안 잠오는 거 겨우 참아내는 딸이 안쓰럽네요.
엄마 혼자서는 두 아이 모두 불만족스러운 시간이 되겠더라구요.
남편한테 얘기했더니 3월 중순에 기차여행을 가보자고 하는데...
남편은 정동진 가자고 하더군요. 몇 년 전에 가봤는데 거기 가기엔 기차시간도 너무 오래 걸리고, 가더라도 볼 것이 없어서 애들이 너무 지루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3월 중순이면 실외에만 있는 것이 좀 춥기도 하구요.
돌쟁이 아이는 제가 맡아서 걸음마 시키고 있으면 될 것 같고,
5살 아이가 덜 심심해할 수 있는 기차로 갈 수 있는 곳 없을까요?